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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시미즈 레이나 지음 / 학산문화사(단행본)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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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여행을 떠나면 서점과 도서관을 찾아나선다. 유적지처럼 꼭 방문해야 하는 책벌레의 성지순례다. 이것의 가이드북처럼 여행잡지와 책을 사들이는 친구들처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이 10월에 출간됐을 때부터 소장하고 싶었던 책이다. 사실상 알라딘 평가단 통해 처음으로 위시리스트로 생각했던 책이 리뷰 도서로 나온 것이라 기뻤다. 이제 4개월째 참여하면서 느낀 것은, 어느 정도 평가 목록이 정해진 것이 타 도서마케팅 사이트와 많이 겹친다는 것. 그래서 단지 지난 달 (그리고 이번 달) 운이 좋은 걸지 모르겠다.

 

인테리어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 없어도 웅장한 서점의 아름다움이나 세월이 느껴지는 아늑함과 전통은 누구나 책을 사랑한다면 아낄 수 있다. 서점의 역사와 소개를 자세하게 서술했고 칼럼도 있어 지겹지 않은데, 시각적인 서점의 "아름다움"을 주제로한만큼 사진이 주인공이다. 아래에도 보이듯 모두 사진을 찍어놨다. 감격적인 서점 투어를 하고 구매한 도록 같은 느낌이 나는데 가격이 저렴해서 사실 놀랐던 책이다. 책을 좋아하는 이에게 선물해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서점 외 도서관에 대단히 빠져있다. '마틸다'니까.

영국 브리스톨 중앙 도서관, Helen & Hard 디자인의 노르웨이 베네지아 도서관 (Vennesla Library)과 컬처 하우스 (Culture House), 이탈리아 로마의 안젤리카 도서관 (Angelica Library), 캐나다 밴쿠버에 위치한 중앙 공립 도서관 (Central Public Library),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도서관 (Library of Alexandria), 네달란드 암스테르담 레이크스 국립 미술관 (Rijksmuseum)의 학술 도서관, 프랑스 파리의 리슐리에 국립 도서관 (National Library, Site Richelieu) 등 웅장함과 함께 전통적인 도서관의 분위기를 보존한 건물을 좋아한다. 이들은 심장을 뚫고 들어와서 행복한 건지 괴로운 건지 모르는 사랑을 느끼게 만든다. 개인적으로 미래지향적인 인테리어는 적어도 도서관에서는 원치 않아서 더욱 화려한 도서관도 세계 곳곳에 많지만 역시 옛 것이 좋다. 물론 서점은 조금 다르다. 새 책이 수시로 들어오고, 헌책도 구매자를 찾는 공간이기에 도서관의 느낌도 매력적이고, 연구실 같은 느낌도 기분이 좋다. 그러한 다양한 인테리어에 마음을 열 수 있어서 도서관이 아닌 서점을 주제로 한 이 책이 좋다.
 

 

 

 

 

 

 

 

 

엽서 부록

 

 

 

 

 

 

 

책 소개 (알라딘 출처)

 

미국의 대중문화 사이트 플레이버와이어닷컴에서 2012년 가장 뜨거웠던 기사는 바로 전 세계의 서점을 소개하는 블로그 글이었다. 하루가 다르게 급격히 변해 가는 디지털 시대, 책과 서점이 여전히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 전 세계 서점 100여 곳 이상을 취재해 온 저자 시미즈 레이나는 그 이유를 밝히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그리스 산토리니 섬의 쪽빛 바다에 매료되어 찾아오는 세계 각지의 작가 지망생들에 의해 명맥을 이어가는 '아틀란티스 북스', 과거 인쇄소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곳으로, 포르투갈 리스본에 사는 작가와 시인을 비롯한 열 명의 문화인이 함께 경영하는 '레르 데바가르'…

 

작가 조앤 롤링에게 해리포터 시리즈 집필에 영감을 준 곳이자 100년이 넘는 세월이 깃든 포르투갈 포르투의 '렐루 서점', 하루에 한 권씩 책을 읽는 조건으로 작가 지망생을 공짜로 머물게 해주는 프랑스 파리의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헤밍웨이, 앙드레지드, 스콧 피츠제럴드 등도 이곳에서 신세를 졌다).

 

그리스, 이탈리아, 프랑스, 영국, 포르투갈, 브라질, 멕시코, 벨기에, 미국, 네덜란드, 아르헨티나, 중국, 타이완, 일본 등. 저자는 세계 각지로 떠나 이미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곳을 비롯,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었던 곳까지 아름다운 서점 스무 곳에 찾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독자에게 전한다.

 

 

 

 

 

 

 

 

 

포르투갈 포르투에 위치한 렐루 서점 (Livraria Lello)
100년이란 세월의 렐루 서점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도시 포르투에 1906년 세워졌다.

 

 

 

 

 

 

중국 베이징 키즈 리퍼블릭 (Kid's Republic)

동화책으로 퐁당 뛰어들 수 있는 아이를 위한 서점.

 

포스트에 사진을 다 올리긴 어려워서 서점 모두 일부만 올리는데 다 무척 아름답다는 것.

 

 

 

 

 

 

멕시코, 멕시코 시티의 카페브레리아 엘 펜두로

1940년대 벽돌로 지은 주택을 개조한 건물이다.

지을 때부터 심어진 오렌지 나무가 자연의 느낌을 살리고 지붕에서 내려오는 자연광이 책과 함께해 더욱 따뜻한 느낌이 강조됐다.

 

 

 

 

 

그리스 산토리니의 안트란티스 북스 (Atlantis Books, 위/아래 사진 모두)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점으로 영화에 나올 법한 느낌일 텐데, 

이는 1903년 극장으로 지어졌다가 현재의 서점으로 바뀐 것이다. 총 35만 권의 책을 보유한 대형 서점이다.

스케일이나 역사가 느껴지는 인테리어 모두 인상적이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서점' 20곳 중 가장 홍보로 자주 보았을 사진일 거다.

 

 

 

 

 

 

 

 

미국 오하이의 바츠 북스 (Bart's Books)

잘 보일지 모르겠으나-

요리책을 위한 공간이라 인테리어를 부엌으로 한 것이다.

 

서점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는 매력이다.

 

 

 

 

 

 

 

중국 베이징, 더 북웜 (The Bookworm)

보자마자 반했는데, 중국이라해 놀랐다. 읽어 보니 경영자인 알렉산드라는 영국인으로 10대 시절 외교관인 부모따라 베이징에 왔다한다.

외국인들을 위한 커뮤니티 형성을 위해 프라이빗 클럽을 만들었다가 그 클럽에 레스토랑 외에 책이 무려 2천권을 구비한 도서실이 있어서

클럽을 그만두며 도서관은 잃기 아쉬워 그것을 살린 게 북웜이라 한다. 엽서 부록 중 맨 밑쪽에 붉은 중국의 랜턴으로 장식된 곳도 바로 더 북웜 서점이다.

