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글에서 미국의 유명 동화 작가에 대한 편중을 언급하였는데, 1968년생인 Mo Willems는 그야말로 슈퍼스타이고, 밀리언셀러다. 워싱턴 DC에 있는 케네디 센터가 비록 올해 8월 9일까지의 공연을 모두 취소한 상태이긴 하나(처음에는 3월 한 달 공연만 취소되었다가 재개일이 점점 미뤄지고 있다), 작년 9월 시민 참여 위주의 공연·교육 공간인 Reach Center 개장을 전후하여 상당히 실험적인 시도를 많이 하고 있고, 그중 하나가 Mo Willems를 2019년 케네디 센터 최초의 상주 (교육 프로그램) 작가로 지명한 것이었다. "Children's author Mo Willems on sparking creativity and joy", PBS Newshour (2019. 12. 17.) https://www.pbs.org/video/mo-books-mo-readers-1576620978/ 역시 케네디 센터 상주 오케스트라인 National Symphony Orchestra (NSO) 단원의 얘기를 들어보면, '내셔널' 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COVID-19에 따른 국가지원금을 생계난에 내몰린 단원들에게 재깍재깍 지급하지 않고 있는 모양이지만, 아무튼 2014년부터 센터장을 맡고 있는 Deborah F. Rutter가 최근 들어 후원금도 더 열심히 모집하고 공격적인 경영을 하고 있는 것 같다(Rutter 대표는 케네디 센터로 옮기기 전에는 2003년부터 2014년까지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장을 맡기도 했다). 리치 센터 소개는 https://www.kennedy-center.org/reach/


  상주 작가가 되면 무엇을 하는가... Mo Willems의 작품들을 어린이 뮤지컬로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가 하면, 리치 센터 한쪽에 가족들의 쉼터로 만든 문샷스튜디오에서는 Mo Willems의 책 전체를 읽을 수 있고(스페인어 버전도 꽂혀 있다) 그 캐릭터들, 특히 Pigeon, Elephant & Piggie를 공작하고 직접 그려볼 수 있게 해두었다. https://www.kennedy-center.org/education/moonshot-studio/ (Knuffle Bunny 시리즈는 세 권뿐이기도 하고, Pigeon과 Elephant & Piggie가 워낙 메가 히트하였다 보니 상대적으로 인기가 떨어져 보이는 감이 없지 않다.) 리치 센터 오프닝 페스티벌 기간(2019년 9월 7일~22일) 동안 양질의 무료 공연이 줄을 이었는데, 야외에 엄청나게 큰 Pigeon 풍선을 전시해두기도 하였다. 부모들의 지갑을 열긴 해야겠으므로 책은 물론이고 캐릭터 상품도 많이 팔고 있다. [여담이지만, 특히 DC 근처는 교육열도 높은 편이고(페어팩스 카운티의 토머스 제퍼슨 고등학교는 유명하다. 다방면에서의 조기 전인교육이 '한국은 저리 가라' 싶을 정도다) 어린이들을 위한 크고 작은 공연이 아주아주아주아주 많다. 인구가 많은 동네는 아니다 보니(DC가 약 70만에, DMV(DC-Maryland-Virginia)의 차로 오갈 만한 메트로폴리탄을 넓게 잡아도 기백만 정도. 버지니아나 메릴랜드 안쪽에는 다른 대체 공연장들이 또 있다), 어린이 공연이 있는 날이면 근처의 관심 있는 가족들은 총출동하여 공연장에서 모두 만나는 느낌이다(전체 객석 수는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과 비슷한데, 가장 아래층에 배정된 좌석이 상대적으로 많고, 인구 천만 도시인 서울보다는 당연히 덜 붐벼서 자리 잡기가 수월한 편이다). 정기적으로 편성되는 Sensory Friendly 공연들의 경우 원래 하는 공연과 내용이 똑같은데, 공연 중간에 떠들어도 되고, 공연장을 뛰어다녀도 된다. 그것이 생명력 넘치는 아이들의 본모습이니까. 그래서 갓난아기가 있는 가족들도 편하게 와서 본다. 유명한 동화책에 오케스트라 사운드를 입힌 창작곡도 이따금 올린다. 어린이 공연이 있는 날이면 "Musical Instrument Petting Zoo"라 해서 여러 악기들을 아이들이 마음껏, 직접 만져보고 연주해볼 수 있게 한 코너가 마련되는데, 관악기들의 경우에도 자원봉사자 분들이 옆에서 리드와 마우스피스 수십 개를 열심히 씻고 닦고 계시기 때문에 위생 걱정은 없다(요즘은 그렇게 할 수 없겠지만). 아무튼 덕분에 아이가 오케스트라에 편성되는 악기들은 입을 대든 손을 대든 실제로 접하면서 친숙해져 대부분 구별해낼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많은 프로그램들이 무료이다.]


