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는 자본의 원시적 축적을 촉진하는 기폭제인 동시에 자본주의의 엔진이기도 했다. - P120

‘독물을 바다와 강에, 그리고 대기에 버려라. 자연이 희석해줄 것이다. 인간에게는 무해할 것이다.‘ 자연의 유한성을 무시하는 태도, 자연의 힘을 과신하고 마음대로 행동한 결과가 미나마타병이다. - P135

사람 목숨이 가장 가볍게, 함부로 다뤄지는 순간은 바로 전쟁이다. 메이지 시대 이후 패전에 이르기까지 일본은 청일전쟁, 러일전쟁, 1차 세계대전, 시베리아 출병, 만주사변, 중일전쟁, 태평양전쟁이 이어지는 70년을 보냈다. 2차 세계대전 후 일본은 전쟁의 시대를 반성하며 사람을 사람으로 여기지 않는 차별을 철폐하고, 인간이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인간이 인간을 살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어야 한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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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정당과 유권자 사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원인은 정당이 민의를 모아 국정에 반영한다는 본래의 목적보다, 목적 실현의 수단인 득표를 늘리는 데만 급하기 때문이다. 어느새 정당은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집표 기계가 되었고, 정권을 손에 넣고 관직 임명권을 배분하는 조직으로 전락했다. 자민당이 그 전형이라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 P108

여당이 장기 집권하면서 정치 권력이 기득권이 되었다. 기득권화된 세력이 관직을 돌아가며 맡는 상황에서는 정치가 가업화되어도 전혀 이상하지 않다. 자민당 소속 중의원 의원만 보더라도 30퍼센트 이상이 정치인 2세, 3세이다. - P108

그들은 지금의 일본 정치는 ‘정당 정치‘라고 부를 수 없다고 했다. 정당이 아니라 도당 정치에 불과할 뿐, 일본에는 아직도 근대 정당 정치가 뿌리내리지 못했다고 했다. 그 가운데에서도 ‘사병 만들기‘에만 몰두하는 파벌의 영수가 총리와 당 대표 자리를 차지하기위해서 권력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치 개혁이라는 명분 아래 권력의 집중화가 진행되었다. 리더의 인기로 ‘선거 바람‘을 일으켜 한 방에 승부를 내려는 벼락 정치가가 늘어났는데, 이들 중 다수가 사병 만들기는커녕 기본적인 인간관계와 의사소통에 미숙하다. 자민당이 세습 정치가로 채워지고, 다른 쪽은 권력 투쟁을 경험한 적 없는 벼락 정치가로 가득 찬 상황에서 정치 인재 부족이 심화되고 있다. 산전수전을 거치며 당원에서 지도부로 올라서는 그림은 아예 불가능해졌다. - P111

직업적 혁명가라는말에는 혁명의 전위, 당중앙이라는 위계질서, 그리고 전위와 후위의 구별, 엘리트에 의한 지도라는 도식이 담겨 있다. 경세제민의 정치라는 측면에서 볼 때, 바로 여기에서 공산당의 한계가 보였다. - P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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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역사에는 농업은 나라의 근본이라는 이념이 흐르고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니다. 생산성, 대형화, 효율성과 수익성 같은 시장원리가 농본주의 이념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현재 일본의 농업은 경쟁력 강화라는 유일한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을 뿐이다. - P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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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원인은 천연에 반항한 인간의 세공이다. - P72

재난이 닥쳤을 때 지역, 사회, 국가의 ‘본성‘이 드러난다. 강점과 약점, 그리고 각 개인의 삶과 죽음을 드러낸 대지진은 전쟁에 필적할 정도로 강렬하게 우리에게 물었다. "너희는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으며, 또 어떤 사회를 만들어가고 있느냐?" - P72

전쟁의 시대를 살아남은 사람들은 전쟁이 끝난 후, 어떤 식으로든 다시 태어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지진을 겪은 사람들이 재해 이후를 살아가는 일 또한 마찬가지다. 부흥이란 바로 새로운 인생의례를 살아가는 것이며, 혹은 새로운 인생의례를 살아내려는 의지이다. - P79

대지진은 순식간에 일어나지만 그 여파는 10년이고 20년이고 이어진다. 새로운 인생의례에도 대지진의 그림자가 드리울 것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지진 관련사‘라는 비극만 봐도 분명히 알 수 있다. 한신 · 아와지 대지진은 지진으로 인한 죽음이 뿌리 깊은 사회 문제임을 보여준다. 가설주택과 공영주택에서 일어나는 이재민의 고독사만 해도 한 해 1000명을 웃돈다.
지진의 기억을 기록하는 일은 이 죽음까지 제대로 기록하는 일이 되어야 한다. 지진 관련사에는 천재지변뿐 아니라 초고령화 사회와 지역 커뮤니티의 주택 · 의료 같은 문제가 얽혀 있기 때문이다. - P80

국가와 행정은 피해 지역 주민의 불행을 가능한 한 줄이고 지역과 주민이 창조적 부흥을 향해 가는 데 필요한 재정, 서비스, 인적 자원을 제공해야 한다. 현실에 맞게 법제도를 정비하고 지속적으로 섬세한 지원을 이어갈 의무가 있다. 한신 · 아와지 대지진의 교훈이 동일본 대지진에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여전히 의문이다. - P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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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 대학이 국제화와 조직 개혁을 통해 교육과 연구 분야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엘리트 대학이라면, ‘L‘ 대학은 지역 경제권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인재 배출을 목표로 삼는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대학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학문과 교육은 ‘G‘ 에서만 받을 수 있으며, L‘은 이름만 대학일 뿐 실제로는 직업 훈련소 역할을 한다.
경쟁력과 효율성, 생산성을 기준으로 갈라진 대학의 양극화 현상은 L 대학의 도태를 초래했다. 결국 ‘L‘ 대학 간의 통폐합이 강요될 것이고 일부는 문을 닫을 것이다. 문을 닫지 않더라도 교직원은 정리해고를 피할 수 없고, 타 대학과 전문학교 등으로 제 몸의 일부를 떼서 파는 일조차 낯설지 않게 될 것이다. - P53

고도성장기를 지나 성숙사회가 된 지금, 대학은 이 사회에필요한 가치를 창조하는 터전이 되어야 한다. 지금 일본 사회는 가치의 공동화空洞化가 진행되고 있다. 그 빈 구멍을 메우려고 국가가 통제와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 P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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