 

 

 

 

 

 

 

 

 

 

 

        

알라딘 신간평가단 13기 (Essay)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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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포스트: http://blog.cyworld.com/char-babe/3968683

 

 

 

All Rights Reserved. 이 포스트의 출처는 CharUrbane Glitz입니다

(차의 어베인글릿츠)! blog.cyworld.com/char-b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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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 - 이윤기가 말하는 쓰고 옮긴다는 것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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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오늘도 후기 적기 참 애매한 책.

그래서 결국 그냥 수다다. 잡생각이라고 생각해줘.

 

 

 

 

 

번역가 이윤기는 안다. 의외로 안다. 영국에서 자라면서 한인 커뮤니티와는 전혀 동떨어진 생활을 하였으니 한글로 된 책을 볼 일이 없었다. 반면 어머니는 10년 이상 자신에게는 객지인 영국에서 살면서 영어 한 마디도 늘지 않았을 정도로 한국 커뮤니티에만 지냈다. 그래서 아주머니들 사이에 인기 있는 한국 드라마나 잡지 등을 서로 나눠 읽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근데 놀랍게도 그 중 유일하게 본 한국 책이라곤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였다.  읽어본 적도 있었다. 한국어를 사실상 제대로 몰랐기 때문에 영국에 들어와서 다시 중학교 때 다시 시도를 했지만 “아니… 이걸 영어로 읽으면 하루도 안 걸리는데 왜 수 개월을 한국어로 읽어야 하는지- 한국의 이야기도 아닌 걸…”하고 불평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이윤기 번역가의 스토리텔링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화란 수 천 년을 거슬러 내려온 이야기를 마치 처음 이야기 했던 설렘 그대로 보존한 채 이야기한다는 신빙성 있고 맛깔 나는 어조가 가장 중요하다. 어머니는 이윤기 번역가의 그러한 번역이 좋았나 보다. 이남호 평론가의 이야기대로 이윤기 소설의 언어는 투명하고 … 그 언어 자체가 스스로 맛을 풍긴다. 한국 현대 최고의 글쟁이라 불리는 이윤기 번역가는 그래도 처음 알게 된 한국 작가였다.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에도 나오듯이 해외 나가서 소설가라는 (novelist) 주변 이들의 소개에 장편소설 하나 안 쓴 시점에서 외국인을 당혹스럽게 했던 그 와중에도 분명 Char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그의 책으로 인식했다. 괴담을 좋아하는데 올 여름에도 어김없이 유명한 온라인 괴담 번역가가 책과 E북을 출간하는 소식을 접했는데 그 중 조금 날랐던 일이 있다. 번역은 했다만 사실 다른 이들의 글인데 정확한 출처도 없이 단지 인터넷에 올려졌다는 이유 하나로, 그리고 아마 딴 나라이기 더더욱 원작자의 허락 없이 자신이 번역했다는 이유 하나로 자기의 책으로 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그의 글 상당수는 단순한 도시괴담을 쓴 것이 아닌 실제로 누군가가 자신의 글로 적은 것을 본인이 번역하며 적당이 보완한 수준이지 모든 글을 자신이 할머니에게 들은 괴담을 되짚으며 정리한 것이 아니다. 대단히 기분이 씁쓸했다. 그러고는 생각했다. 이 사람은 주변에게 자신을 작가라고 소개할까? 글을 쓰는 사람으로도 소개하기 민망한 것 아닌가…  그렇다면 도대체 왜 이윤기의 번역에는 그토록 감동을 하는 것일까? 남의 이야기를 옮겨 적으면 그것은 글을 만드는 행위가 아닌 것일 텐데 왜 그의 번역은 그의 소설과는 또 다른 세상을 낳는 걸까? ‘조르바를 춤추게 하는 글쓰기’에서 이윤기 작가가 번역할 때는 그 글에 무게를 싣는다는 느낌으로 한다는 이야기를 읽고 많이 느꼈다. 번역의 목적은 원작자의 작품을 최대한 다른 언어와 문화권의 독자에게 적절하게 전달하고 많은 감정을 훼손 없이 전달하는데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창을 spear를 창이라 하고 shield를 방패로만 받아 적을 수는 없다. Lance와 spear가 다르다는 것을 육감적으로 알아야 하며, shield를force field로 느껴야 하는 순간이 온다.   특히 와 닿은 건 이 책의 서문인데, 이다희 번역가의 앞서 적은 이 글은 무척이나 잘 썼기에 이윤기 번역가가 뿌듯해 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다. 그 아버지의 그 딸이라는 진부한 표현은 별로겠지?


한국 식 표현이 아닌 것에 대한 이야기로 이다희 번역가는 아버지와의 추억을 회상한다.  “아마도 우리 팀이 가뿐히 승리할 것으로 보여집니다.”라는 TV멘트에  “이럴 때는 ‘보인다’고 하면 되지, ‘보여진다’고 할 필요가 없어. 응? 다희야.”

Char가 가장 힘들어 하는 것이다. 영어와 한국어는 문장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후자를 위해 영어 문장을 파괴시키는 위험을 무릅쓰고 신경 써서 교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툭하면 보여진다 따위의 말이 튀어나온다. 이 포스트에도 지겹도록 많을 테다.


“키가 180이 넘는 사람을 키 큰 사람이라고 하지 큰 키의 사람이라고 하지 않잖니?”
이건 영어에서도 마찬가지라 개인적으로 질색하는 것이다. 흔히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취미로 글 쓰는 사람들이 고치지 못하는 이상한 버릇이다. 너무 흔한 나머지 예로 들기도 쉽다.
The very fast jet sped across the sky.
아주 빠른 제트기는 하늘을 질주했다. 모국어이고 작문이 특기다 보니 영어로 적힌 문장은 파악이 빠르다. 이를 한국어로 썼다면 저렇게 바보처럼 썼을 텐데, 영어로는 불가능하다. 제트기는 빠른 것이 함축된 단어이다. 그것이 할 행동이나 하는 행동을 말하되 독자가 예상할 수 있는 특징은 중복이 되기 때문에 있어서는 안 된다. 대신 이 제트기가 의외로 느린 속도로 가는 거였다면 문장에 충분히 넣을 수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도 어린 친구들이나 글을 잘 못 쓰는 이들은 자주 저지르는 실수다. 특히나 뒤에 “질주”가 나왔으니 무려 3번을 빠르다는 속도가 강조된 문장이 됐다. 물론 이러고도 훌륭한 작가는 때때로 이러한 어이없는 문장을 사용한다. 대학시절 영어작문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글을 잘 쓰는 A와 못 쓰는 B를 뒀을 때 and를 문장 앞에 쓰는 건 A에겐 금지고 B에겐 자유다. 글을 잘 쓰는 사람에게는 기준이 필요 없다. 솔직히 이윤기의 에세이를 읽고 리뷰를 작성할 자신 있는 사람은 대한민국에 많지 않을 것 같다. 사실 이렇게 적으면서도 책에 대한 이렇다 저렇다 한 후기를 딱히 남기지 않는 데는 쓰다 보면 어느새 또 책 구절 구절을 이어 붙여 소개하는 식의 알라딘 “미리보기” 페이지의 형성을 갖출 거 같아서다. 그가 소설가 보다 번역가로 유명하지만, 그래도 그의 문장력만 봐도 훌륭한 글쟁이임에는 틀림없다. 아, 그리고 참고로 제목 속 조르바란 이윤기 번역의 소설 '그리스인 조르바'의 주인공 이름이다.


