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펑성대의 사무라이에 대한 서술은 읽을 때마다 청나라 말기의 팔기군 자제들이 생각난다. 다른 부분이야 있겠지만 대략 비슷한 상황이었을 듯.

이 남자들 가운데 전투에서 총이나 활을 쏘거나 칼을 휘둘러 본 이는 하나도 없었다. 도쿠가와 막부의 태평 시대는 왕국에 안정을 가져다주었지만, 사무라이들은 그 때문에 전쟁에서 자신의 능력을 입증할 기회를 빼앗겼다. 그들은 그저 자기들끼리 조상들이 용감하게 싸웠다고 이야기했다. 그 사실을 증명하는 족보가 있었고, 없으면 날조했다. 사무라이들은 대대로 내려오는 전쟁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학교에서 무술을 연구했다. 하지만 왕국이나 자기 집안 다이묘를 지키라는 요청을 받으면 정말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기란 불가능했다. 그래서 그냥 칼에 번쩍번쩍 광을 내고 겉모습을 유지했다. 그들은 돈과 상업이라는 더러운 세계와 거리를 두는 초연한 태도를 열망했다. 낯선 이들사이에서나 대중 앞에서 그들은 조금만 모욕을 받아도 바로 칼을 뽑을 듯한 기세를 보이려고 애썼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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