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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가족이란 무엇인가?
나와 함께 살면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것을 공유하고 사는 사람들.. 혈연으로 얽히든... 아님 서류상으로 얽힌 가족이든... 그렇게 함께 하나의 공간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
이 책의 주인공은 19살 소녀. 위녕.
엄마와 아빠의 이혼 이후 아빠와 함께 살던 위녕은 어느날 엄마의 집으로 간다고 선언을 한다. 그건 아빠에게 또 다른 상처를 남기게 되고.. 위녕은 아빠보다 자신이 더 많은 상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위녕은 엄마의 곁으로 오게 되고, 엄마와 함께 사는 성이 다른 두 남동생을 만나게 된다.
일반적인 가정과 많이 다른 위녕의 가족... 성이 다른 세남매를 키우는 소설가 엄마. 이건 작가 공지영의 삶과 닮아 있다. 그녀는 말한다. 자신이 비록 성이 다른 아이들을 키우는 싱글맘이지만, 우리는 정상적인 가정과 다르다고 해서 가족이 아닌건 아니라고... 그들은 비록 정상적인(과연 정상적인 가정은 어떤 것일까? 두 부모 모두 있어도 아이들은 불행하다 느낄 수 있는데.. 암튼.. ) 가정은 아니지만 그들은 행복하다.
이 소설은 19살 위녕의 시선에서 새로운 자신의 가족을 바라본다. 소설가 엄마, 동생 둥빈과 제재. 주말이 되면 각자의 아빠에게로 가고, 홀로 외로이 집을 지키는 엄마를 바라보는 위녕은 엄마의 외로움을 느낀다. 그렇게 엄마를 이해하고 엄마를 사랑하게 되는 위녕.
작가 엄마보다 더 어른스러운 딸을 보며 엄마는 함께해주지 못한것을 안타까워하며, 더 많이 사랑해주고, 더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아니 어쩜 엄마는 엄마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며 딸이 이해해 줄거라 믿고 있는지도 모른다.
비록 일반적인 가정과 다른 가족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그들은 행복하다. 그래서 그들은 말한다. 즐거운 나의 집이라고...
소설을 읽는 내내 생각했다. 작가 공지영은 용기 있는 사람이라고... 그리고, 그녀의 용기 있는 선택이 어쩜 그녀를 더 빛나게 만드는 것이란 생각을 해보았다.
난 솔직히 그녀의 소설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쉽게 쓰여진 글이라서가 아니다. 쉽게.. 읽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쓴 글들.. 난 좋아한다. 그녀의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감정을 이해할 수 없어서 인지도 모른다. 나에겐 공감대가 생기지 않아서 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내가 살아온 가정과 많이 다른 그녀의 가족들은 솔직히.. 난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이해해야할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단지, 이건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고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이 직면하게 되는 하나의 현상인지도 모른다. 그녀의 가정과 같은 가족들은 점점 더 많이 생겨날 것이다. 그런 가정을 비정상적인 가정이라고 말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나가고 있음을 어쩜 이 소설을 통해 예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가족은 그냥 가족인 것이다. 소설속 위녕엄마가 말했듯이.. 집은 베이스캠프 같은 것이고,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그것이 가족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