 

 

 

 

 

 

 

(246쪽)
외국에서 자란 대학생 처조카가 방학을 맞아 어머니와 함께 귀국했다. 음식점에 가서 함께 저녁을 먹는데, 그 어머니가 갑자기 아들의 발을 철썩 소리가 나게 때렸다. 왜 그러냐니까, 어른 앞에서 조신하게 책상다리하고 앉아야지 버르장머리 없이 다리를 좌악 뻗는 것이 보기 싫었고 그래서 때렸단다.
내가 처남댁을 나무랐다.
좌식 음식점을 고른 나의 불찰이에요. 책상다리는 의자 없던 시대의 앉음새예요. 요즘 젊은이들이 얼마나 큰가요? 얘만 해도 키 186센티에 몸무게가 0.1톤, 이런 체형으로 어떻게 책상다리 하고 앉을 수 있어요? 의자를 마련해주어야지 책상다리하지 않는다고 때리다니, 곧 책상다리하고 앉는 사람이 하나도 없는 세상이 온다고요.
참신하다고 해서, 진화의 징후를 보인다고 해서 내가 누리꾼들의 언어 풍습을 전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들의 길에서, ‘천자문’과 ‘명심보감’을 좔좔 외면서 자란 나 같은 사람에게는 언감생심인, 보석 같은 낱말들이 무수히 반짝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생략)

 

책만으로도 대략 감이 잡히는, 참 이윤기 작가다운 말이라 느껴져서 이것 하나 담아왔다. 그리고 참고로 Char의 어머니도 이러한 어머니라 지금도 그 여타 때문에 항상 벌 받는 거처럼 다소곳하게 이런 자리에서 앉아서 주변이 의아해 한다. 하지만 여기에 숨은 비밀은, 어려서부터 바닥에서 앉은 습관이 없으면 다리가 빨리 저리다. 그리고 아무리 수 십 년 연습해도 안 사라진다. 참는 것도 10분이 고작이다. 아무 것도 안 느껴질 때까지 낑낑대다가 모두 일어날 때 벽을 짚고 발을 끌면서 나가고 한참을 신발을 못 신는다. 나의 어머니는 이분처럼 찰싹 때리는 정도가 아닌 발을 차든지 꼬집어서 시꺼멓게 멍들게 하였기 때문에 여전히 한국 떠나는 날까지는 이것은 고쳐지지 않을 것도 같다. 매가 머리를 굳히는 데는 최고니까. 어쨌든 예전의 것과 현재의 것을 언어에 있어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변화해야 하는지 궁금하면 이윤기의 말을 떠올린다. “적자인 것으로 판명된다면 생존할 것이다 (適者生存).”

 

참고로 (104 쪽) ‘오독과 오역을 번역가의 숙명으로’에서의 기운대로, 출파사 측에 135쪽에 영국 작가 이언 플래밍 (Ian Fleming) 의 이름이 아이언으로 오타가 났다는 걸 꼭 적고 싶다.  나중에 수정해주십사 하고… 이미 아시겠지만!

 

알라딘 신간평가단은 한 달에 두 권의 책을 받아 후기를 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 두 권을 본인 고르는 게 아닌 알라딘 측에서 평가단이 매달 작성하는 위시리스트의 참고 하에 임의로 지정한다. 일기를 쓰는 것과 글을 쓰는 것의 차이는 이러한 위시리스트와 임의로 발송되는 책의 후기를 남길 때의 차이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내가 쓰고 싶은 것만 쓸 줄 알면 그것은 일기이고, 써달라 하는 것도 선뜻 쓸 줄 알면 글쟁이다. 하지만 역시 운과 관련된 건지는 몰라도 흥미가 적은 책을 받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참 쓸 말이 없다. 가벼운 마음으로 취미라 생각하며 눈감고 발로 쓰는 블로그조차 느낌이 팍 올 때 아니면 진도가 안 나간다. 영감이 없는 상태에서 글을 이어가지 못하는 것은 작가에게도, 신간평가단 담당 측에도 참 미안한 일이다. 처음에 신이 났던 건 사실이지만- 글에 대한 편식이 심해서, 잘 쓰지 못한 책부터 (자신의 기준에서;;;) 지루한 책 (아, 역시 내 취향이니- 그게 그건가?)까지 하나라도 걸리면 다 읽고도 “뭐라고 써야 할지…”하며 한숨을 푹 쉰다. 농담이 아니고 게으른 것과 무관하다. 주변에 핑계 댈 필요가 있을 때가 생기면 가끔 “게을러서 그러네~ 왜 이렇게 미루는지 몰라~” 같은 평범한 소리로 오히려 그들이 웃어 넘겨주는 것에 안도의 한숨을 또 쉰다. 하지만 사실 “아… 뭐라 쓸지 모르겠어. 짜증나는데?”라고 말하면 게으름 보다 더한 무책임으로 비춰질까 요즘 이게 고민이다. 워낙 동경하는 알라딘 신간평가단이라 일기로 마칠 수 없는 것이라 느껴 매달 부담에 꼬꾸라지는 걸 수도 있다.  다음 달 서적부터는 그냥 글이 나오던 안 나오던 무조건 안절부절 쓸 것 없다고 괴로워하기 보다 정말로 후딱 매를 먼저 맞듯이 끝내버려야지. 기존의 도서평을 꼼꼼하게 읽어주시고 어렵게 뽑아주신 걸 알기에 도대체 왜 알라딘 도서평만 올리려 하면 비명 소리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미친 척 하고 다음에는 그냥 한 달 내내 하루에 한 줄씩 쓰는 한이 있어도 애써야지. 정말 스스로 갑갑하다. 매달 이것 때문에 신경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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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중혁 지음 / 마음산책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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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후기는 간략하게 끝내겠음.

