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멸의 신성가족 - 대한민국 사법 패밀리가 사는 법 희망제작소 프로젝트 우리시대 희망찾기 7
김두식 지음 / 창비 / 2009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밑줄 친 내용정리.


 

김씨는 사고 이후 경찰관이나 보험회사 직원또는 병원에 함께 입원한 교통사고 환자들에게 변호사를 선임해서 소송해봐야 딱 변호사 비용만큼만 돈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충 합의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김씨의 이야기에는 변호사한테 가는 것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모든 일을 자기 잘못으로 돌리며 체면을 중시하는 시민들의 정서가 고스란히 녹아들어 있습니다그에게 법은 잘 지켜야 하는 대상이었을 뿐, ‘현실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제도는 아니었습니다김씨에게 변호사란 내가 받아야 할 보상의 꽤 많은 부분을 가져가는 존재이고그래서 그렇게 지불하고 소송해봐야 별 의미가 없기 때문에 도움을 안 받는” 그런 사람에 불과했습니다불확실성 속에서 사람을 정신적·육체적·재정적으로 심하게 소모시키는 것이 법률문제이기 때문에살다가 혹시 법률과 관련된 일에 부딪히면 그냥 포기하고 빨리 새로 시작하는 편이 낫다는 것이 김씨의 믿음입니다.



결국 공 판사는 그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고 말았습니다우편으로 보내면 면전에서 창구지도를 할 수 없으므로 미비한 점이 있어도 직원이 판사에게 포스트잇으로 그 사항을 적어서 알려주기만 하고 일을 끝냅니다. 그러면 판사가 보정명령을 하고 그에 따라 당사자가 보정을 하면 되지요.



85.5퍼센트의 시민들은 인맥으로 칠 법조인이 단 한명도 없는 것입니다더 흥미로운 것은 연구진이 핵심 중산층으로 분류한 집단에서는 법조인을 인맥으로 확보한 비율이 21.5퍼센트에 이르지만하층민으로 분류된 집단은 그 비율이 5퍼센트 내외로 뚝 떨어집니다.



사법연수원 출신 변호사들은 연줄이 없으니까사람들이 안 오잖아요의뢰인들은 일단 오면은 이 사람이 어디 출신이냐 이거에요. “판사냐검사냐?” 묻고 아니다” 그러면 나가요실력있는 변호사보다는 청탁할 수 있는 변호사를 선호하는 경향은 우리 법조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입니다소송이 빽싸움일 뿐이라는 이런 생각은 모든 사람이 방어적으로라도 청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냅니다빽 쓰는 것이 비정상이 아니라빽 없는 게 오히려 불안한, ‘정상과 비정상의 전도현상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한 집안에서 판사가 나왔다는 것은 뭔가 불이익을 당할 처지에 전화 한통이라도 해줄 사람이 생겼음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친지들 주에 유난히 남자들이 더 그런 기대를 보여주었다고 지적합니다모두가 전화 한통에 목말라 있기 때문에때로는 친지들이 한 다리 건너 또다른 사람들의 청탁을 들고 올 때도 있습니다예컨대 삼촌이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내 조카가 검사라고 은근히 자랑을 하면친구들이나 업계에서 알게 된 사람들이 개인적으로 어려운 사정을 털어놓습니다그러면 삼촌은 이미 자랑한 것을 거두어들일 수 없어서 한번 부탁해보겠다며 청탁거리를 들고 오지요이런 청탁은 초임 판검사들을 피곤하게 하는 중요한 원인입니다이렇게 여러 번 거쳐 온 청탁은 남 보기에도 우스워서 부탁받는 사람도 그냥 무시하기 쉽습니다.



판사들이 그런 식으로 나중에 불이익을 줘요실체가 그러면거기에 맞게 판결해줘야 되는 게 맞지대리인이 누구인가에 따라가지고 달라질 수 없는 거 아닙니까하지만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습니다전관 변호사는 특히 건방지다는 소리를 듣지 않도록최대한 노력해야 됩니다.



