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의 경제학 - 경제학자들도 모르는 부동산의 비밀
전강수 지음 / 돌베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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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에 부동산과 관련된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를 해 본 적이 있었다. 합격은 하지 못했지만 부동산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내가 전에 배웠던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맞지 않는 다는 것은 언뜻 알게 되어서 “부동산은 참 희한하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 부동산에 대해 잊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참 충격적이었다. 기존에 토지에 대해 가진 관념들이 잘못되었다고 과감하게 주장하면서 시작하는 저자의 논리를 통해서 나는 작년에 느꼈던 왠지 모를 미묘한 괴리감의 정체를 알게 되었다.


  경제학에 대해 배웠던 사람들이라면 생산의 3요소인 토지, 노동, 자본에 대하여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생산함수를 다루는 부분에서 토지는 슬며시 사라진다. 생산량은 토지와 노동과 자본의 양에 의해서 결정된다고 함에도 불구하고 토지가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것이 바로 저자가 최초에 제기한 내용이다. 읽으면서 나도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경제학을 배우면서 토지에 대한 공식을 배우거나 본 적은 없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직접 경제학원론을 꺼내어 찾아보니 저자가 말한 것처럼 초반에 3요소로만 등장하고 이후에 거의 나오지 않았다. 정말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그렇게 중요한 토지가 왜 사라진 것일까? 저자는 그 원인을 헨리조지의 저작으로 인해 발생하게 되었다고 보고 있다. 1879년 토지중심의 경제학을 헨리 조지의 위대한 저작인 “진보와 빈곤”이 세상을 뒤흔들었다. 이 이론의 위험함을 인지한 대지주 등의 기득권세력은 초기 신고전학파 학자들을 기용하여 헨리조지의 이론을 반박하도록 하여 종국에는 경제학이론에서 토지와 자본의 차이를 없애는 방법을 사용하여 토지의 제모습을 사라지게 한 것이다. 그 이후 오늘날까지 토지의 경제학은 기존의 경제학에서 등장하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사라진 토지의 경제학으로 인해서 오늘날 우리는 투기의 경제학을 맞이하고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적나라하게 밝히고 있다. 과거 일본의 버블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차근차근 합리적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논리에는 납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여겨진다. 이후 저자가 헨리 조지의 이론에 대한 주요한 이야기들을 이끌어가면 마지막에는 부동산 문제의 해법과 다음 정부가 해결해야할 과제를 다루며 마무리한다.


  평범한 직장인이 자기 집을 가지기 위해선 빚을 내야하고 평생 그 빚을 갚아야 하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오르기만 하고 내릴 생각이 없는 부동산을 보노라면 난 집을 구입하지 말고 평생을 남의 집에서만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이 책을 보면서 현재의 이런 문제점들을 고치는 것이 가능은 하다는 점이 정말 놀라웠다. 난 아무도 이 부동산을 해결할 이론은 없는 줄 알았는데 이 책을 보면서 감탄밖에 나오지 않았다. 해결의 실마리가 이렇게 나온 것 같기는 하지만 과연 정치인들이 이 책을 보기나 할까 하는 생각에 암담하기만 하다. 내가 노인이 되었을 때면 시작하지 않을까 하는 우울한 생각을 해본다.


