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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드 Googled -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
켄 올레타 지음, 김우열 옮김 / 타임비즈 / 2010년 2월
평점 :
절판
핵심포인트
구글은 '엔지니어 중심 문화'와 '소비자 중심의 사고'를 기반으로 "세상을 바꾸려는 순교자적 열정"으로 뭉쳐진 기업이다. 구글이 만든 세상의 변화에 우리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구글의 확신과 자신감이 독선으로 흘러 멸망의 단초가 될 수도 있다.
본문
1. 구글은 소수의 천재들이 기존의 형식을 무너트리는 혁명적 존재이다. 톱니바퀴처럼 돌아는 조직속에 끊임없는 개선을 통해 세상을 바꾸는 '카이젠'과는 근본조차 다르다. 오늘날 경영계에서 가장 핫이슈인 기업이 구글과 애플이라는 사실은 현재가 또다른 의미에서 혁명의 시대라는 것은 의미한다. 이 책의 부제가 '우리가 알던 세상의 종말'이라는 것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혁명은 선도하지 못하는 자에게는 죽음을 의미한다. 과연 우리 사회는 아니 당장 우리는 혁명의 물결을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2. 구글의 성공요인은 '엔지니어 중심의 문화'와 '소비자 중심의 사고'에 기인한다. 신영증권의 김세중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구글과 또다른 면에서 형제와 같은 애플이 미국에서 시총 2위까지 오른 반면 한때 시총 1위를 차지하던 GE가 시총 10위권 밖으로 밀려나게 된 이유는 '주주이익 극대화'의 한계가 드러나고 '소비자 효용 극대화'가 중시되는 사회적 변화때문이다. 채 12년밖에 안된 구글이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기업 중에 하나가 된 것도 비슷한 이유때문이다.
3. 왜 우리는 구글과 같은 기업이 나오지 못할까? 왜 우리에게 가장 성공한 기업은 관리의 삼성일 수 밖에 없을까? 기업도 그 기업을 만든 사회적 문화적 수준을 나타내는 한 형태이다. 우리에게 구글과 같은 기업이 나올 수 없는 이유는 구글이 나올 수 있는 문화적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기존의 권위를 부정하는 "왜 그러면 안돼"라고 반문하면서 행동에 옮길 수 있는 자유, 효율성을 위해 극단까지 밀고갈 수 있는 문화, 자신의 이익이 아닌 세상을 바꾸겠다는 이상주의적 열정이 현실에서 함께할 수 있는 풍토 등. 아직도 모난 돌이 정에 맞고 배경과 학벌이 그 사람의 능력이 우선시 되고, 자신과 가족만의 이익에 몰두할 수 밖에 없는 입시풍토에 사회적 에너지와 열정이 소비되는 사회에서 구글은 박멸해야 할 악몽일 뿐이다. 문제는 그들이 세상의 중심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점이다.
4. 구글은 어떻게 보면 미국식 합리주의의 최신버젼이다. 서구식 합리주의와 자유주의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우리로써는 상상도 안되는 외계인이라고 할 수 있다. 바다OS에 필요한 앱스토어를 얻기위해 개당 얼마씩 구매하고, 이를 수행할 프리랜서 개발자들에게 자사 건물에 들어와서 일을 하라는 코메디 같은 일이 국내 최고의 기업에서 일어나는 현재 모습인 나라에선 있을 수 없는 기업이다. 구글에 대한 비아콤의 멜 카마진의 빛바랜 분노의 일성에서 공감대를 느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서글픈 것은 나만의 감상일까?
5. 최근 아이폰의 출시와 함께 애플에 대한 논의가 뜨겁다. 수많은 애플빠들의 호응과 그러한 타당성에 이해가 가면서도 그 속에서 또다른 불안감을 느끼는 것은 '애플에 의해서만' 해석되는 '소비자 중심주의'와 '합리성'이 주류가 될 경우 독재로 흐를 수 밖에 없다는 우려때문이다. 특히 그들은 자신들의 사고 이외의 문제에 대해서는 철저하게 무지하거나 무모하다. 마치 천재적 능력을 가졌지만 정신적으로는 미성숙한 천재소년에게 우리의 운명을 결정되는 것 같은 불안감이다. 혹은 한때 인기를 끌던 소설인 '은하영웅전설'의 화두였던 위대한 인물이 다스리는 군주제가 어리석은 대중에 의한 망가질 수 있는 민주주의보다 나을 수 있다는 논리와 유사하다. 그리고 구글도 그런 면에서는 애플과 쌍둥이처럼 닮았다.
6. 구글과 애플을 보면서 얼마전 봤던 "엔론스캔들"에서 엔론이나 "천재들의 실패"의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의 모습이 오버랩된 것은 단순히 나만의 노파심일까? 엔론과 롱텀캐피탈 매니지먼트의 구성원들은 최고의 인재에 대한 최고의 보상으로 업계 최고의 위치에 올랐지만 그 부분이 파멸의 단초였다. 아직 구글과 애플은 잘하고 있지만 그들의 성공요인은 어쩌면 이들의 멸망원인과 비슷하다. 만일 그들이 무너진다면 이미 커져버린 덩치와 영향력때문에 더 큰 피해가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7. 구글은 "우리는 똑똑합니다. 청렴합니다. 믿으세요"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걱정하는 '개인정보 문제'에 대한 그들의 대응은 앞에서 말한 근거에 의거해 "비이성적인 두려움"일 뿐이다. 특히 그들은 엔지니어적 문화에서 나온 '시스템은 절대 실수할 리 없다'는 기술적 확신과 열정이 강하다. 사실 그들이 맞을 수도 있다. 어쩌면 그들보다 덜 똑똑해서 우리가 그들은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 역사의 교훈과 이 책 본문에서 언급되었듯이 "확실한 것은 '확신'과 '과신'이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뿐이다"
8. 구글은 스스로 순교자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에 도움되는 일은 뭐든지 다 하려한다. 그들 제품은 2008년에 이미 150개나 되지만 검색을 제외하면 제대로 돈 버는 것이 없다. 물론 그들 제품들이 검색에 시너지를 내는 부분도 강하고 향후 거대한 수익성을 낼 수도 있지만 지금만 보면 낭비다. 한정된 자원 하에서 "온갖 일에 얇게 손만 댈 뿐, 어느 것에도 특별히 집중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올만도 하다. 특히 이는 구글 성공의 핵심요소인 "열정"과 "엔지니어적 문화"의 결과라는 점에서 바꾸기 힘들다. 그리고 이런 면은 페이지와 브린에게는 불쾌하게 들리겠지만 "엔론스캔들"에서 본 앤론의 모습과 상당히 유사하다.
9. 어째건 세상의 변화는 시작됐다. 이 책이 말한 것처럼 세상은 "Googled"되면서 "우리가 알던 세상은 끝났다" 한번 열린 판도라의 상자는 열기 전의 상황으로 되돌아 갈 수 없다. 그 변화의 소용돌이는 단순히 미디어 업체만의 변화가 아니다. 특히 우리는 단순히 특정 분야만이 아니라 사회 전체적으로 위협받을 수 흐름일 수 있다. 역사속에 사라진 "도도새"는 남의 애기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