판검사로 일하면서 실력을 싸고그 실력을 이용해서 변호사로 돈을 버는 것도 문제입니다결국 국민들의 세금이 변호사를 키우는 데 쓰이는 셈입니다원래는 변호사로 일하면서 실력을 쌓고 그 실력으로 판사가 되어 정의로운 재판을 하는 것이 상식에 부합합니다.



일반인들은 대체로 본인이 전혀 예상치 못한 시점에 갑작스럽게 민형사사건에 말려듭니다극도로 당황한 상태에서 가까운 사람들 중에 법을 좀 알 만한 사람을 찾지요친지들 중에 법원이나 검찰 직원변호사 사무장법무사경찰 등 누구라도 하소연할 사람이 있으면 당연히 그들에게 먼저 달려갑니다.



브로커는 변호사 수임료의 일정비율을 소개비로 받습니다현재는 수임료의 30퍼센트가 기준인데특별한 경우에 20~40퍼센트로 조정하기도 합니다그런데 이 같은 소개비 때문에 수임료가 오른다는 점이 문제입니다예를 들어 300만원을 수임료로 받아서 100만원을 브로커에게 떼어주고 나머지 200만원에서 세금과 사무실 운영비 등을 제하고 나면 정작 변호사 손에 떨어지는 돈은 50만원도 안됩니다. ‘보이지 않는 비용은 변호사들에 대한 불신을 키우기도 합니다수임료는 300만원이지만변호사 잠재의식 속에 이 사건은 ‘50만원 짜리로 입력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하는 일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변호사라는 상품을 포장하여 사람들에게 광고하는 일이라고 답변했습니다만약 자신을 통해 변호사가 사건을 수임하면 그는 리베이트를 받습니다대개 수임료의 20~40퍼센트 수준입니다브로커는 변호사에게 받은 소개료를 혼자 먹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사건을 소개한 누군가에게 일정비율을 반드시 떼어주어야 합니다이런 관행이 있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길 가다가 간판 보고 변호사를 찾아가는 사람이 한명도 없는 우리 현실에서 찾습니다. 신성가족이 품위를 지키며 큰돈을 벌기 위해서는 일반인들과 이들을 중개해줄 사람들이 필요합니다이런 씨스템에서 모든 지저분한 업무는 당연히 중개인들의 몫이 됩니다변호사는 사건이 필요하고사무장은 사건을 공급하는데의뢰인들은 사무장에게 돈을 지불하려 하지 않으므로결국 의뢰인 몰래 변호사와 사무장이 돈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수임료 1억을 받는다고 해서 직원들에게 한 푼이라도 더 쓰는 일이 없었습니다어려울 때는 직원들을 가족이라고 이야기하다가도 돈을 잘 벌면 얼굴을 싹 바꿉니다전관 변호사들은 특징이 있어요일단 부조건 경력 있는 직원들을 뽑아요그래야 사무실이 초반에 편하잖아요그런데 한 2년 정도 지나면 그 경력 있는 직원들에게 주는 월급이 부담되기 시작해요변호사나 법무사 사무실 직원들은 이런 불안정성으로 인해 일종의 브로커로 내몰리고 있었습니다그리고 이런 구조는 근본적으로 변호사의 탐욕이 만들어냅니다그것도 비교적 쉽게 브로커를 고용해 돈을 벌 수 있는 일부 전관 변호사들의 탐욕 말입니다이런 구조를 뻔히 알면서도 변호사들은 자기 돈을 챙기는 일에 정신이 없습니다.



중개인 없는 법조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의뢰인의 각성이 반드시 필요합니다입으로는 전관예우를 욕하면서 막상 자기 재판에서는 전관만 찾는다는 것입니다. 대형 로펌도 고급 브로커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는 개인 변호사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왜 법조인들은 잘못된 관행이나 불의에 저항하지 못하는가?’ 이 팔로역정은 어느 단계에서는 단호하게 ‘No’라고 이야기함으로써 전혀 다른 길을 걸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시련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합니다.



