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감 - 나를 사랑하게 하는
이무석 지음 / 비전과리더십 / 2009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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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심리학 책이 그렇듯 이 책도 약간의 사례와 개념설명으로 구성되었다.

그리고 저자의 약력을 강조한다.

 

이 책은 다양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알기쉬운 말로 녹여낸다.

저자가 교수라 그런지 글이 상당히 간결하고 담백하다.

하지만 너무 절제된 느낌도 든다.

 

이 책은 프로이트 모델에 근거한 정신분석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쓴 책이다.

우리 모두에게 자리한 열등감이라는 주제를,

자존감의 상실로 풀어내고 있다.

 

프로이트를 얘기할 때면 항상 느낄 수 밖에 없는,

도식화의 위험은 이 책에서도 드러난다.

물론 저자는 가까운 정신분석자를 만나볼 것을 권하는 걸로 책을 맺고 있지만,

주변에서 정신분석을 접하기도 어렵거니와

이 책에서 자세한 정보를 제시하지도 못하고 있단 점은 아쉽다.

 

도식화를 좀 더 자세히 얘기해본다.

이 책에는 다양한 사례가 제시되면서,

주인공들이 느끼게 된 증상이 유년기의 경험에 기인한 것임을 보여주면서 맺는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종류의 책을 읽고나면 마치 숨은그림 찾기라도 하듯이 

자신의 과거에 연연하고 기억할 수 없는 유년기를 샅샅이 훑느라 정력을 소모하기 마련..

이런 책을 집어 든 사람이라면 책으로부터 뭔가 도움을 기대할 터이니.

 

그런데 바로 그 과정이 바로 정신분석의 과정이건만,

누군가의 서평에도 나와있듯

그 과정을 생략해버렸기에 뭔가 김이 새는 느낌이다.

차라리 하나의 사례를 자세히 다루는 것은 어땠을까?

그래서 이 글은 정신분석의 과정을 보여준다기 보다는,

자존감을 화제로 삼아 심리학 내지 정신분석학 개론을 살짝 맛보여 주는 식이다.

그 자체로도 좋은 책이지만,

이런 종류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큰 차별성은 느끼기 힘들다.

 

저자의 사례도 제시된다는 점이 특별하기는 하다.

하지만 정신분석이라는 것이 몇년에 걸쳐 이루어지는 지난한 과정임을

지나치게 극적으로 생략해 버린 것은 아닐지..

 

아무튼 자존감은 '조건'이 아닌 '관점'의 문제임을 강조하는 저자의 설명은 유효하다.

그러나 무의식에 잠재되어 있던 유년기의 경험을 떠올림으로써 열등감이 치유된 것인지,

거기까지 이르도록 형성된 분석자와 내담자의 관계의 회복으로써 치유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고 본다.

오히려 후자가 아닐까 생각한다.

정신분석이라는게 긴 시간 진행되는 것이고 내밀한 영역을 다루는 것이다보니 신뢰관계가 중요할테니까.

저자 역시 이런 사실을 잘 알기에 상투적인 맺음이 아닌 정신분석의 권유로 끝맺음 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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