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인의 탄탄한 층이란 책에 관여한 모든 사람이 절실히 바랄 만할 일입니다. 예를 들면 도서관은 살아 있는 독서인 층을 만들어 내고 유지하는 장치입니다. 그런데 이 장치 때문에 ‘자신에게 들어와야 했던‘ 얼마간의 인세가 줄어드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작가가 말할 수 있는 것일까요. - P139

책장에 어떤 책을 어떻게 꽂느냐 하는 문제에는 수행적인 목적이 동반됩니다. 저는 결코 산 순서대로 꽂아 둔다든지, 저자명을 알파벳순으로 분류해 꽂아 두지 않습니다. 만약 그런 기묘한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책을 사서 순서대로 꽂는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 달라‘는 욕망에 지배되고 있다고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겁니다. - P141

인간은 자신이 달성한 일에 관해 종종 ‘바람‘과 ‘사실‘을 혼동합니다. 똑같은 일이 책장에서도 일어나는 게 아닐까 합니다. 저도 자주 경험하는 일인데요. 우리 집에 와서 제 책장을 본 사람들은 제가 거기에 있는 책을 전부 읽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완전히 이해한다고 생각하죠. 설마 그럴 리가요.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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