운동권 출신 중의 누군가 1년 만에 사법시험 1,2차에 합격하자그 계획안과 팀의 운영요령 등이 전수되어 모두들 정해진 일정에 따라 법학서적을 매일 100~120페이지씩 함께 읽어나갔습니다운동권의 의식화와 사법시험 준비가 모두 단기속성 과정으로 진행된 것입니다법학은 일종의 새 언어를 익히는 과정이었고그 언어는 앞으로 평생 그들을 먹여 살릴 것입니다스토리도 없고 비문이 너무 많은 글에 익숙해지면서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글을 쓰는 사람들로 변해가는 것입니다사법시험을 통해 법조에 입문하는 우리 씨스템의 가장 큰 장점은 공정성입니다그러나 오직 지적 능력에 기초하여 객관적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는 제도의 한계 역시 명백합니다남을 배려하지 않는 이런 사회 분위기의 배경에는 잘못된 교육이 자리 잡고 있으며그 정점에 바로 사법시험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판사들이 왜 대법원장 말을 들어야 되는지 모르겠어요중앙집권적으로 틀어쥐고 위에서 결정하면 밑에까지 죽 진행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사법부 조직을 이끌고 있으니 문제지요그런데 그 양반들은 이렇게 생각합니다판사수가 점점 대규모가 되니까 질 떨어지는 사람이 자꾸 나타난다는 거 에요사고도 많이 친다는 거 에요. ‘그게 외부적으로 알려지기 전에 손을 써서 사표를 받든지 없어지든지 해야지 그게 드러나면 사법이 불신 받는다라고 자기네들이 쫙 그런 식으로 상황을 정리해놓고일을 계속 그런 식으로 진행해가는 거죠.



서울에서 내려온 대법관을 맞이하기 위해서 법원장이 예행연습을 시키고 미흡하다고 해서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는 것은 판사의 업무와는 무관한 일입니다그야말로 관료제가 극에 달한 이상한 조직에서나 볼 수 있는 일이지요재판사무감사가 왜 없어졌느냐면김영란 대법관 때문에 없어졌어요그분이 기수를 파괴해서 올라갔기 때문에재판사무감사를 하고 돌아다닐 거 아닙니까그러면 그분보다 기수가 높은 원장들이 그 짓을 해야 되기 때문에 그렇게 못하겠다는 거 에요그래서 없어졌습니다.



도제식 양성제도 아래에서 배석판사가 자기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다보니아무래도 상급심의 판결을 그대로 따라가는 기계적 판결만 하게 되지 쉽습니다그게 가장 안전하기 때문입니다판사들이 상급 법원의 판결에 구속되어 기계적인 판결을 내리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은 아닙니다그러나 동료 판사가 아니라 스승이기 때문에부서가 바뀐다고 해도 사제관계는 지속될 수밖에 없습니다대학을 졸업해도 스승은 여전히 스승인 것처럼 말이지요도제식 양성의 효율성 이면에서 판사들은 독립된 존재라기보다는 스승에 딸린 어린이로 전락하는 것입니다이런 도제식 교육은 판사를 표준화·규격화하고 권위에 순응하는 사람들로 변화시킵니다스승들의 가르침을 열심히 따르지 않은 판사는 살아남을 수가 없습니다도제식 교육은 단순히 재판하는 기술만 전수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서의 상하관계를 만들어내고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까지도 전수합니다.



이분들은 실력에 덧붙여 원만하다는 평가까지 받았기 때문에 승진에 승진을 거듭한 사람들입니다그런 원만한 분들이 왜 고등법원 부장판사까지 승진하고 나면남들보다 더 권위적인 판사가 되는 걸까요공부를 잘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타인의 요구에 자신을 잘 맞춰온 사람들입니다당연히 이때부터 천재신동들은 원만함”, 특별히 윗분들을 향한 원만함의 옷에 자신을 맞춰가기 시작합니다능력과 원만함을 통해 넘어서야 하는 마지막 벽인 고등법원 부장판사로 승진하고 나면그동안 너무 오래 억압당한 자아가 고개를 내밀기 시작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법관의 삶이란최소한 지방법원 부장판사가능하면 고등법원 부장판사가 되어 자기 목소리를 낼 수 있을 때까지 원만함의 옷 속에 숨어 인내하고 또 인내하는 기나긴 인고의 세월인지도 모릅니다.