훨씬 길게 정리를 했었는데- 요즘 너무 길게만 올렸으니 지겨울 듯. :)

 

음악을 좋아하는 글쓴이 김중혁은 음악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추억을 기록한 에세이를 모으기 시작했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단지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말이다. 그의 에세이집으로 느낀 바로는 그는 철저한 인디 팬이자 서브로 팝스러움이 섞인 장르를 자유롭게 좋아하는 힙스터스러운 바이브의 뮤직러버다. 한때 메탈헤드로 젊음을 만끽하기도 했지만 나이 들어 조금은 차분하고 멜로디의 밍밍함이 매력인 국산 인디와 연애 중이다. 노래 평론가라는 직업 때문인지 (153쪽 참고) 철저한 가요쟁이인 그가 가장 훌륭한 오디오를 이어폰이라 생각하며 주된 음악청취를 그것으로 하는 대범함을 밝히며 (137쪽 참고) 자신의 음악 추억을 하나씩 정성스럽게 꺼내 보여준다. 에세이 중 가장 마음에 든 '이런 삐삐삐삐한 삐삐삐삐삐삐 같은 삐삐삐들아'는 멋진 제목만큼 지하철에서 읽던 Char를 빵 터지게 해 순간 얼굴 빨개지기도 했다. 힙합 아티스트에 관한 에세이인데 스포일러는 남기지 않겠다. 그의 적절한 유머 감각 때문인지 전혀 다른 음악코드를 가진 이야기인데, 전혀 낯설지 않았고 음악에 대한 추억의 아나로그함의 중요성을 느껴 차세대가 안쓰럽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교실 뒷마당에 푸른잔디로 나가 붐박스 형성의 카세트 플레이어를 어깨에 이고 가서 친구들과 모여 듣던 것은 그 음악 보다 위대한 추억을 남겼다. 패스트푸드만큼 영양가 떨어지고 비슷한 인조성형인 같은 요즘 음악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예전처럼 곡으로 내 인생 사운드트렉 만들기란 갈수록 어려워 보인다. 2013년 현재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의 곡으로 첫 사랑의 아픔을 달랜 그들과 90년대에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Christina Aguilera)를 듣던 우리, 80년대에 팻 베네타나 (Pat Benatar) 그리고 70년대에 재니스 조플린 (Janis Joplin)으로 달랬을 그들 모두 사랑은 같은데 플레이리스트란 다르다. 확실한 건 세대가 흐를 수록 음악과 예술은 가치를 잃어가는 느낌이고 이는 대중음악이 가장 잘 반영한다. 더군다나 아이팟조차 낯선 이세대에 핸드폰이나 아이패드로 듣는 그 추억과 유튜브의 지나친 음악의 비주얼화는 어떠한 향수를 남길까? 레전드의 사운드를 들으며, 볼 수 없었던 라이브 스테이지를 인위적으로 누군가의 뇌에서 꺼내든 메모리 칩처럼 확인하는 거- 그것조차 귀하다지만...그래도 자신의 음악추억은 사람의 냄새와 풀 내음이 가득 해야 할 터-기기의 위이이이이잉 이어지는 소리가 더 시끄러운 잔음이 될까 2013년에 10대인 자들의 뮤직 라이프가 안타깝긴 하다. 애플스토어에서 간단한 전송이면 플레이리스트가 완성되고, 돈 주고 사서 듣기 보다 무료청취가 익숙해진 세대에게 작가 김중혁이 기억하는 레코드 가게 탐방과 친구들에게 카세트 녹음해주는 등, 신상 앨범과 희귀 음반 쟁탈전은 사라진 풍습이다. 그립구나 그때가. 하지만 ‘모든 게 노래’는 특별히 어떤 음악적 견해나 의견 보다 이런저런 추억의 나열이다. “난 음악을 이렇게 듣는다- 당신은?”  하고 묻는 거 같다. 공감되는 이야기가 많고, 음악을 좋아한다면 나이불문 한 번쯤은 쓱 읽어보기 소소한 이야기다. 지겹지 않아서 읽기 쉽고, 추천 곡들은 주옥 같다.

 

 

 

우리 옆에는 우리와 함께 무자비한 시간을 견뎌낸, 그래서 함께 살아남은 동지들이 있다.

책과 디브이디와 시디와 그림들의 형상을 한, 무생물처럼 보이지만 실은 함께 살아 숨 쉬고 있는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과 함께할 때 우리는 좀 더 풍성한 사람이 될 수 있다.

 

230쪽, '무자비한 시간을 견디는 법' 中

 

 

 이 후기의 원문 위치: http://blog.cyworld.com/char-babe/3966669

 

 

 

 

 

 

 

 

책의 일러스트를 직접 작가님이 했다는 것에 더 의미있었던 거 같다.

에세이 다운 느낌. 예체능에 능한 흔하디흔한 music whore시다.

 

- 잠시 영어 이야기.. 울렁증 걸리지맛!!

예전에 만났던 사람 중에 Char가 쥬스정키랑 뮤직호어라는 표현 쓰는 걸 싫어하는 작자도 있었으니

적절치 않아 작가님 기분을 나쁘게 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영어로는 흔한 표현으로

쥬스 중독자 (juice junkie)와 음악 걸레 (music whore)라 말한다. 과감하고 약간 난처하게 느낄지 모르겠지만

엄청난 열정을 귀엽게 포장해 말한 것이다. 특히 쥬스정키라는 표현은 어린아이들에 대해서도 어른들이 쓰는 단어로

쥬스를 손에서 놓지 않는 아가들을 말하는 게 주 사용법이다.

 

 

 

 

 

 

 

봄, 여름, 가을, 겨울 - 음악을 사계로 나눈 책이다.

그렇다고 봄에는 사랑노래, 여름에는 해변노래, 가을에는 이별노래,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캐롤이 있다는 건 아니구! ㅋㅋ

챕터마다 앞에 김중혁 작가의 일러스트가 깨알같다. 변함없이 헤드폰으로 음악듣고 계시며

1년 동안 같은 헤드폰 쓰시는데 편해보임 +_+d

 

근데 왜 요즘은 왜 헤드폰 쓴 이들이 잘 안 보일까?....

Char에겐 워낙 음악이 중요해서 그런지 10대 여고시절에는 헤드폰을 목에 걸고있는 남자만 봐도 심장이 엄청 달렸다.

겉모습은 둘째치고 음악에 대해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남자가 이상형이었다.

음악을 잘 아는 남자 중 나쁜 남자를 본 적이 없다 말할 정도이니... 음악애정이 남다르지.

 

 

 

 

 

 

 

 

 

 

 

 

 

MD 플레이어와 CDP부터 애플 시리즈까지 쭉 그림으로 귀엽게 일러스트된 소소한 추억.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끝에 정리된 작가의 추천 플레이리스트!

