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법사 1 - 1부 엘 하자(El Harza)로 가는 길
김도진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3년 7월
평점 :
절판


'드래곤라자'나 '세월의 돌'과 같은 작품들을 매일밤 통신상으로 언제 올라왔는지 확인하고 올라온 작품을 설레는 맘으로 보면서 또한 보너스로 작가가 본문 뒤에 붙는 덧글에 피식 웃고 그러한 글과 관련된 토론방에 가는 것이 너무나 즐거웠던 때가 있었다. 파란색 화면의 '데이타맨프로'의 하얀 글자들을 쫓던 추억은 불과 몇년전의 일이건만 이제는 아련한 추억같다. 그래서일까? 아직도 판타지소설을 보면 왠지 애착이 간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독자와의 소통과 자유로운 아마추어정신은 사라지고 상업화된 그러면서도 품질이 떨어지는 작품들이 쏟아지면서 어느덧 판타지소설과 나와의 관계는 멀어져갔다. 그리고 정신이 사나워서 별로 기대도 안 하면서도 몇권의 판타지소설을 찝적거리던 중 이 책을 만났다. 이미 몇권의 책들을 읽다가 때려치기를 수차례 반복한 처지에서 이 작품은 처음 몇십페이지부터 감이 좋았고 결국 2권을 쉬지 않고 단숨에 읽어버렸다. 덕분에 다음날 6시 30분에는 읽어나야 했음에도 새벽 2시 반이 넘어서야 잠에 들었지만.

우선 이 책은 스토리 구성이 탄탄하다. 대충 무리를 져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이야기를 방만하게 늘어나거나 현세에서 이계로 날아가는 진순한 시작 등의 맹점에 빠지지 않아서 흥미가 잇다. 더욱이 책안에 펼쳐진 설정이나 주인공을 비롯한 각 케릭터들의 성격도 개성적이면서도 재미있고 방대한 세계관과 각 세계와 대한 적절한 설정 등도 오랜만에 보는 장점이다. 더욱이 개인적으로 각 인물들의 이름에 쏟은 작가의 노력도 보기 좋앗다.

종종 몇몇 대작들에서 본 표현이나 설정 등이 그대로 나타난 부분들이 있지만 이는 진부함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신선함으로 다가온다. 물론 코믹적인 분위기나 여자들이 줄줄 따르는 절대 영웅 및 드래곤볼식의 싸움장면 등을 기대하며 가볍게 읽기를 원하는 독자라면 다소 짜증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본인과 같은 판타지 소설에 대한 추억과 최근 상황에 대한 아쉬움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추천하고 싶은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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