다섯째 아이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27
도리스 레싱 지음, 정덕애 옮김 / 민음사 / 199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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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서평에 겁을 먹고 미루다가 이제 읽게 된 책이에요.

다섯째 아이를 임심하고 낳으면서 불행이 시작되고,

한 가정이 붕괴하는 이야기에요.

다섯째 아이는 평범한 아이가 아니라 괴물로 묘사돼요.

줄거리는 단순해요.


그런데 이 작품만 읽어서는 작가의 의도를 가늠하기 어려웠어요.

그냥 호러물 정도로 읽을 수는 있겠지만,

장르 소설로 분류되지도 않거든요.

그럴 때 민음사 판의 해설이 도움이 될때가 있어요.


이전의 공상 과학 소설과는 다르게 이 소설은 표면적으로는 사실적 형태를 유지하고 있으므로

그 섬뜩한 효과가 일반독자에게 훨씬 더 직접적으로 닿는다(185쪽)

벤은 아버지가 든든하고 기대고 싶고 가장 큰 기대를 갖는 아들 이름이면서

동시에 어머니에게는 죽음이란 가장 큰 슬픔을 안겨준 존재를 의미한다.

이 소설은 기형아를 낳았을 때 부모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같은

윤리적 딜레마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186쪽)

벤의 기괴함이 우리에게 너무나 충격적이기 때문에

우리는 데이비드나 다른 아이들처럼 해리엇의 선택을 비판적으로 보려는 자신을 발견한다(188쪽)


특히 188쪽 이하의 해설은 도움이 돼요.

머릿속으로 빙빙 돌던 생각이 조금 정리되는 거 같아요.


결국 이 책을 읽으며 해리엇 또는 데이비드 둘 중 하나의 입장이 될 수밖에 없을 거 같아요.

하지만 어느 쪽이 다른 쪽을 윤리적으로 비난한다거나,

합리적이라 설득하기는 어려워보여요.

그냥 살아가는 수밖에 없는걸까요...

그래도 대화를 멈춰서는 안되겠죠.

서로가 괴물임을 인정할 때 대화는 시작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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