 

 

 

 

 

 

 

 

 

 

        

알라딘 신간평가단 13기 (Essay)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이 후기의 원문 위치: http://blog.cyworld.com/char-babe/39666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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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의 어베인글릿츠)! blog.cyworld.com/char-ba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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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수업 - 잘 물든 단풍은 봄꽃보다 아름답다
법륜 지음, 유근택 그림 / 휴(休) / 201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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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륜 스님의 ‘인생수업’ 226쪽을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아무리 꽃이 예뻐도 떨어지면 아무도 주워 가지 않지만, 가을에 잘 물든 단풍은 책 속에 고이 꽂아서 오래 보관도 합니다.

 

사계와 닮은 삶은 태어나고 성장하고 노후해져 죽음까지 이르는 것이 당연하다. 하지만 꽃처럼 지는 것이 아닌 인간의 삶은 단풍처럼 아름답게 물들고 떨어졌을 때 누군가 그것을 주어 추억으로 간직하는 그런 무한함이 있다. 단풍 같은 삶을 살아야 한다는 법륜 스님의 이야기는 이 책의 소제목대로 봄 꽃 보다 아름다운 삶을 찾기 위한 ‘인생수업’이다.

총 6장까지 나뉜 ‘인생수업’은 1장은 행복, 2장은 생로병사, 3장은 사랑하는 이와의 죽음과 이별에 대해서, 4장에는 연애와 결혼, 5장에는 노후와 퇴직에 대해 그리고 6장에는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여러 지혜가 담겨있다. 법륜 스님으로부터 조언을 찾는 많은 이들의 고민과 바람을 상담하며 모인 목록처럼 느껴졌고 특정한 독자층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이야기가 도움되든지 참고된다기 보다 자신에게 특별히 와 닿는 이야기를 무엇이라도 분명히 찾을 수 있는 책이라 느낀다.

 

 

 

 

 

 

 

 

가끔 마음이 불안하면 불교나 선 (禪zen) 서적을 꺼내 읽는다.  철학적이고 수학적인 불교는 종교보다 과학에 가깝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아서 이야기가 막연하지 않고 절대적인 게 마음에 든다. 모두를 무조건 존중하고 자기 잘못을 무조건 받아들이고, 어딘가에 의지하게 만드는 타 종교와 달리 불교는 개인의 수행을 통해 스스로를 알아 강해지도록 만든다. 가장 큰 악 역시 만들어진 악마나 눈에 안 보이는 어두움 속 괴물이 아닌 나 자신이다. 종교임을 알고도 계속 불교는 철학처럼 받아 들여지는 데는 그만한 배움의 가치가 있어서고 다른 죽음이나 삶에 대한 책에서 기독교 등의 종교성을 강조했을 때와 달리 거부감이나 낯섦이 없어서 좋아한다. 불교는 인생 그 자체니까. 그것이 마음에 든다. ‘인생수업’도 그래서 읽기 쉬웠다. 다만 젊은 20대 보다 부모님 세대가 더 즐겁게 읽지 않을까 싶은 진행된 삶에 대한 이야기 (퇴직, 나이, 질병, 상실, 기대 등…)가 많았다.

세상은 그렇다. 좋게 보이려면 한 없이 좋아 보이고, 나빠 보이려면 현실의 벽이 다 녹아내려 지옥의 문턱을 상상이라도 할 수 있다. 그것이 사람에게 자연을 거슬러 하늘도 날 수 있는 힘을 가져다 주는지 아니면 자아도취의 나르시즘 (narcissism)만을 키우는지 인간의 가치를 이중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기준점이기도 하다.  ‘인생 수업’에서는 모든 인간을 위한 조언을 찾을 수 있다. 연애, 사람관계, 결혼, 나이 드는 것, 죽음에 대한 공포, 자녀에 대한 기대, 새로운 것을 접근하는 자세, 젊음의 정의, 큰 고민거리의 해결법이나 심지어 시어머니나 며느리를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보통의 사람의 보통의 고민들을 너무 자주 상담해주다 보니 다음에는 “그럼 이 책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라며 건네주고 싶어서 길잡이처럼 하나로 엮은 것이 아닐까 독자로써 상상하게 된다. 

 

 

 

 

 

 

 

 

 

‘인생수업’의 법륜스님 글체는 Char의 블로그 말투처럼 어떠한 의사를 흔들림 없이 전달하고 그것을 이성적으로 소개하는 면이 강하다. 그래서 Char의 포스트도 잘못 읽으면 무언가 설교나 강압성이 느껴지는 문장이 있어서 오해를 자주 사곤 하는데, ‘인생수업’ 역시 혼잣말 같은 강의 식의 대화법이 자연스럽게 와 닿았고, 누구에게 일러주는 것이 아닌 어떠한 사실을 명확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니 지루하지 않았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간, ‘요시모토 바나나의 인생을 만들다’를 읽으려고 알라딘에서 도서평을 찾아 읽다 이러한 글을 적은 사람을 발견했다. “그들이(작가들, 저자가 둘 명) 하는 말은 모두 옳다는 걸 아는데, 좀처럼 그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아진다. 그래서 읽으면서 갑갑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가끔 '인생수업' 같은 책을 접하면 첫 문장부터 무언가 세상의 이치를 알려주는 글이기 때문에 덜컥 학창시절 혼나는 느낌처럼- 그 강압이 싫어진다. 갑갑하게 묶이는 거 같다. 하지만 누군가가 무언가가 이러하고 저러하다 이야기 할 때면 몸을 느슨하게 풀어놓으려고 요즘 노력한다. 조금 적나라한 예를 들자면, 누군가와 사랑을 나눌 때처럼 난 몇 번이고 섹스를 해본 사람이니 배울 것도 기대할 것도 없다는 자신만만한 생각으로 같은 모습으로 그 시간을 보내는 건 교감을 제대로 못 하는 사람일 것이다. 보다 새로운 것을 배우고 언제나 새로운 것이 존재할 수 밖에 없는 것을 인정하여 매번 새로운 시도를 하듯 인생 조언도 그렇게 들으려 노력한다. 도무지 더 새로운 게 무엇이 있겠는가 다 비슷하지 않은가 말하지만- 자신 보다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조차 그 사람의 세상을 관찰할 기회가 열리는 거다. 그 세상은 자신의 것과 다를 수도 비슷할 수도 있지만 모든 것이 소통이기에 한없이 호기심 어린 나를 되찾을 기회다. 사람은 그래도 계속해 새로운 인연을 만들고, 그러한 새로운 인연을 가장 자유롭게 만들 기회는 사실 독서를 통해서다. 가슴을 펴고 친구 만나는 느낌으로 읽는 ‘인생수업’의 이야기. 모두 흡수할 수는 없어도, 다 공감할 수는 없어도- 읽으면서는 위안을 많이 받는다. 위로해주는 삼촌 같은 느낌이 든다. 앞서 말한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의 또 다른 후기에는 이런 글이 있었다.


