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저딴 게 내 알고리즘에 뜨는 거야 라고 투덜거렸더니 내 새끼 왈 왜 그럴까? 왜 그럴 거라고 생각해? 버럭 하는 마음으로 저는 다만 요가 동작과 손 쉬운 맨몸 필라테스 동작을 몇 번 찾아보았을 뿐인걸요! 했더니 하지만 엄마 나이를 걔들이(인공지능인가 메타인가 구글인가 네이버인가) 모를 리 없고 따라서 그런 게 뜨는 거지, 당연하잖아, 라고 해서 오오오오오 그렇군요! 했다. 몸에 과하게 집착하는 건 아닐까 싶을 때 지난 젊은 시절을 되찾고 싶다는 욕망인가 싶으면서도 내 자리로 조금씩 원위치를 찾아 가는 거 같다는 느낌을 받긴 한다. 물론 이것저것 얼굴에 이물질 넣어서 거울 바라보면 좀 묘해질 때도 있긴 하지만. 이렇게 탱탱한 내 엄마 말고 내 늙은 엄마를 돌려주세요! 라고 민이가 말한 적도 있어서 배꼽 잡고 웃기도 웃었지만. 오랜만에 7시간 40분 수면을 취해서 (보통 7시간 잠) 아주 머리가 상쾌해져서 아침에 와구와구 이것저것 먹고 아 계란 안 먹었다, 책을 좀 읽었다. 단백질 하루라도 적정량 안 먹으면 이제 어떻게 되는 줄 앎, 계란 물 안에 퐁당퐁당 넣어놓고 가스렌지 위에 올려놓고. 이 책이 있으려나 2004년도에 출간된 건데 없겠지 절판이겠지 싶어 알라딘에 찾아보니 있어요 있어, 아이구메 이렇게 안 팔렸구먼, 싶어서 또 12월에 이제 책 안 삽니다 했는데 신간 2권이랑 담아 급질렀다. 어제 귀가하는데 달이 엄청 커다랗게 하늘에 떠서 아이구메나 하고 담배 한대 더 폈다. 미칠 정도로 아름답더라. 노쇠해져 여기저기 안 아픈 곳이 없다면서 낑낑거리는 내 늙은 엄마는 보살님과 수다를 떨면서 자식 새끼들 다 소용 없고 라고 말해서 옆에서 그러다가 진짜 소용 없어지지 말의 힘이라는 게 있는데 라고 했더니 고요히 눈을 흘기며 나를 째려봤다. 그러고보니 보살님은 우리 엄마가 아들 못 낳아 지극 정성으로 기도드릴 때 처음 만났다고 하니, 아직도 엄마는 보살님이 엄청 기도 많이 드려서 아들 낳았다고 믿음, 벌써 햇수로만 따지면 45년인가 오, 45년 우정이라니 찐이다 싶긴 하군 감탄한다. 보살님도 이제는 바들바들 할마시가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립스틱 바르신다, 심장 수술 받다 작년에 돌아가실 뻔 했는데 살아남, 현대의 의학 기술이 이 정도다. 대학병원에서 6개월 넘게 누워 계셨지만. 또 산으로 갔군. 어플로 장난 쳐서 하나 올려놓고 일루 와봐 하고 전화 통화 끝난 엄마랑 어플로 동영상 찍었다. 내가 이렇게 예뻐?! 하고 급화색하는 엄마를 바라보며 엄마는 원래 예뻤고 이런 어플 따위 아니어도 그리고 지금도 아름다움 충분히, 했더니 나 말고 쟤가 더 예쁜데 하며 엄마가 전화기 안의 자신을 가리켰다. 막판에 또 급팩폭을 때려서 엄마가 째려보았다. 단톡방으로 동생들에게 동영상 찍은 거 보내줌. 오늘은 좀 슬렁슬렁 움직이려고 했는데 내 새끼 오늘 학교 안 간다니까 움직이는 데 제약이 좀 있겠구만. 우리 푸코가 어린 시절에 아빠한테 그렇게나 정서적 학대를 당했다는 걸 또 나는 몰랐네, 그게 그의 성적 취향까지 극단으로 몰고 갔다는 건 뭐 절반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해서 그닥 신경쓰지 않지만. 나는 어린 시절에 정서적 학대를 누구에게 당한 적이 있던가 하고 머리를 곰곰 굴려보니 그런 적은 없는듯. 나 키워준 할마시가 사랑을 너무 담뿍 주어서 버릇없음이 성인 되어서도 남아있다는 게 좀 문제면 문제일까. 그러니까 이렇게 과도한 사랑 역시 문제인 것이다. 라고 말하고 오오오오오 그러한가?! 하고 또 깨우친다. 하지만 엄마아빠 싸웠을 때 생각하면 아 떠올리기만 해도 기 빨려. 오늘은 와인 사는 날. 룰루랄라. 민이 왈, 술담배 다 하면서 운동하면 뭔 소용? 해서 운동하며 술담배 다 하면 그나마 몸이 좀 버틸만 한지라, 했더니 아 이런 무지한 인간 같으니라구 고개를 도리도리 저어서 넌 술담배 안 할 거 같아? 해서 어른 되면 바로 술을 퍼마시기로 아이들이랑 약속을 했는걸! 당근 해야지 크크크크크 대답해서 담배는 안 하는 게 좋죠, 님아, 몸 망가집니다, 말하니 엄마도 끊어! 해서 크크크크크 생각해볼게요, 했다. 우리 할머니도 어느덧 96세다. 이젠 걸어다니는 거 힘드셔서 병원으로 곧 들어가실듯. 아직도 병원 안 들어간다, 기어서 움직일 수 있으면 기어서 움직인다, 병원 들어가면 산 송장 취급이고 그럼 한달 안에 나는 죽는다, 그걸 아는데 내가 왜 기어서 병원으로 들어가겠는가, 라고 하신다. 진이랑 엄마랑 시간 맞춰서 12월 안에 한번 다녀와야할듯. 할머니 생신 지났다, 라고 엄마가 어제 말해서 알았다. 가슴이 저린다. 할머니 생각 하면. 영양제 다 떨어져서 영양제 민이꺼랑 내꺼 구입하고 이것저것 생활용품 다 지르고 나니 이제 계란을 다 먹고 민이를 깨워야겠군.

사진은 우연히 알고리즘에 떠서 갖고 옴. 반들반들 머리만 나온 푸코 귀여워서. 상상적 신체_는 도서관에 있으면 빌려야겠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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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4-12-16 2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와. 저. 푸코 저거. 저거 머리 저렇게 어케 만들지? 맨날 면도하고.... 반짝 반짝 닦는 것인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되게 쓸데 없는 이야기인데, 푸코가 친구로 등장하는 에르베 기베르 소설에서 푸코 입에서 치약냄새 난다고.... 양치도 열심히하고 머리도 반짝 일 때 까지 열심히 닦아내는 푸코....... (응?_)
여기서 퀴즈. 저는 저 사진을 저장했다? 안했다?

수이 2024-12-16 21:09   좋아요 1 | URL
안했다? 🙄

공쟝쟝 2024-12-17 06:58   좋아요 1 | URL
ㄸㅐ_ㅇ😌

수이 2024-12-17 20:03   좋아요 0 | URL
오늘 아침 확인했죠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