가뜩이나 차분한 사람들이 절간 같은 법원 분위기에서 하루 종일 기록만 읽고 있는 것입니다신성가족의 일원으로 이런 구별된 환경에서 살다가재판정에 들어가면 자신들 기준으로 볼 때 실력은 영 떨어지는데 그저 돈만 하는 변호사들과 말이 전혀 통하지 않는 당사자들을 만나야 합니다. “납기일에 맞추어 잘 만들어진 판결문을 납품해야 하는데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 때문에 자꾸 시간만 흘러갑니다당연히 짜증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이런 환경에서 원활한 의사소통을 바라기란 어려운 노릇이지요소통이 부차적인 문제라는 생각은열심히 일해서 올바른 판결을 내리고도 시민들의 불신을 받는 결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이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이 바로 과도한 업무량입니다당사자와 충분히 소통하고 싶어도 도무지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많은 업무에 치이면서 검사들이 근원적으로 갖게 되는 자신 없음의 문제를 이야기합니다대충 처리한다는 것을 검사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당사자들이 자기 결정을 신뢰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일종의 방어기제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것입니다당사자들도 검사에게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지만검사들도 언제 자신의 약점이 노출될지 모른다는 피해의식을 가지고 있다는 이야기입니다그때 판검사들의 눈에 들어오는 사람이 변호사들입니다몇 건 안 되는 사건을 가지고 왔다 갔다 하면서 사건 내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변호사들을 보면 화가 압니다실제로 일은 판검사들인 자신들이 다 하는데돈은 엉뚱한 변호사가 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판사들이 판사직에 자부심이 굉장히 강해서 판사직을 던지고 나올 때는 거기에 대해서 보상을 너무 많이 기대하는 거 같아요상실감만큼 메워주는 뭐를 요구하는 거 같아요심리적으로그러니까 돈을 많이 벌어야 그나마 본전 정도로 생각을 하는 거 같습니다.



일곱 가지 시험과 유혹을 거치고 나니 결국 과장된 포스와 초라한 내면뿐인 변호사 한명이 남았습니다.



법원이나 검찰 쪽 이야기에 신빙성을 두고그에 배치되는 주장은 귀담아 듣지 않는 취재환경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다른 쪽 이야기까지 검증하려면 엄청난 시간과 품을 들여야 하는데 늘 시간에 쫓기는 기자들로서는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이런 가능성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은 기자들이 지나치게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입니다기자들이 쌈박한 기사를 가져오지 않으면 초를 치기도” 합니다여기서 초를 친다는 것은 일을 망친다는 의미가 아니라좀 더 맛을 낸다는 의미입니다담당 기자 이름으로 기사가 나가지만 실제 작성자는 데스크인 것도담당 판사 이름이 적혀 나가지만 실제로 결정을 내린 사람은 부장판사인 경우가 많은 법원과 비슷합니다사법을 감시해야 할 법조기자들이 권력과 공생하며 그 권력을 함께 누리는 현실을 바라보면서법조라는 블랙홀이 운동권을 빨아들이더니 이제는 기자들까지 빨아들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법원행정처 판사들과 공보판사들이 법조계의 모든 문제에서 일정한 틀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합니다재판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생길 수밖에 없기 때문에 누군가는 불만을 가질 수밖에 없다거나두 차례의 법조비리 사건 이후 법원이 매우 깨끗해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도 모두 이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틀이라는 것입니다.



민변 자체가 사회개혁의 걸림돌이 되었는데도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자꾸 다른 일을 통해서 면죄부를 얻으려한다는 것입니다충분한 숫자의 변호사를 공급할 생각은 하지 않고변호사 정원제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국가보안법 변론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굳이 그 불신의 뿌리를 요약해야 한다면 저는 의사소통의 부재와 원만함이라는 신성가족 이데올로기’ 두 가지 문제를 지적하고 싶습니다말보다 글을 중시하는 이런 입장이당사자 중 지식이 적은 쪽에 근원적인 불평등을 안겨왔다는 사실에는 아무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습니다이런 식으로 소통이 단절된 곳에서는 그 소통을 대신해줄 브로커가 필요하게 마련입니다판검사들이 감당할 수 없이” 많은 일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제대로 못한 책임을 그들에게만 돌릴 수는 없습니다지금까지의 사법개혁은 대부분 판검사들의 업무량을 늘리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의사소통이 안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해소해야지모두가 평등하게 의사소통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저는 판검사의 대폭 증원이 한 가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경험 많은 판검사가 충분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입니다.



