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번역가에 대해서는 사회생활 부적응자, 회사나 학계에 진입하지 못하거나 무리에서 낙오된 사람이라는 인식 또한 만연하다. 번역은 학창 시절 아르바이트 정도의 노동이고, 사회생활의 ‘진짜 노동‘이란 회사에 출퇴근하는 노동으로 보는 것이다. - P33
하긴, 대한민국에서는 번역과 번역가에 대한 인식이 바닥을 치는 것도 모자라 지옥으로 떨어질 지경이니 번역 일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교포, 유학생, 대학원생조차 문학번역을 해보겠다고 덤비며 한국일보 문학번역상이나 한국문학번역원 샘플 번역에 지원한다. 그러고는 감나무 밑에서 떨어지는 감을 기다리듯 번역 일이 들어오길 하염없이 기다리다 차차 이 길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 P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