  전체적인 내용이 학술적이고 좀 난해한 내용들이 담긴 관계로 내가 가장 흥미롭게 생각한 점만을 기술했지만 난 이 책에서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은 충분히 말했다는 생각이 든다. 토지의 경제학의 제 모습을 찾도록 하고 헨리 조지의 이론의 재인식, 토지공개념의 이해 등을 통해서 현재의 모습인 투기의 경제학을 고쳐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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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지식인의 독서 노트 - 책 읽기에 대한 사유와 기록 ㅣ 조선 지식인 시리즈
고전연구회 사암, 한정주.엄윤숙 엮고 씀 / 포럼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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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 가장 손쉽게 자신의 자아를 살찌우는 것은 독서라는 것에 이견이 없을 것이다. 그만큼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흥미로운 세계 속에 빠져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재조명되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도 커져가고 있는 오늘날 독서라는 것에 대해서 다시금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어릴 적에는 누구나 스펀지 마냥 많은 것들을 흡수할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내가 개인적으로 경험한 바에 의하면 그렇다. 물론 다른 사람들도 어릴 적 기억을 되새겨보면 상당한 공감을 하지 않을까 싶다. 신체와 정신을 성장해 가는 시기인 어린 시절에는 흥미를 잃지 않도록 하는 적절한 교육이 동반된다면 천재로 키우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이러한 사실은 “칼 비테 자녀교육법”에 의해서 이미 증명된 바 있다. 나도 어린 시절 삼국사기로 독서에 입문하여서 당시에는 남들보다 조금 나은 모습을 보였었다. 아쉽게도 혼자서 독서를 하였기에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해서 큰 효과는 보지 못했지만 말이다. 지금 생각하면 당시에 내가 제대로 책을 보았더라면 천재가 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다소 과한 생각도 해본다.


 성인이 되어서도 여전히 독서를 즐기는 나이지만 항상 책을 볼 때 마다 내가 제대로 독서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확신은 없었다. 쉽게 넘어가는 책들도 있지만 머리를 싸매고 봐도 항상 어려운 책들도 있다. 특히 옛 사람들의 저작들을 볼 때면 내가 글을 보는 것은 분명할진대 도대체 왜 뜻은 머릿속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물론 이럴 때는 반복 독서만이 유일한 방도인 듯하다. 옛날 김득신은 사기의 백이전을 1억 번이 넘도록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이 책 말고도 사서삼경을 비롯한 책들 중에는 6,7만번을 본 책들이 있었다고 한다. 비록 내가 그만큼 보진 않겠지만 수십 번 정도는 봐야 하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삶을 살면서 내가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단 두가지이다. 맛있는 것을 먹는 것과 독서. 딱히 남들처럼 게임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여행을 좋아하는 것도 아니다. 독서를 통해 접하는 세계야 말로 가장 흥미진진한 세상이다. 나에게는 독서가 숨쉬는 것과 같이 당연한 것이다. 독서를 싫어하는 사람들을 보면 이해를 할 수 없다. 격몽요결에서 이이선생은 독서란 마땅히 해야 할 것이라고 하셨다.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은 마음이 꽉 막혀 사물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분별하지 못한다고 하시면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이렇듯 독서는 세상을 살면서 없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을 때에는 마음을 다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글을 읽을 때에는 세 가지가 머물러야 하는데 이는 마음과 눈과 입이다. 이 세 가지가 함께 머무르지 않는다면 그것은 제대로된 독서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선조들의 책을 향하는 마음을 보면 내가 하는 독서가 참으로부끄럽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나는 누워서 책을 볼 때도 있는데 이것은 선조들이 가장 경계하는 것이었다. 잠을 자기 위해 눕는 것이지 누워서 책을 본다는 것은 잠을 자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라는 뜻이다. 또 옛날 독서하는 사람에게는 다섯 가지 방법이 있었다.


1.박학-두루 혹은 널리 배운다.

2.심문-자세히 묻는다.

3.신사-신중하게 생각한다.

4.명변-명백하게 분별한다.

5.독행-진실한 마음으로 성실하게 실천한다.


 정약용 선생께서 다산시문집 오학론에 이르러 이러한 말씀을 하셨다. 위와 같은 다섯가지 방법이 있는데 요즘 사람들은 첫 번째에만 치중하며 다른 네가지 방법에 관심조차 두지 않는다고 말이다. 이러한 것은 수백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적용되는 말씀이다. 단지 책을 읽는 것에만 몰두하여 사색과 같은 자신의 마음을 통한 궁구를 하지 않는 것들을 보면 정말 옳은 말씀이 아닐까 한다.


