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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읽으려던 책인데 10여년 만에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수용소에서의 개인적인 경험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나는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보다 재미가 없었다.
아무래도 픽션과 논픽션의 차이에 기인하는 것이겠지.
두 작가 모두 실제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 것이니 얘기를 풀어내는 글쓰기 방식의 차이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의 장점으로는 작가의 실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함을 꼽을 수 있겠다.
상상할 수도 없는 지옥 같은 상황을 견디고 살아남은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잘난 척을 할 만도 하고, 과장을 할 법도 하고, 때로는 감상에 젖을 법도 한데,
이 책은 그런 게 별로 느껴지지 않는다.
그저 과거에 대한 회상으로, 때론 담담하게 남의 일 얘기하듯 풀어내는 게 인상적이었다.
저자가 주장하듯 삶의 의미란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것이어서 보편적인 '의미' 따위는 없고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동감한다.
아울러 프로이트와 전혀 다른 방법론도 흥미롭다.
프로이트의 의자라는 책도 샀는데, 두 권이 아주 대조적이다..
본래 심리학에 관심이 있던 터라 소시적에는 여러 서적을 탐독하곤 했었는데 그 대부분은 프로이트학파에 속했던 것이었다. 매슬로우 정도를 빼고는.
시간이 지나면서 이제는 예전만큼 심리학에 대한 관심이 덜하지만(정확하게는 심리학=독심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부터는),
이 책을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심리학에 대한 나의 관념이 좀 더 폭 넓어졌을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은 남는다.
번역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것 같다.
로고테라피 개관 부분과 다른 한편까지 번역해 놓은 점은 만족스럽다.
다만 왜 제목이 생뚱맞은 '죽음의 수용소에서'인지..
원제는 Man's search for meaning 인데 연구라는 말에서 보여지듯 저자의 글쓰기는 다소 이성적이고 분석적이다.
반면 번역서의 제목은 신파조에 자극적이기까지 하다.
수용소에서의 극한 체험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다면 이 책보다는 앞서 말한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추천.
이 책의 번역자는 이시형이라는 사람이다. 정신의학 분야에서는 예전부터 왕성한 활동을 해왔고, 저서도 상당수다.
그런 그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정했다고 하는 대목이 있다.
이 책을 집어든 이유중 하나는 과연 얼마나 대단한 책이길래 한 사람의 인생방향을 결정지었단 말인가. 였다.
당연하게도 내게는 그저 스쳐지나가는 수많은 책 중 하나였고,
이제 리뷰와 함께 떠나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