  미국은 바이러스 확산세가 사그라들기는커녕 반등하는 모양새여서 공연예술가들과 공연업계가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은데, 아예 직장까지 잃고 벼랑 끝에 내몰린 필부필부들이 워낙 많다 보니 그런 걱정이 사치처럼 여겨질 정도이다. 여러 단체들이 디지털 공연을 안쓰럽게 이어가고 있는데, 그 일환으로 Mo Willems는 최근 첼리스트 요요마와 함께 Yo-Yo Mo 쇼란 걸 하기도 했다. https://www.kennedy-center.org/education/mo-willems/ (유튜브 Sesame Street 채널에서도 학교에 못 가고 집밖으로도 잘 못 나가는 아이들을 위한 여러 컨텐츠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는데, 일본계 미국인 배우이자 연출가인 Alan Muraoka가 책을 읽어주는 영상들이 따뜻하고 좋다. "Love from Sesame Street | Story Time with Alan" https://www.youtube.com/watch?v=ryWjwqhXJOI 등)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Pigeon이 다소 삐뚤어져 있으면서도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라면, Elephant & Piggie는 순수하고 따뜻한 친구들이다. 스토리 자체에 예상을 뒤엎는 신선한 전개가 많은데, 그러면서도 이 둘의 우정과 애정이 진하게 배어나서(『My New Friend Is So Fun!』은 그 드라마틱한 정점!) 읽어주면서 어른들 스스로 재미도 있고, 잔잔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책이 많다. LA Farmer's Market의 중고책 코너에서 『Listen to My Trumpet!』을 처음 사서 읽어주고 '와... 감탄스러울 정도로 너무 잘 썼다' 싶어 큰 충격을 받았는데, 결국은 25권짜리 전질을 사게 되었다(위 책 배열은 출간일 순). 그리하여 단 하나의 영문 전집을 추천한다면 (아직까지는 단연) Elephant & Piggie 시리즈를 꼽고 싶다. 책들이 모두 좋은데, 한 권 더 고르자면 『We are in a Book!』도 기막히게 재미난 책이다. 아이가 한동안 책 내용을 신나게 따라하며 온 집안을 뛰어다녔다. 이 시리즈는 Dr. Seuss상을 무려 7권이 받았다[1등상인 가이젤 메달을 두 권, 1등에 이어 네 명 작가에게 주는 가이젤 아너를 다섯 권이 받았다. There Is a Bird on Your Head! - Theodor Seuss Geisel Medal (2008), Are You Ready to Play Outside? - Medal (2009), We Are in a Book! - Theodor Seuss Geisel Honor (2011), I Broke My Trunk! - Honor (2012), Let's Go for a Drive! - Honor (2013), A Big Guy Took My Ball! - Honor (2014), Waiting Is Not Easy! - Honor (2015). 2008년부터 2010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받은 셈인데, 당연히 Mo Willems가 역대 최다 수상자이다]. Dr. Seuss상은 가이젤상이라고도 부르는데,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초급 단계 독자를 위한 영어책 작가와 삽화가에게 수여한다. Dr. Seuss 자체가 워낙에 전설적인 이름이다 보니, 상이 주는 느낌도 왠지 더 묵직하다.


