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만 신화 바그너 히틀러 - 논픽션총서 1
안인희 지음 / 민음사 / 2003년 7월
평점 :
품절


판타지 소설 폐인을 자처했고 몇 개월 전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말한다”를 재미있게 읽은 나로서는 이 책은 내용 자체가 재미있었다. 또한 앞에서 제시된 게르만 신화의 새로운 이해 및 독일 낭만파의 현황과 브레히트의 서사극 이론의 도입배경 및 마지막에 부록으로 첨부된 바그너의 주요 작품 요약 등 Tip도 새로웠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남은 점은 니체가 바그너를 비판할 수 없었던 “의식의 현실과 환상사이 분열”과 “환상에 대한 무지 및 잘못된 동일시”가 얼마나 큰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바그너의 예술 속에 내재된 “개개인의 집단에 몰입”과 “숙명론적 비관론”을 “대중성”으로 포장할 때 상업적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지만 집단의 정신을 피폐하게 만들어 사회의 파멸을 가져온다. 거기에는 집단내의 협소한 집단주의(국가로는 애국주의)와 피해의식이라는 토양에 뒤받침하고 지식인이 현실과 유리된 학문에만 함몰하는 풍토가 비료로써 가미되면 그 결과는 더욱 가속된다.

그런 점에서 저자가 제시한 온라인세계의 도입으로 인한 환상세계의 강화와 철학의 빈곤은 우리의 미래를 위협한다는 생각에 공감할 수 있었다. 또한 철학빈곤에 특수효과만 강조하는 할리우드 영화와 한나라의 지도자가 악의 축이라는 말을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는 그리고 지식인들은 현실을 비판하기보다는 돈벌이와 명성에 함몰하는 미국 및 우리의 세계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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