 옛 선조들의 독서에 대한 기록들을 보면 독서를 결코 단순한 행위로 취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여기저기서 드러난다. 올바른 자세로 책을 보았으며 동시에 자신의 마음을 담았다. 결코 글자에만 집착하지 않았고 읽음으로서 옛 선인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아 나섰다. 그리고 뜻을 득한 이후에는 몸소 실천에 이르렀던 것이다. 앎과 실천이 겸해지는 행위였던 독서를 통해서 자신을 완성해 나갔다. 심지어는 밤낮으로 독서를 하다가 30세에 요절한 사람도 있었다. 그만큼 독서에 쏟는 마음은 참으로 깊고도 넓었으며 치열했다. 


기억에 남는 글귀

-책 한 권을 다 읽을 수 있는 여유를 기다리다 책을 펼친다면 평생 독서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간에 쫓길지라도 한 글자를 읽을 수 있는 틈이 나면 반드시 한 글자라도 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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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서재 - 안철수의 독서 세계 탐구
이채윤 지음 / 푸른영토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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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초 소위 안철수 현상이라 불리는 일대의 사건이 있었다. 당시 나는 안철수에 대하여 대략적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났는지 잘 알지 못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사람에 이렇게나 열광하다니 하고 놀랐을 뿐이었다. 나중에 알게되었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새로운 사람에 대한 열망으로 승화되었고 그것은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으로 표출되었다는 것을 말이다. 올해 말에 있는 대선 후보로서 막강한 지지율을 가지게 된 이 인물에 대하여 흥미가 생기던 차에 이러한 책이 나와서 나의 눈길을 끌었다. 책에 관심 있던 나는 과연 명사들은 어떠한 책을 볼까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이 책들 펼치게 되었다. 독일의 작가 마르틴 발저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우리가 읽은 것으로 만들어진다.”


 우리가 삶을 살면서 공통된 고민을 가지게 되는 것은 공부에 관한 것이 아닐까? 어릴 적에는 하기 싫어하면서도 나이가 들고 어른이 되어가면서 왜 그때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까 하며 후회하는 게 우리다. 어릴 적에 공부를 재밌어 했던 사람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학문의 즐거움” 이라는 책을 읽는 다면 새로운 것을 느낄 수 있다. 평범한 범재에 지나지 않던 저자가 수학자가 되어 남들보다 두 배 세 배 노력하는 것으로 위대한 업적을 세웠다는 이야기는 우리가 공부, 즉 학문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를 깨닫게 한다. 안철수도 이 책을 통해서 끊임없는 노력을 하는 성품을 갖추게 되었고 그것은 그의 삶에 중요한 생활방식이 되었다.


 이외에도 다양한 책들이 나오며 그 책들을 통해서 안철수가 받은 영향들이 자세하게 담겨있다. 소개 된 책의 요점들이 담겨 있으며 독자가 쉽게 책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있다. 하지만 안철수에 관한 이야기가 중복되는 부분이 꽤 있어서 몰입감을 떨어뜨린다. 무엇보다도 안철수 스스로가 쓴 책이 아니라서 크게 공감가지 않았고 단순 책 소개에 그친다는 느낌을 주었다. 배보다 배꼽이 큰 것 같다. 상당한 기대를 하고 봤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단지 좋은 책들을 소개받고 안철수의 발자취를 조금 살펴본 정도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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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역사
조성권 지음 / 인간사랑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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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약에 대하여 단지 “마약은 나쁜 것이다.” 라고만 알고 있던 나에게 이 책은 상당히 흥미로웠다. 어떠한 학문에 대하여 알기 위해서는 그 학문이 걸어온 역사에 대하여 알아야 제대로 알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하여 모두가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맥락으로 마약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서는 마약의 역사를 알아야 보다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마약에 대하여 인식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본 이 책은 내가 몰랐던 사실들을 흥미롭게 알려주었다.


