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이 억압되어 있거나 혹은 진실을 공개적으로 말하기에 너무 위험한 상황에서는 정확한 정보를 구할 수가 없고, 그렇게 되면 각종 음모론과 상상이 넘쳐난다. 허언증 환자, 신분을 꾸며내는 사람, 가공의 인물이 되어 실제 삶을 살아가는 기회주의자들에게 전쟁은 이상적인 조건을 만들어준다. 전쟁만이 그 유일한 조건인 것은 아니지만. - P10

케르스텐과 가와시마와 바인레프의 대단히 기이한 인생을 보면 수많은 부역자의 이야기에 드러나는 특징들을 포함하고 있다. 탐욕, 이상주의, 모험의 갈구, 권력에의 목마름, 기회주의. 심지어는 자신들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는, 항상 틀린 것은 아니었던 신념까지도. - P17

나는 극심한 사회 정치적 분열의 시대에 이 책을 쓰고 있다. 우리는 개인의 정체성이 점점 더 가변적이고 뒤섞인 형태를 띠는 한편, 집단적인 정체성이 강요되는 사회에 살고 있다. 정치적 논의가 있어야 할 자리에 끊임없는 음모론적 상상이 쏟아져 나오고, 사람들은 물리적으로 서로 다른 장소에 살 뿐 아니라 개념적으로도 서로 다른 세상에서 산다. - P19

사람들이 과거에 대해 알고 있는 많은 내용은 영화나 소설, 만화책이나 컴퓨터 게임 같은 허구에 기반하고 있다. 집단적 기억은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형성되기도 하지만 훨씬 더 많은 부분을 상상에 의존한다. 꾸며낸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볼 가치가 있는 것은 그래서다. 그 이야기들이 우리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 P2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