과거의 잘못된 관행에 순응했던 사람들이 전혀 책임 추궁을 당하지 않은 채 대법관도 되고 검찰총장도 되는 상황에서 어떤 후배도 불의와 싸우고자 몸을 일으킬 수 없습니다원만함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지켜내는 것은 언제나 기득권층의 이익과 기존 질서입니다로스쿨은 신성가족 씨스템을 무너뜨리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지만자칫 잘못하면 기존 문제들은 그대로 남긴 채 학생들에게 고비용만을 안기는 최악의 상황을 낳을 수도 있습니다.

당장 신성가족의 해체가 어렵다면시민들이 먼저 그 장벽을 무너뜨리기 시작해야 합니다저는 그 시도가 판검사에게 말걸기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믿습니다변호사에게 설명을 듣고 소송의 진행에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요구하는 것은 의뢰인의 정당한 권리입니다목소리를 높이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법조인들이 절대로 시민들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알아서’ 나서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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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의 글쓰기 특강 - 유시민의 30년 베스트셀러 영업기밀
유시민 지음 / 생각의길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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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리글쓰기 잘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곧바로 글쓰기부터 말하지 않는다.  

텍스트 요약부터 설명한다.   


읽기(독해)를 무척이나 강조한다.

 

많이 읽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읽을수록 더 잘 쓸 수 있다(78쪽). 

독해는 어떤 텍스트가 담고 있는 정보를 파악하고 논리를 이해하며 감정을 느끼는 것이다. 더 나아가서는 그 정보와 논리와 감정을 특정한 맥락에서 분석하고 해석하고 비판하는 작업이다(97-98쪽). 

독서는 독해력을 기르는 가장 좋은 방법일 뿐만 아니라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101쪽).

텍스트를 그저 따라가기만 하거나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독해가 아니다(129쪽). 

텍스트는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 문제점과 한계까지 탐색하면서 읽어햐 한다. 한걸음 더 나아가면 그 문제점과 한계가 어디서 왔는지도 추론해볼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책을 읽을 때 저자가 어떤 사람이며 무슨 일을 하는지 알아보는 게 도움이 된다(132-133쪽). 

텍스트 요약은 귀 기울여 남의 말을 잘 듣는 것과 비슷하다(65쪽).

  

 

그리고 난 후 쓰기에 대해 설명한다. 

쓰지 않으면 잘 쓸 수 없다. 많이 쓸수록 더 잘 쓰게 된다(81쪽). 

못난 글은 다 비슷하지만 훌륭한 글은 저마다 이유가 다르다(168쪽).

훌륭한 글을 쓰고 싶으면 잘 쓴 글을 따라 쓰는 데 그치지 말고 잘못 쓴 글을 알아보는 감각을 키우려고 노력해야 한다(169쪽).

글은 단문이 좋다. 단문은 그냥 짧은 문장을 가리키는 게 아니다. 길어도 주어와 술어가 하나씩만 있으면 단문이다. 문장 하나에 뜻을 하나만 담으면 저절로 단문이 된다(199쪽).

글은 길게 쓰기 것보다 '짧게 잘 쓰기'가 어렵다(231쪽).

단문으로 글을 이어나갈 때 문장 사이에 매번 '그러나''그리고''그러므로''그런데''그렇지만'같은 접속사를 넣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문장은 뜻을 담고 있다. 그 뜻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 접속사가 없어도 된다(237쪽).

   

마지막으로 비법을 말한다.  

맥락을 잘 모른 채 텍스트를 읽어도 뜻을 아는 데 큰 어려움이 없도록 써야 한다(207쪽).

내 글이 왜 쉬울까? 쉬운 주제를 일상용어로 써서 그런 게 아니다. 어려운 용어를 쓰고 복잡한 문제를 다루어도 독자가 쉽다고 느낄 수 있도록 써서 그런 것이다. 나는 주제에 대해 특별한 지식이나 경험이 없는 사람도 주의 깊게 읽기만 하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끔 텍스트를 쓴다(244쪽).