 인간이 마약과 함께한 것은 정말 오래되었다는 것은 실로 놀라운 사실이었다. 먹고 사는 것이 최우선시 되었을 원시시대에 당시 인류가 마약을 제한적인 용도이지만 마약의 효능을 대략적으로나마 알고 사용했다. 당시 샤머니즘이나 애미니즘과 같은 자연숭배사상을 가지고 샤머니즘을 이끌어간 주체인 샤만이었다. 이 샤만은 향정신성 마약식물을 이용하여 의식을 가졌다. 알제리의 동굴벽화에서 나타난 샤만의 모습에서 이러한 사실을 인식할 수 있다. 대다수 일반인은 마약에 관심도 없을 것이고, 실지로 마약을 하는 사람도 이러한 사실을 알 리가 없을 것이다. 마약이 초기 인류와 함께 했다는 사실이 신기하다. 구석기시대나 신석기시대의 인류는 제대로 된 지성을 가진 인류가 아닌데 어떻게 이러한 마약식물을 찾아서 이용했는지 놀랍다.


 마약은 초기 인류와 그리 먼 관계가 아니었다. 그리스나 로마 초기까지 마약은 인간들에게 친숙했으며 인간들이 마약에 대해 가진 생각은 가치중립적이었다. 단지 사람이 사용하기 나름이라는 생각이었던 것이다. 이러한 마약은 로마시대에 기독교가 제자리를 찾으면서 악한 것으로 인식되었고 중세에는 마약을 마녀사냥에 이용하기까지 했다. 이후 들어서는 19세기 즈음부터 인간에게 엄청난 해악을 끼치게 되었고 현재까지도 마약은 대다수 국가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것이 대략적인 마약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초기 마약을 대하던 사람들의 인식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가치중립적으로 마약을 보았으며 마약에 대한 것은 오로지 그것을 사용하는 인간의 판단에 의한 것으로 보는 관점은 언뜻 보기에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마약으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를 생각하면 받아들이기에는 문제가 있는 입장인 듯하다. 오늘날에는 마약중독으로 인한 문제가 엄청나게 발생하고 있고 마약은 범죄조직의 수익수단으로 이용되기에 현재에는 마약을 단속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술이나 담배도 마약이나 다를 바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라서 난 이것들도 마약과 같은 선상에서 봐야한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만약에 마약을 합법화시킨다면 어떻게 될까? 네덜란드에는 마약카페가 있어 그곳에서는 소량의 마약을 구입하여 흡입할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에서는 절대로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이러한 것도 심도 있는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 생각된다. 금단이라는 단어는 사람을 현혹시킨다.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은 것이 인간의 속성이니 차라리 양지에서 관리한다면 오히려 좋은 결과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난 그러한 것에는 반대하지만 소득 없는 단속의 역사를 보노라면 이런 것도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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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의 탄생 - 섬-이상향 / 이어도의 심성사
주강현 지음 / 돌베개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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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나 자신만의 이상향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젊은 시절에 열심히 일하고 은퇴하여 물 좋고 공기 맑은 곳에 아름다운 집 짓고 편안한 노후를 기대하는 것은 누구나 기대한다. 소소한 개인만의 이상향이지만 비단 이런 것뿐만 아니라 전설 속에 나오는 아틀란티스 대륙과 같은 이상향은 한번쯤 생각해보았을 것이다. 현실이 너무 힘들고 고달픈 오늘날 이런 유토피아를 꿈꾸는 사람들은 더 많아지지 않았을까 궁금증이 들기도 한다. 이 책은 유토피아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는 책이다. 팍팍한 현실을 잠시 잊고 유토피아의 세계 속에 빠져 들게 하는 책인 것이다.


