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결 소식을 듣고 e북으로 전권 구매해 완독했다.
워낙 음악만화 계열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아무튼 아주 재미있었고 굉장히 감동적이었다. 다만 음악 연주를 표현하는 부분에서 약간의 감정 과잉이 느껴졌다. 주인공이 초반에 워낙 메마른 상태였기 때문에 일부러 대조적으로 그렇게 표현된 건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더 콩쿠르`에서처럼 절제되고 세련되게 예술적인 느낌으로 표현되는 쪽이 더 취향이라.
이 작품은 고등학생들의 사랑과 성장을 그리고 있다. 여타 음악만화들과는 조금 다르게, 주인공과 같은 분야의 라이벌의 존재가 아주 크게 다뤄지지는 않는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주인공의 상황이 매우 특수한 데다가 그런 주인공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그를 성장시키는 인물이 주인공과 같은 악기를 연주하는 라이벌이 아니라 다른 악기의 연주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두 사람의 관계는 라이벌이 아닌 동반자로서 그려진다. 그래도 주인공의 라이벌들에 대한 얘기도 나름대로 충분히 다뤄지는데, 같은 세대에 기적적으로 탄생한 그들이 어떻게 서로를 동경하고 서로 경쟁하게 되었는지, 어떻게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았는지, 그리고 어떻게 우정을 쌓아 가게 되는지가 의미있게 다뤄진다.
이 작품은 고교생들의 사랑과 성장을 다루고 있다고 적었는데, 사랑과 성장 중 어느 쪽이 더 주된 요소인지를 나누기 쉽지 않다. 등장인물들의 성장은 그들의 청춘과 사랑과 아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이 표현되는 과정에서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 상당히 비중 있게 다뤄지는데, 대부분의 음악만화에서 대회 위주로 이야기를 전개하느라 그들의 학우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다뤄지지 않는 것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학우들에 대해 비중 있게 다루는 경우는 주로 주인공이 음악 전문학교나 학과에 재학중인 경우이다). 주인공은 친구들을 통해 자신의 음악적인 동반자를 만나게 되고, 그 후로도 주인공의 친구들은 큰 비중을 차지하면서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점점 변화하고 드러나는 관계에 따라 네 사람은 점차 성장하고 성숙해 간다.
마음 아픈 결말로 끝을 맺었지만, 그것이 바로 주인공 코세이가 넘어서야 할 상처이고, 또한 그가 성장해 가는 방식일 것이다. 같은 상처를 또다시 만났지만 예전과 똑같이 무너지지 않는 것이 코세이의 성장을 증명한다. 잔인한 운명이지만, 코세이는 아마도 상실과 아픔을 통해 더욱 성장하게 될 운명일 것이고, 그렇게 인생을 쌓아 나가며 더욱 견고한 음악 세계를 구축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