  

격려도 잊지 않는다.  

가끔씩 서너 달 전에 쓴 것을 읽어보면 열에 아홉은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문장이 유치하고 묘사가 서툴고 논리가 엉성해 보일 것이다. 그렇다면 축하할 일이다. 글이 늘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230쪽).

   

추천한다.

(이 책을 꼼꼼히 읽는다면 표현의 기술이나, 공감필법을 굳이 읽지 않아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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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어떻게 죄가 되는가
매트 타이비 지음, 이순희 옮김 / 열린책들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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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원제는 ‘the divide’=두 물줄기를 가르는 분수령이다. 

본질상 같은 행위라도 어떤 물줄기에 속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주어짐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다.

 

 

아래는 밑줄 친 부분들.

 

 

연준과 증권거래위원회 핵심 감독 기관들은 두 사건에 대해 알고서도 범죄 수사를 시작하지 않았고투자자들에게도 알리지 않았다서민들은 언제나 봉이다.”



경찰의 감시가 삼엄한 게인즈빌 같은 도시에서 남미계 이민자들은 아침에 집을 나설 때마다 가족을 껴안고 키스를 한다가족 중 누구라도 갑자기 경찰에 잡혀가 토끼 굴 속으로 사라져서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 나오는 그 토끼 굴)



경제적 수익의 관점을 고려하면이민자들을 적대시하는 정치 세력과 손쉽게 이윤을 올리려는 자본의 폭발적인 결합이 거대한 색출망 구축에 강력한 원동력이 되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참으로 어이없게도미국 최고의 극빈층인 남미계 이민자들이 미국 최후의 환금 작물로 둔갑한 것이다.”



황금욕과 권력욕이 극단으로 치달은 끝에 증오심과 파괴욕으로 전환되고사람들은 금전적인 수익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한 채 기를 쓰고 극단적이고 사악한 보복을 추구한다그들의 궁극적인 목표는 오로지 승리다.”



비조직범죄에 대해서는 당장 문을 걷어차고 들어갈 인력이 항시 대기하고 있지만주식 시장 감독 업무에 투입되는 자원은 몹시 빈약하기 때문에 그 자원을 어떻게 할당할 것인가는 정치적인 결정이 중요한 사안이다.”



샌디에이고에서는 1달러는 속이는 건 범죄이지만월스트리트에서 1백만 달러는 속이는 건 그냥 훌륭한 사업수완일 뿐이다.”



부당한 행동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절대로 범죄라고는 할 수 없다이윤 추구는 불법이 아니다엄청나게 많은 이윤을 낸 것은 불법이 아니다특별히 문제될 게 없는 행동이니 신경 쓰지 마시오.”



“HSBC 은행 임원 몇 사람을 감옥에 보내는 것과 그 은행에서 벌금 19억 달러는 받아내는 것 가운데 어느 쪽이 사회에 더 유익한가날릴 위험이 전혀 없는 20억 달러를 당장 손에 쥘 수 있는데 어째서 대중의 정치적 인정 따위의 막연한 보상을 얻겠다고 그것을 포기한단 말인가?”



다국적 대기업의 임원들은 수감되는 일이 아예 없다 보니법 집행 기관은 얼마 지나지 않아 역전된 원칙즉 이런 대기업들에서는 수감형에 처할 만한 범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움직이기 시작한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려고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사법 제도는 존재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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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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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심리학 책이 그렇듯 이 책도 약간의 사례와 개념설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저자의 약력을 강조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알기쉬운 말로 녹여낸다.

저자가 교수라 그런지 글이 상당히 간결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너무 절제된 느낌도 든다.

 

이 책은 프로이트 모델에 근거한 정신분석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우리 모두에게 자리한 열등감이라는 주제를,

자존감의 상실로 풀어내고 있다.

 

프로이트를 얘기할 때면 항상 느낄 수 밖에 없는,

도식화의 위험은 이 책에서도 드러난다.

