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의 저는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는 사실 때문에 초조했습니다. ‘내 무지를 가시화해 주는 지도가 있다면 앞으로 어떤 책을 어떤 순서로 읽어 나가면 되는지 이정표를 만들 수 있고, 그렇게만 되면 그때부터는 수험 공부와 똑같다‘고 생각했지요. 수험 공부라면 자랑은 아니지만 자신 있었고요. 지금 돌이켜 보면 아주 얕은 생각이었지만 자신의 무지를 가시화하는 것이 지적 성장의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자각한 것은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P51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고 있다‘와 같은 마음으로 책을 펼치는 것은 책을 얕잡아 보는 태도, 즉 ‘거기에 무엇이 쓰여 있는지 대체로 예상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는다는 의미입니다. ‘무엇이 쓰여 있는지 예상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 자신이 잘 모르는 것이 쓰여 있는 경우 무의식중에 ‘건너뛰는 읽기‘를 하게 됩니다. - P52

의미는 일단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마지막까지 술술 읽을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음독, 즉 소리내어 읽기를 감당할 수 있게 써야 합니다. 쉬엄쉬엄 중간에 한숨 돌리며 읽어도 좀처럼 읽히지 않는 글이나 리듬이 나쁘거나 귀에 거슬리는 마찰음. 파열음이 많은 문장은 음독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 P64

우리 비영어 화자들은 모어만으로는 세계 대부분의 사람과 의사소통할 수 없다는 커다란 ‘핸디캡‘을 안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외국어를 공부하는 강한 동기가 되고, 외국어 공부로 모어의 감옥 바깥으로 빠져나갈 기회가 늘어난다고 하면 그건 결코 결점만은 아닐 겁니다. - P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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