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슬러 민음사 모던 클래식 64
코맥 매카시 지음, 김시현 옮김 / 민음사 / 2013년 11월
평점 :
절판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언제나 신을 찾는다. 기쁠 때도, 슬플 때도, 놀랐을 때도, 감동했을 때도, 심지어는 열락에 젖었을 때도, 그리고 비탄에 잠기고 절망에 빠졌을 때라면 더더욱, 한결같이 신을 부른다. 그래서, 이야기의 시작 부분에서 로라가 침대 위에서 카운슬러의 품에 안겨 쾌락에 젖은 채 내뱉은 바로 그 말을, 이야기의 마지막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카운슬러가 절망의 늪에 빠져 비통하게 부르짖는 것은 아이러니한 수미상관을 이룬다.

 이 책이 전달하는 가장 뚜렷하고도 강력한 메시지는 바로, '악을 배신한 자는 마지막까지 가장 잔인한 복수를 당한다'는 것이다. 악이 떨궈 주는 꿀물에 중독되어 마침내는 악을 배신하게 된 이들은 모두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복수를 당했다. 이 메시지는 또한 작가의 다른 작품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도 맥락을 같이하고 있다. 악은 무자비하고 잔혹하다. 악은 용서가 없다. 악은 집요하게 마지막까지 기회를 노린다.

 그런고로, 악이 지척에서 아무리 달콤하게 유혹하더라도, 그 유혹에 넘어가지 말지어다. 끝없이 좌절하며 무력하게 신을 찾고 싶은 게 아니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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