  25권째인 『The Thank You Book』(2016년 5월) 이후로는 그림체가 살짝 바뀐 책이 나오기 시작했는데, 연속성이 많이 떨어진다. 올해 5월에 나온 『What about Worms?』는 알라딘에 반영되지 않았다. 아마존 페이지 참조 https://www.amazon.com/About-Worms-Elephant-Piggie-Reading/dp/1368045731.




  국내에서는 "코끼리와 꿀꿀이"라는 이름으로 푸른숲주니어 출판사에서 2014년 10권이 번역되어 나왔다가 모두 절판되었다. 원문의 말맛을 충분히 살릴 수 있었을지 궁금하다. 아마 상당히 까다로운 작업이었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문장이 그리 어렵지 않으니 영어로 곧장 읽는 편이 차라리 나을 것 같다.




  비둘기 시리즈가 오히려 더 잘 팔렸는지, 2009년에 처음 번역되어 나온 책이 아직도 팔리고 있다. 그런데 캐릭터 특성상 반어적인 표현이 많은데, 제목 번역에서부터 강한 우려가 든다. 역시 관심이 있으시면 영어로 읽는 편이 낫다고 본다. 뒤에는 Knuffle Bunny 시리즈의 번역본.




  케네디 센터 뮤지컬은 우선『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를 중심으로 아래 책들(출간일 순) 중 여러 권의 내용을 적절히 버무린 것이었는데, 배우들 실력이 워낙 뛰어나기도 했지만 어린이 공연이 그토록 고퀄일 수 있다는 것에 놀랐다. Pigeon 시리즈와 Knuffle Bunny 시리즈는, 역시 미국도서관협회(ALA)에서 아동 청소년 대상 영어 그림책 삽화가에게 수여하는 Caldecott 상을 세 번 받았다. 『Don't Let the pigeon Drive the Bus!』 - Caldecott Honor (2004), 『Knuffle Bunny: A Cautionary Tale』 - Caldecott Honor (2005, 같은 해에 Charlotte Zolotow Honor도 받음), 『Knuffle Bunny Too: A Case of Mistaken Identity』 - Caldecott Honor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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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네 작은도서관에 갔다가 아이가 꺼내와서 시리즈 몇 권을 그 자리에서 읽고, 그중에서 아이가 좋아했던 위 두 권을 빌려와서 읽게 되었다.

  아직은 아이가 막내(아기사자)에 감정이입하는데, 이틀 동안 두 권 각각 열 번 가까이 읽어준 것 같다. 『마술 스케치북』도 재미있다. 여러 번 읽어줬더니 아이 스스로도 얼추 구연해 낸다. 최근 들어 조금 긴 책도 읽기 시작했는데, 이사 등 생활환경의 변화로 아기그림책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모양이다. 틈틈이 다니다 보면 그 도서관의 아동도서들은 금방 다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점에 가보면 상당히 많은 아동도서들을 섭렵한 것 같은데도, 도서관에 가보면 모르는 책들이 계속 나온다. 기증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

  간혹 번역이 엉망이거나, 번역 저작권을 확보했는지 의심스럽고 급조한 것처럼 만듦새가 허술한 책들이 있긴 해도, 아동도서의 종류 자체는 미국보다는 한국이 왠지 더 다양하다는 '느낌적인 느낌'이 들곤 한다. 영어권뿐 아니라 여러 언어권에서 (특히 일본에서) 정평 난 책들을 부지런히 번역해 내서 그런 것 같다. 과학책은 미국이 훨씬 본격적이고, 문학류는 미국의 경우 몇몇 유명 작가들에 대한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은 반면 우리는 비교적 다채롭다. 그러나 우리 작가의 창작동화는 또 부족한 것 같다.




