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나라 정벌 - 은주 혁명과 역경의 비밀
리숴 지음, 홍상훈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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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하자면, ‘주 땅‘은 하나뿐이니 바로 주원 지역이다. 그러나 ‘주‘라는 이름을 가진 집단은 3개가 있었다.
첫째, 강성의 주족이다. 이들은 태새와 숙균의 후손들이 형성한 부족으로 하 왕조 때부터 줄곧 주원에 살다가 상나라 무정 때에 정벌되어 소멸했다. 여기서 말하는 하 왕조는 그저 시간 개념일 뿐이니, 하 왕조는 관중 땅을 통치할 능력이 없었다.
둘째, 무정이 분봉한 상족 제후국인 주나라가 있으나, 존속 기간은 매우 짧았다.
셋째, 후직과 부줄의 후예가 형성한 부족이다. 그들은 하 왕조 때 주원을 떠나 산림으로 들어가 융적 사이에서 살았으나 상 왕조 말기에 다시 주원(숙균의 후손들이 살았던 곳)으로 돌아와 후세에 익히 알려진 희성 주족을 이루었고, 아울러 상나라를 멸하고 주 왕조를 건립했다. - P4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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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나라 정벌 - 은주 혁명과 역경의 비밀
리숴 지음, 홍상훈 옮김 / 글항아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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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상고시대의 상태였다. 모든 인류 사회가 자동으로 진화하여 더 큰 공동체와 국가를 형성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대다수는 줄곧 정체되어 아무 변화가 없는 상태로 있다가 강대한 고대 국가나 왕조에 병탄됨으로써 인류의 ‘발전‘이라는 큰 조류에 억지로 휩쓸려 들어갔다. - P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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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아픈 기억과 상처가 있으면 이를 덮어 버리거나 묻어 버리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는 그림자 같고, 지나간 일들은 다시 반복된다. 과거가 있는 한 귀신은 존재한다. 인간 세계 곳곳에 귀신들이 도사리고 있다. 어쩌면 우리 모두 귀신인지도 모른다. - P493

일반적으로 귀신은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다. 어느 모로 보나 부정적 존재인 것이다. 하지만 이 소설에서는 귀신들이 화해와 용서, 망각의 기능을 한다. 독자들은 현실을 그린 부분에서는 자연스럽게 역사와 과거의 실상, 인물들의 왜곡된 인성에 대해 강한 분노와 절망, 무력감을 느끼지만, 이미 귀신이 된 인물들의 서글픈 내레이션에서는 그런 분노와 절망, 무력감이 다소 누그러져 일종의 화해와 용서, 카타르시스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렇게 귀신과 인물이 동질화된다. 귀신이 사람이고 사람이 곧 귀신인 것이다. 이런 이해와 동화의 힘이 이 소설에서 귀신들이 갖는 기능이자 일종의 힘이다. 귀신이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 아니라 잘못된 삶의 대변자이자 억울한 현실의 증인이 되는 것이다. - P502

주인공 톈홍과 독일 연인이 겪었던 고통, 가족을 포함한 무수한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그들이 감수해야 했던 비난과 질책은 이 소설에서 경험할 수 있는 중요한 아픔 중 하나다. 소수자들을 사진 속의 대상처럼 완전히 타자화하는 것은 대단히 비겁하고 잔인한 일이다. - P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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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서로를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예의로 서로를 대한다는 것은 언어의 예절을 이용하여 서로를 가능한 한 멀리 밀어내는 것과 다름없었다. 누구도 강가에 닿지 못하고 계속 표류하는 것이었다. 자신이 외로운 섬이 될까 두려워 거미가 거미줄을 토하듯이 액체 상태의 말을 분출하여 공기 중에서 가는 실을 만들고, 섬유 상태의 가는 실로 서로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가벼운 충격을 만나면 서로 흩어질 것이고, 이미 섬이 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걸 분명히 알면서도 서로가 부르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 최소한의 가는 실 같은 예의가 있는 것이다. 절대로 의미 있는 뭔가를 묻지도 않고 인사도 건네지 않는다. 분명히 한가족이면서도 바람이 불면 먼지처럼 흩어져 날아가리라는 것을 잘 알기 때문에 이처럼 상처를 받을 말은 하지 않는 것이다. - P3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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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을 가져다 팔면 장사가 좀 될 것 같네요. 겉포장에는 일본어를 몇 자 인쇄하고 말이에요. 대륙 사람들은 항일정신 운운하면서 일본 놈들을 다 때려 죽여야 한다고 말하지만, 사실은 일본인들을 무척 부러워하거든요. 일본 식품인 것처럼 꾸며서 팔면 아주 잘 팔릴 거예요."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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