“그들이 너무 앞서가 있는 것 같았고 모든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것처럼 느꼈다. 그렇지 못한 자신이라 읽으며 이를 다 이해하기란 어려웠다.”
그렇다. 보통 생각하지 못한 이야기도 작가는 자유롭게 글로 써내리니 가끔은 몸에 힘을 다 풀고 이런 글을 있는 대로 읽고 섹스도 더 이상은 없다는 착각에서 벗어나 새로운 곳에 모험성을 갖기란 대부분 사람에게는 어렵고 무섭기도 한 일이다. 글을 쓴 사람이 생각하고 적는 이상이나 관점은 그 작가가 수도 없이 깊게 밤잠 이루지 못하며 생각을 했던 것들이다. 그러니 처음 읽고 받아들이는 우리는 낯설기도 하다. 이럴 때는 한 발자국 뒤에서 본다. 다행히 '인생수업'은 쉽게 읽히는 만큼 무거운 인생 이야기를 대화 투로 가볍게 풀어 어깨에 쌓인 짐을 가볍게 툭툭 털어주는 법륜 스님이다. 젊은 층이 공감하지 못하는 이야기도 가족 누군가가 공감할 이야기라 더 유심히 읽게 된다. 오히려 독서 중 마음이 놓여서 꼭 공감이나 별다른 감정을 느낄 필요 없는 평온한 독서였다. 현대 한국인이 이해하고 알고 필요로 하는 이야기만 정리된 책이다. Char는 자기 관점과 반대의 기준을 가진 주제를 만나도, "그렇구나. 좋다."하고 이해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얻어 넘어갈 수 있는 기회였다. 평온하고 어렵지 않고 다리면 계속 움직이면 되는-눈이 계속 읽기만 하면 되는 차분한 산행이었다.

 

 

 

 

 

 

 


제가 고문을 당했는데, 그 일을 나쁘게만 생각했으면 저에게 큰 상처가 되고 한이 되었을 겁니다. 그러나 그것을 인생의 경험으로 받아들임으로써 몇 년 수행하는 것보다 더 큰 깨달음을 얻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은 경험한 것을 주로 상처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삶이 고달픈 거예요. 어떤 경험을 했든 그것을 항상 교훈으로 삼아서 자산으로 만드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사람은 어려움을 겪을수록 더 단단해지고, 능력도 커집니다.

마음에 와 닿는 이야기가 많음에도 완전히 공감 못하는 데는 분명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서다. 이 이야기를 듣고 아- 그렇지.. 하는 생각 보다 아- 그럴 수도 있구나..로 대답할 수 있고 싶다.

 

- 114쪽, ‘아들이 주고 간 큰 선물’ 中

 


 

Char는 보헤미언(bohemian)이다. 스님과의 반대가 아닐까 가끔 막연한 상상을 한다. 사실 보헤미안의 정의는 네 멋대로 가 아닐 뿐이지 내 멋대로인 건 또 아니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마음을 편히 먹으려 노력하고 보통사람이 하는 돈 걱정, 미래 걱정, 현재 걱정, 자기발전조차 큰 우려 없다. 원하는 걸 하고 원하지 않는 걸 스스로 가려 판단 후 아니다 싶은 것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은 스님과 달리 수련을 위한 것도 어떠한 경지에 이르는 것도 아니다. 성격이 언제나 그랬고 엄연히 영국인이니 그조차 무시할 수 없지만 가장 큰 이유는 어려서부터 불필요한 고생을 겪고 그것엔 분명 무언가를 배운다는 법륜 스님과 같은 의미부여를 과도하게 하다 깊은 마음의 해를 입은 탓이다. 스스로 걸어 온 삶을 견디지 못해 결국 지금의 이러한 모습이고 친구와 가족 모두 이 부분을 어찌할 수 없다는 걸 인지하고 어느 정도 인정 또는 포기를 했다. 온몸과 마음에 힘을 풀어 주는데 집중되어 예술인의 삶이 대부분인 보헤미언은 흔히 그 삶이 아니고서야 살아있기 힘든 상태인 거뿐이지 깨달음을 얻어 자유롭든지 당당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예를 들어 Char가 오랫동안 해온 클린이팅도 몸이 아파서 어쩔 수 없듯 신내림 받는 여자 마냥 그것을 직접 선택한 계기는 자신의 온전함을 위한 행동이지 딱히 원해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스님처럼 클렌징을 하는 개념이 아니니 정말 정반대 같다 느낄 때가 많다. 불교에서는 힘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라 하니 그것이 마음에 들어 좋아한다 앞서 말했지만 불행에 대한 치유법은 각기 다르고, 흔히 치유가 안 되기도 한다. 이를 가장 좌우하는 게 개개인의 성향과 성격에 달렸다 생각하겠지만 흔히 주변 환경에 1차적으로 달렸다. 전쟁을 겪고 혼자 살아남은 사람, 어린 나이에 눈 앞에서 부모가 죽은 사람, 사업이 망해 빚 때문에 양손이 잘린 사람, 강간을 당한 사람, 사기를 당한 사람, 정신병에 걸린 사람- 세상에 아픈 모든 사람에게 더 단단해진다는 말은 때로는 굳은 채 말라비틀어져 스치기만 해도 부서지는 존재를 말하기도 한다. 그러니 완전히 공감하지 못하는 법륜 스님의 말이고, 최선을 다해봐야 “아.. 그럴 수도 있겠군..”하는 이해 정도다. 우리 같은 (좀 과도하게 부서진) 사람들도 타인이 보면 무언가 깨달음이 많아 보이지만 사실 자신의 상처를 감당하지 못해 땅을 기어가는 상이다. ‘큰 선물’ 같은 말로 힘듦 속에서도 좋은 것들을 골라내 그것의 배움과 고마움을 느끼는 건 가능이야 하더라도, 현실의 그 공백을 채우지도 채울 필요도 없는 것이다. 정신학적인 측면에서 보면 오히려 그 상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너무 커지지 않는데 “관리”하기 때문에 다소 이상적인 스님의 에세이가 위로가 되면서도 Char는 말이 괜히 2% 아쉬웠다. 그렇다고 최근 읽기 시작한 마루야마 겐지의 인생론 에세이처럼, ‘인생 따위 엿이나 먹어라’라고만 하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것도 스님이 ;).

 

 

 

 

 

 

제목으로 추측되듯 위 에세이는 자녀의 죽음에 대한 에세이였다. 위에 적은 단락 후 이러한 글로 에세이가 마무리된다:

 

 

자녀의 죽음은 비할 바 없이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이를 통해서 인생을 깨달으면 이 세상 어떤 사람보다 대범하게 살 수 있습니다. ‘자식 잃고도 사는데 앞으로 무슨 일을 당한다 한들 못 살 일이 뭐 있겠는가.’ 그래서 세상에 이런저런 일이 일어나도, 딴 사람은 죽네 사네 해도 나는 태연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겁니다.


