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육과 문명 - 서구의 세계 제패에 기여한 9개의 전투
빅터 데이비스 핸슨 지음, 남경태 옮김 / 푸른숲 / 2002년 9월
평점 :
품절
읽은지는 꽤 되었지만 머리에 오래 남는 책중에 한 권이 바로 '살육과 문명'입니다. 아마 책서평에 원만큼 관심있으신분들은 언젠가 주요일간지들의 서평란에 거의 빠지지 않고 나온 이책의 제목을 들어보셨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에 베스트셀러가 되지는 못했지만 저에게는 오래동안 머리에 남고 누구에게도 한 번정도 추천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이 책은 저자가 보기에 서구와 비서구의 전쟁들 중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9가지 전투를 통해서 왜 서구의 군대가 비서구의 군대보다 강한지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 책입니다.
이 책을 보게하는 서평의 대부분에서 미국내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저자의 위치와 책내용에서 서구와 비서구를 나누고 서구의 군대가 더 강하다는 내용 등에서 너무 서양중심적이라는 식으로 언급하고 있는데요, 이책을 단지 그러한 편견으로만 보는 것은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가 말한 서구 군대의 최대 강점인 자유시민에 근거한 자율적 군대라는 개념자체가 군대라는 상황에 적용되었을 뿐이지 사실은 우리가 체택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상통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즉 이 책은 자율성에 근거한 조직이야말로 가장 효율적이라는 내용을 군이라는특수한 상황에 적용한 것에 불과할 뿐 사실은 민주주의와 개인주의가 사회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려주는 좋은 기록입니다. 더욱이 그책을 읽다보면 로마에서 미국으로 이어지는 군대에 기반을 둔 제국주의와 우리로써는 이해하기 힘든 민간인 테러에 대한 강렬한 분노와 군사에 의한 잔인한 학살에 대한 무관심들과의 차이라는 서구적 인식들을 이해하는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일방적인 반미감정이나 경도심을 피한체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입장을 가진다면 미국 스스로가 말하는 군사제주의국가로써의 미국의 참 모습을 파악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큰 틀에서 책을 본다면 단지 책속에 나타난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보다 미국이 더 강했는데 이를 호도한다는가 월남전에서 미국의 패배를 호도한다는 식의 단편적 비난만으로 무시받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가 마지막에 한 말이 기억에 남아 간단히 적습니다. 서구의 군대를 이길수 있는 군대는 또다른 서구의 군대밖에 없다. 그런데 또다른 서구의 군대가 된다는 것은 단순히 서구의 무기나 군사체제를 도입함으로써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가 확산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