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안 - 알라딘 조유식 사장에게 편지보내기 카페를 엽니다.
김종호씨와 알라딘 서재의 블로거 여러분들께 머리숙여 사과드립니다. 성수기 단기고용 과정에서 인력업체에 대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습니다. 김종호씨가 갑작스런 계약종료 통지를 받으실 때까지 미리 예정된 알라딘에서의 근무기간을 모르고 계셨다는 것은 저희의 큰 잘못입니다. 경영자로서 부끄럽게 생각합니다. 이 사건 이후 지금까지 저를 포함한 여러 직원들은, 재발방지 방안과 김종호씨 문제의 해결법을 찾아 노심초사 하였습니다. 노심초사라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마음을 다해 고민해 왔습니다. 단 한 분의 고객이라도 저희에게 양심과 기본에 대한 문제를 심각하게 제기하면 저희가 정말 그만큼 나쁜 일을 저지르며 살고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고 반성하게 됩니다.
저희가 김종호씨 문제를 해결해주길 바라신다는 것. 모르지 않습니다. 그러나 김종호씨가 알라딘에서 근무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김종호씨와는 접촉을 해봤으나 오직 `원직복직`만을 원하신다고 합니다. 김종호씨의 원직복직이라면 인트잡 소속으로 알라딘 인수입고팀에서 일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원직`은 상설적인 것이 아니라 성수기에 단기간 운용되는 자리입니다. 말씀드렸듯이 성수기가 아니면 도급이 운영되지 않습니다. 다음 성수기때까지 기다리시라고 할 수도 없는 일이고, 김종호씨도 원직에서 상시적으로 일하길 원할 뿐 성수기에만 일하는 것은 원치 않으신다 하셨습니다. 그렇다고 김종호씨 대신 한 사람을 내보내고 김종호씨를 그 자리에 채용할 수도 없는 일입니다.
그렇다면 그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라도 빈 자리가 나면 무조건 김종호씨를 채용하라고들 하실 것 같습니다. 알라딘이 잘못한 점이 있으니 직접 고용해서 책임지고 해결하라는 뜻일 것입니다. 그러나 저희가 잘못한 것은 성수기 단기인력을 고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에 대한 관리를 잘못한 것입니다. 관리를 잘못해서 근무기간을 똑똑히 알려드리지 못했으면, 근무기간을 얼마간 연장해서 다른 일을 찾아볼 여유를 드리는 것과 같은 조치가 합당했다고 생각합니다. 근무기간을 잘못 알려줬으니 아예 계속 고용하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신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제도적인 개선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성수기와 같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도급고용을 완전히 없앨 것이라는 점, 이미 말씀드렸습니다만, 이것이 이미 준비되고 진행되고 있는 사실이라는 점을 경영자로서 다시 확인 드립니다. 도급근로자가 어떠한 차별대우도 받지 않도록 노력해왔지만 도급체제를 유지하는 한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습니다. 관리감독을 강화해도 잘못하는 경우가 또 생길 수 있습니다. 없앨 수 있는 한 없애는 것이 현실적인 처방이라고 봤습니다. 그간 이를 위한 준비를 해왔으며 내달 1일부터 전면 적용할 것입니다. 여러분의 높은 기대에는 못 미치며 다른 기업과 비교하는 것도 송구하나 현실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물류센터나 공장들 가운데 이만큼 조치하고 있는 곳도 드뭅니다. 저희의 지리적 현실적 여건으로 보더라도 쉽지 않은 일보전진임을 이해해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번 일을 적당히 넘기려는 생각은 없습니다. 이미 알라딘에 상당한 변화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김종호씨의 문제제기와 여러 블로거들의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에 대한 채찍, 가슴 아프게 받았습니다. 그러나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와 저희 회사의 잘못으로 김종호씨와 많은 분들께 고통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다시 한번 깊이 사과 드립니다. 김종호씨는 원직복직 없는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하늘 아래 한 사람이라도 더 제게 한을 갖고 계신 분을 만든다는 것은 저로서도 참으로 괴로운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