 “인간에게는 유토피아를 꿈꾸는 변혁의 DNA 같은 그 무엇이 있다.”  P-103


 플라톤은 그의 저서 “크리티아스”에서 사라진 대륙 아틀란티스에 대해 최초로 언급하였다. 그 이후로 아틀란티스는 유토피아의 대명사가 되어버린 듯하다. 오늘날에도 이 사라진 대륙을 쫓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에 달한다. 이 사라진 대륙의 이름은 문학에서 사용되기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노래의 제목에 사용되기도 하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아직도 그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존재 할 수 없지만 완벽한 장소인 유토피아를 인간은 결코 포기하지 못하는 것 같다. 비록 그것이 사실이 아닐지라도 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서양의 유토피아에 대한 이야기를 비롯하여 중국인들이 꿈꾸는 유토피아,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우리 선조들이 꿈꾸던 유토피아를 기술하였다. 각자가 부르는 명칭은 다르지만 누구나 행복하고 완벽한 세상에서 살기를 원하는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과거에도 그랬듯 우리는 오늘날에도 아니, 미래에도 유토피아를 꿈꿀 것이다.


 유토피아의 탄생을 비롯하여 다양한 유토피아에 대한 담론을 담고 있는 것이 이 책이지만 내가 흥미롭게 본 것은 울릉도에 관한 이야기이다. 동해에 있는 이 섬은 조선이 공도정책-섬을 비우는 정책-을 행한 이후로 다양한 이상향의 모델이 되었다. 세종이 통치하던 시대에 이런 유언비어가 퍼졌다. 요도라는 섬이 동해에 있어 그곳에만 가면 평생 편안하게 살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결국 이 없는 섬에 관한 유언비어로 심지어 왕의 명으로 그 섬을 찾아 헤매는 일까지 생겼다. 그런데 이러한 소동은 다른 시대에도 다른 이름을 가진 섬으로 인해서 지속적으로 일어났다. 결국에는 너무나 힘든 현실이 그네들을 허상에 빠지게 한 것이다. 그리고 공도정책으로 인해 금단의 섬이 되어버린 울릉도는 그러한 소문이 확산되는데 일조했던 것이고 말이다. 금단이란 열매는 너무나도 탐스러워 먹고 싶은 것이 당연한 것이지 않은가. 한낱 유언비어에 휩쓸리는 우매한 백성들과 그 없는 섬을 찾아오라는 왕이라니 참으로 웃기지 그지없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또 나온다. 해랑도에 주거하며 노략질을 일삼는 해랑적들은 300백년이나 출현했다. 그 해랑도를 찾는 조선과 지속적으로 출현하는 해랑적들에 대한 이야기는 앞서 언급한 울릉도의 사례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결국 이러한 것은 조선후기에 가서 서양의 배들이 각 바다에 출몰하면서 정확한 바다지형이 드러나며 끝이 난다. 조선시대에 살던 민중들의 힘든 삶이 유토피아라는 이상향으로 승화되어 구현된 것이 이러한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살기 힘든 현실에 이곳을 벗어나고 싶기도 하고 나라에서 울릉도에 못가도록 정책을 펴니 동해에는 그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곳이 있을 거라는 믿음이 생긴 것이 아닐까. 비록 그것이 허황되더라고 자신들의 한 가닥 희망을 가지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을테니까 말이다.


유토피아의 머리글자 U는 그리스어에서 ‘없다(OU)’ 라는 뜻과 ‘좋다(EU)’라는 뜻을 모두 지니며, TOPIA는 장소를 뜻한다. 따라서 유토피아는 이 세상에 없는 곳과 좋은 곳의 뜻을 동시에 지니며 실제 지리학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장소이다.  -P27


우리는 현실을 살아간다. 감각을 느끼며 생각을 하고 생활을 하며 확실히 현실을 살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러한 존재하지 않는 곳이 있을 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이것은 다 현실을 우리에게 너무나 힘들어서 그런 것이라 본다. 황금숟가락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 이상 누구나 평범한 삶을 살아갈 것이고, 보통의 삶을 살려고 해도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더구나 오늘날의 현실은 더 힘들어지지 않았는가.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 항상 못 미치는 것을 가질 수밖에 없고 그것을 뛰어넘는다는 것은 시대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인간은 어느 시대가 되었든 항상 유토피아를 꿈꿀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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