 

 

20대 후반이 된 Char는 가족도 친구도 죽음으로 많이 잃은 시점이라 그런지 

가장 인상적이었던 3장이었다 (많이 배운 건 앞으로에 대한 이야기가 담긴 6장일 것 같지만!).

 

 

 

 

 ▲ '인생수업'은 책을 아름답게 살리는 유근택 화가의 작품을 만나는 즐거움이 크다.

 

 

 

 

우리는 신앙을 하면서도 늘 자기 수준으로 믿고, 자기 수준으로 하느님이나 부처님을 끌어내립니다.

 

- 74쪽 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 떨치는 법 中

 

 

 

 


올 초에는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죽는 것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쉽게 오곤 했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마음이 생기는 순간은 극심한 우울증과 삶에 대한 의욕이 없을 때이다. 즐겁게 살고 활력 있는 순간에는 오히려 인생의 끝에 대한 불안이 없다. 법륜 스님의 말씀대로 우리에게 죽음이 두려운 이유는 아쉬움 때문이라 그런 것일 거다. 아쉬운 게 많은 삶을 살지 말자는, 오늘은 잡으라는 카르페 디엠이 등장하는데도 그런 이유가 있겠다. 이 에세이뿐 아닌 2장은 생로병사(生老病死), 즉 불교에서 인간이 겪어야만 하는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죽는 네 가지 고통을 말한다. 그리고 그 중 늙는 것과 죽는 것에 대한 속 시원한 이야기가 있어 위안을 많이 받았다. 몇 달이고 전에 이 글을 읽었으면 어땠을지 모르나 분명 실제로는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기 힘든 것을 이렇게 상담이라도 한 듯 법륜 스님께서 말을 먼저 걸어주는 느낌이 드는 책이라 좋다. 이 책을 읽으면서 오히려 그의 또 다른 에세이집,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남녀에게 쏟아지는 축복 같은 조언’도 읽고 싶어졌다. 위에 이야기는 믿는다면 무엇도 두려워할 필요 없이 다 위에서 알아서 할 일인데 괜한 걱정이란 이야기였다.

 

 

이렇게 무언가를 잃고, 상처를 입고, 죽는 것에 대해 무척이나 멋지게 잘 설명한 부분이 ‘인생수업’에 또 있다.

개인적으로 마지막 결론으로 이 후기 끝에 적은 문구 보다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이다:

 

 

 

그릇에 얼음구술을 담아놓았는데, 네다섯 살짜리 아이가 바깥에 가서 한두 시간 놀다 들어오니까 얼음구슬이 없어지고 물만 담겨 있습니다. 아이가 그걸 보고 뭐라고 할까요? “엄마, 내 구슬이 없어졌어. 그리고 물이 생겼어”라고 하겠죠. 이때 엄마는 그 과정을 아니까, 얼음구슬이 없어진 것이 아니고 물이 생긴 것도 아니고 다만 얼음이 물로 변한 거라고 말해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린아이처럼 생멸의 관점을 갖고 세상을 보기 때문에 생겼다고 기뻐하고 사라졌다고 슬퍼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을 전체로 보면 변화일 뿐이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불생불멸’이라고 합니다.


76-78쪽, '삶과 죽음은 하나의 변화일 뿐' 중

 

 

 

그래서 다음에 죽음이 무서워지는 밤이오면 주문처럼 외우리라, 불생불멸.



 

 

 

 

 

 

 

가족을 잃었을 때의 자세에 대한 조언

내가 웃으면서 지내야 자식이 잘 큽니다. 그러지 않고 슬픔에 빠져 있으면 아이들의 정신에 아주 나쁜 영향을 줍니다. 자식이 스무 살이 넘으면 부모에 대한 미련을 끊고 자기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데, 홀어머니가 늘 울고 지내면 자식이 스무 살이 넘어도 집을 못 떠납니다. 어디를 가고 싶어도 ‘엄마 혼자 놔두고 어떻게 가나.’ 해서 제 갈 길을 가지 못합니다. 또 여자를 사귈 때도 그냥 자기 마음에 드는 여자를 찾지 못하고 ‘이 여자는 엄마한테 잘 맞출까?’ ‘이 여자가 우리 엄마를 잘 보살펴줄까?’ 이런 것을 생각해서 자신의 인생을 제대로 살지 못하게 됩니다. 그래서 엄마는 자식을 위해서 남편이 죽어도 아무렇지 않은 듯이 행복하게 웃으면서 지내야 합니다. 자식이 엄마를 걱정하더라도 “내 걱정할 것 없어. 나는 괜찮으니 네 걱정이나 해라.”할 정도로 당당하게 살아야 자식이 건강하게 성장합니다.


사랑하는 사람이 죽은 건 슬픈 일이지만, 그 슬픔을 놓아버려야 더 이상 그 슬픔과 괴로움 속에서 허우적거리지 않게 됩니다. 또 떠난 사람을 위해서도 훌훌 털어야 합니다. 그 사람에 대한 좋은 기억은 할 수 있지만 집착을 해서는 안 됩니다. 나는 그리워서 우는데 영혼은 허공을 떠돌게 됩니다. 그를 위해서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보내줘야 하고, 나를 위해서도 가볍게 떠나 보내줘야 하고, 남은 가족의 행복을 위해서도 더 이상 붙잡지 않아야 합니다.


108-109쪽, ‘딱 3일만 슬퍼하고 정을 끊어라’ 中

 

가족을 잃었을 때의 자세. 과연 이것이 가능한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외국뉴스를 보면 딸을 죽인 연쇄살인범을 용서한다며 미소를 지으며 기자회견을 갖는 등 그러한 놀라운 평온을 찾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그것이 현명하고 떠난 사람에 대해서도 최선이기 때문이다. 떠난 사람은 더 이상 무엇도 없고- 살이 있는 것은 자신과 자기 가족이기에 자신을 위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사랑하는 그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잘했다며 기뻐해줄 그런 유일한 행동이다. 위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은 이유는 특히나 자신의 불행에 대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여 남은 가족에게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직접 겪으며 자랐기 때문이다. ‘인생수업’은 삶에 대해 또는 죽음에 대해 두려움이 많은 이 또는 가족을 잃는 등 큰 상실을 겪은 등 종교가 없는 사람조차도 신에게 답을 찾고 싶게 만드는 그런 힘든 상황을 경험하고 있는 또는 경험한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자기 인생 찾아 떠나는 자식들의 등을 보며 홀로 있는 것 같아 느껴지는 외로움부터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져 가슴에 구멍이 뚫린 거 같은 사람까지 조금은 따뜻함을 느낄 수 있는 조언의 에세이집이다.