물론 저자는 가까운 정신분석자를 만나볼 것을 권하는 걸로 책을 맺고 있지만,

주변에서 정신분석을 접하기도 어렵거니와

이 책에서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단 점은 아쉽다.

 

도식화를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본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제시되면서,

주인공들이 느끼게 된 증상이 유년기의 경험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주면서 맺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나면 마치 숨은그림 찾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과거에 연연하고 기억할 수 없는 유년기를 샅샅이 훑느라 정력을 소모하기 마련..

이런 책을 집어 든 사람이라면 책으로부터 뭔가 도움을 기대할 터이니.

 

그런데 바로 그 과정이 바로 정신분석의 과정이건만,

누군가의 서평에도 나와있듯

그 과정을 생략해버렸기에 뭔가 김이 새는 느낌이다.

차라리 하나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는 것은 어땠을까?

그래서 이 글은 정신분석의 과정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자존감을 화제로 삼아 심리학 내지 정신분석학 개론을 살짝 맛보여 주는 식이다.

그 자체로도 좋은 책이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큰 차별성은 느끼기 힘들다.

 

저자의 사례도 제시된다는 점이 특별하기는 하다.

하지만 정신분석이라는 것이 몇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난한 과정임을

지나치게 극적으로 생략해 버린 것은 아닐지..

 

아무튼 자존감은 '조건'이 아닌 '관점'의 문제임을 강조하는 저자의 설명은 유효하다.

그러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유년기의 경험을 떠올림으로써 열등감이 치유된 것인지,

거기까지 이르도록 형성된 분석자와 내담자의 관계의 회복으로써 치유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본다.

오히려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신분석이라는게 긴 시간 진행되는 것이고 내밀한 영역을 다루는 것이다보니 신뢰관계가 중요할테니까.

저자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상투적인 맺음이 아닌 정신분석의 권유로 끝맺음 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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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 체인지 Body Change - 바로 서는 자세만 알아도 날씬해질 수 있다
고이케 요시타카 지음, 이진원 옮김 / 행복한내일 / 2013년 9월
평점 :
절판


요즘 몸이 안 좋아서 그런지 건강에 대한 책을 뒤지게 되었다.

그러던 중 눈길이 가는 책이어서 주문을 해봤다.

50%할인의 늪...

 

결론적으로 이 책은 책값이 너무 비싼 축에 속한다.

 

일본 사람들이 쓴 책은,

특히나 이런 실용서는 상당히 세부사항이 잘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기에

이 책도 실물을 못봤지만 사봤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도 빈약하다.

내용을 정리하자면,

몸의 중심을 잘 잡아야 몸이 편안하고 날씬해진다.

몸의 중심을 근육이 아니라 뼈에 무게중심을 두어야 한다.

서 있을 때는 뒷꿈치에서 살짝 앞부분인 발 안쪽이다.

앉았을 때는 좌골 가운데 부분이다.

깊은 숨을 쉬도록 한다.

아래로는 갈비뼈 끝까지 위로는 쇄골위까지 폐가 늘어나는 상상을 한다.

반신욕을 하고 양말을 겹쳐신으면 숙면을 취할 수 있다.

걸을 때는 대요근이 있는 명치 바로 아래부분부터 다리라고 생각하라.

 

1페이지면 될 내용이다..

게다가 그림도 거의 없다.

이런 책은 아무래도 다양한 그림이나 사진을 곁들여 실습을 도와야 하는데 그런 배려가 없다. 하긴 책 자체가 실습을 염두에 두고 쓰여진게 아니다.

인식만 바꾸면 몸이 바뀐다는 주장인데,

그렇게 주장하는 것에 비해서는 책이 너무도 부실하다.

이론적 설명이라도 풍부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서 추천하기 힘들다.

이 책과 같이 산 다른 책들을 아직 안 읽어봤는데

이 출판사 행복한 내일이란 곳은 큰 기대를 안 해야겠다.

원래는 '새로운 제안'이란 회사였던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속지는 그대로다.

참 게으른 회사인듯.

 

아무튼 이 책 한권으로 몸이 바뀌기를 기대하면 속는거다.

(날씬하고 예뻐지는 건 분명 쉬운게 아닐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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