  아이교육 출판사에서 나왔던 『재미있는 공룡탐험』 시리즈가 무척 좋았는데, 이건 다음 글에서... (조금 찾아보니 출판사가 여러 번 바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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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피랑 아이 꼬리가 보이는 그림책 4
이담원 글.그림 / 리잼 / 2011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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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일하러 가있는 동안 까페에서 발견하여 아이와 함께 읽었다. 그러잖아도 아이가 생활상의 급격한 변화와 분리로 인한 불안을 애써 이겨내고 있던 참이었는데, 고기 잡으러 나갔다는 아빠가 사실은 영원히 돌아올 수 없고 할아버지는 자개농을 만들며 ‘아빠가 곧 오실 거야‘ 하는 거짓말로 둘러대고 있는 상황인가 싶어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읽었다. 다행히 아빠의 고깃배는 돌아왔고 해피 엔딩^^;; 깜짝 놀랐네... 그림이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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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김정은이 한 행동들을 보면 분명한 목적의식을 가지고 하고 있습니다." CIA 코리아미션센터의 고위관리인 이용석은 2017년 드물게 하는 공개석상 발언에서 이렇게 말했다. [...] "그는 오랫동안 지도자 노릇을 한 다음 자기 침대에 누워 편하게 눈을 감고 싶어 하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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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과 일본이 가져왔던 서로에 대한 인식의 역사적 변천을 잘 정리한 책이다.


  그 특성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책 46쪽 이하).

  ① '해바라기성 주변문화의 갈등양상'이다. 문화의 중심이 중국에 있었던 전근대시기에는 한국이 '소중화'로서 일본을 문화적으로 변방·야만시하고, 국제질서와 문화의 중심이 서양으로 옮겨지자 일본은 과감하게 아시아를 벗어나 그 새로운 관점에서 미개·야만시하였다. 이러한 변경의식이 갖는 또 하나의 특징은 서로 상대방의 중심성을 인정하지 않고, 각자를 중국과 서구의 아류로 멸시하는 경향이 있었다는 점이다.

  ② 상대에 대한 인식이 우월감 속의 열등, 열등감 속의 우월이라는 분열적 양상을 띠고 있다. 양국 모두 열등감을 부자연스로운 자존자대(自尊自大)로 표현하였고, 그것을 통해 감정적인 위안을 얻고자 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③ '근친증오' 현상이다. 양국은 크게 보면 대동소이하다고도 할 수 있는데, '대동'보다는 '소이'에 집착하는 '상호멸시관'을 가지고 있다. 특히 매스컴에 의해 상호인식상의 갈등이 악순환, 증폭되는 '거울효과'를 가진다.

  ④ '자민족중심주의'이다. 한국의 일본이적관, 일본의 조선번국관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과거사에 대하여 경제규모에 걸맞은 책임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것이 가장 필요하겠지만, 일본이 할 일이 있는 반면/동시에 우리가 할 일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1901년 러일전쟁을 침략전쟁으로 규정, 당국의 기만적인 선전을 비판한 일본 사회민주당의 사회주의자들(고도쿠 슈스이, 기노시타 나오에, 가타야마 센 등), 1907년 '대한결의(對韓決議)'를 표명하여 조선의 독립을 일본 정부에 촉구한 도쿄사회주의유지회, 일본의 탄압정책을 비판하면서 3·1 운동을 지지한 야나기 무네요시, 요시노 사쿠조, 이시바시 탄잔, 또 그에서 이어진 마키무라 히로시, 나카노 시게하루 등 일본 좌파와 양심적 지식인 무리가 소수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애석할 따름이다(책 35-36쪽).


  한일 교류사, 상호인식사 등 관련 분야 연구를 꾸준히 내고 계신다. 책에 나온 참고문헌들을 중심으로 정리했다.




  한일관계사학회에서 낸 책들이 여럿 있다. 올해 『일본관찰』이라는 책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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