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번역에서 완전한 언어로
정영목 지음 / 문학동네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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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가는 좁다면 좁은 언어 공간 내에서 자신의 문화적 소속과 선택을 표현하는 만만치 않은 과제를 떠안게 된다.(중략)어떤 면에서 번역가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는 외국어를 잘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국어를 나의 한국어가 아닌 다른 사람의 한국어로 구사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145쪽

내가 만일 작가라면 나의 언어를 갈고 다듬고 살찌우고 또 갱신하고, 그러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잃지 않으면 될 것이다. 그러나 번역가는 나의 언어에서, 나의 목소리에서 벗어나는 것이 숙명이다.
-147쪽

출발언어의 불완전성을 인식하면 번역가가 그 언어를 읽어나가며 의미를 적극적으로 형성해가는 입장에 설 수 있고, 그와 함께 출발과 도착이라는 표현이 전제하는 일방통행성과 수동적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언어의 불완전성이라는 말 자체가 말하는 사람의 의도가 언어로 완전하게 표현될 수 없다는 뜻을 포함하며, 번역은 양 언어의 통합을 통해 완전한 언어로 나아가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1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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