 

 

 

 

 

 

 

인생의 어두운 면만 조언하는 책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인생에서 찾아오는 모든 순간 중 흔히 사람들이 적응하기에 시간이 필요한 것 또는 자신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들도 있다. 그 중 일부를 아래에 정리하겠다.

 

 

 

 

돈을 얼마 더 받고 안 받고를 선택의 기준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 내 쓰임새가 어디에 있느냐에 따라 평가를 해야 합니다.

또한 일과 재미가 함께할 수 있다면 일이 곧 놀이이기 때문에 일 끝난 후에 다른 곳에 가서 삶의 활력을 찾으려고 굳이 애쓸 필요도 없어집니다.

 

219쪽, ‘일에서 내 삶의 활력소를 만드는 법’ 中

 

 

 



일과 놀이가 따로 있지 않은 법륜 스님은 강연을 즐겁게 하는데, Char 역시 느끼기로- 스스로 즐기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면 그만큼 효율적이지 않은 것 같다. 물론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이 원하는 것 보다 해야만 하는 것을 하고 있어 무언가 잘못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작은 일부터 시작해서 자신이 행복하면서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지도자는 개인에게 책임을 묻고, 개인은 자꾸 제도에 책임을 물으면 끝이 안 납니다. 어차피 인생은 지금 이 순간에 살고 있는데, 제도 개혁은 시간이 걸리잖아요. 물론 끊임없이 제도 개혁을 요구하고 개선책을 강구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야 합니다. 불평불만 속에서 괴롭게 산다면 내 인생을 낭비하는 거예요. 그래서 개개인도 조금 사회를 긍정적으로 보고, 그에 맞게 대처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겁니다.


211쪽, ‘목사님은 정규직, 스님은 비정규직’ 中

 

 

 

겉모습만 보면 20대 중반 갓 넘은 것 같다만 서른이 넘어버린 모재형을 만난 날은 하필 서로 눈치 못 채 만나게 된 공휴일이었다. 그래서 고속도로가 엄청 막히는 바람에 거의 온종일을 차에서 대화를 나누며 보냈었다. 가을 꽃 축제로 한국 특유의 비상식 주차대란이 고속도로에까지 이어지는 혼란 속에서 우리가 나눈 이야기 중 법륜 스님의 위 이야기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모재형은 친구들이 모두 장가를 갔는데 대부분이 연애결혼이든 아니든 원하지 않는 결혼을 했다는 것이다. 아니, 왜 연애를 하고는 결혼이 원하지 않는 것이었나 물어보니 아직 결혼할 생각이 없었고 경제적으로든 심적으로든 부담이 되는데, 나이도 차고 주변에서 눈치를 주니까 할 수 없이 했다는 거다. 그래서 결혼을 한 친구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우울한 나날을 보내며 엄청난 스트레스를 가졌다는 거다. 이쯤에서 “아니- 남의 눈치를 왜봐!!”라며 그런 묵언의 20-30대 서울라이트 타임라인을 걸어가는 것에 놀랐다. 넌 외국인이니까 그렇지- 라고 모재형이 말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그만큼 생각을 바꾸는 게 어려워질 뿐이지 불가능한 것이 아니다. 한국인으로 태어났다 해서 모두가 그렇게 어쩔 수 없이 행동하고, 자신이 가진 신념도 바람도 모두 누가 대신 해주든지 사회가 인정해주지 않는 이상 포기하고 말지는 않는다.  뭐 그 얘기 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그 후 이야기다. 불행한 결혼생활 중인 친구들과 이야기하면 전혀 혜택도 지원도 없는 정부 욕이 자연스레 따르는 것이다. “나라가 제대로 하면”을 입버릇처럼 붙이는 30대 젊은이가 그대로 불평만 하며 나이 들면 종로3가 가면 무섭게 널린 욕쟁이 할아버지가 되는 거다. 그렇다면 나는 고작 한 명인데, 개인이 할 수 있는 건 무엇인가? 말한다면 간단하다. 생각을 바꾸는 일이다. 법륜 스님 이야기대로 나는 당장 행복해야 하지 않겠는가! 잘못된 것이 잘못됐다 말하는 건 시작일뿐이지 그 이후에 자신이 믿는 것을 위해 매일 열심히 생활하고 대처할 필요가 있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 굴레에서 벗어나는 한국을 꿈꿔도 되고, 주변에게 항상 자신의 좋은 의견과 열린 생각을 이야기해 조금씩 변화를 꿈꿔도 된다. 크든 작든 자기 인생을 불평만 하고 낭비할 필요는 없다는 거다. 솔직히 말해 그런 것들 불평하지 않아도 세상에는 더 많고 아픈 시련이 많이 기다릴 테니 기운 뺄 필요 없다.

 

위 내용은 직장생활, 비정규직 제도에 대한 에세이에서 등장했기에 이에 대한 내용도 인상적이었다. 누구나 보편적으로 가지고 있는 논리적인 이야기지만 정규직은 편히 보장된 직장이기 때문에 월급을 줄이고 그것을 오히려 비정규직의 것으로 해 비정규직이 훨씬 많은 월급이 주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상식이다. 이상하게 지금 한국은 비정규직이 돈도 혜택도 못 받기에 사람들은 이에 대한 가치를 전혀 좋게 평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귀한 건 비정규직이지 정규직이 아니고 비정규직은 전문가이지 청소년 알바의 개념으로 봐서는 안 된다. 비정규직에게 정규직이 할 수 있는 일을 시키면서 돈은 쥐꼬리만큼도 안 주는 이상한 굴레를 벗어나 비정규직을 써서라도 해야 할 전문성 있는 일을 제공하고 이에 걸 맞는 높은 보수를 제공하여- 보장되는 장기 일자리가 아님에도 전혀 상관없게 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 그렇다. 다들 알고 있는 이야기.

 

 

 

 

그리고 특히나, 자식에게 집착하는 부모에 대한 이야기가 명언처럼 자주 나오기 때문에....

(분명 자식이 백 번 말해봐야 스님의 말 한 마디만 하지 못하니 이 책을 너무나도 맘스에게 선물하고 싶었음.

막말이지만 여전히 10대였다면 기운이 남아돌아 어쩌면 얼굴에 던지고 싶었을지도...)

 

 

 

 

어떤 것을 유지하고 싶고, 갖고 싶고, 제 뜻대로 꼭 하려 하는 것을 집착이라 합니다.

 

164쪽, ‘집착과 외면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中

 

 

 

많은 부모가 자식에 대한 집착과 외면을 되풀이합니다. 자식에 대해서 잔소리하는 것은 집착이고,

성질대로 안 되니까 “에라, 공부를 하든 말든 너 알아서 해라. 네 인생이지 내 인생이냐?”하는 것은 외면입니다.

그런데 집착과 외면을 늘 반복하기 때문에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고통이 계속됩니다.

 

165쪽 中

 

 

 

 

부모가 스무 살 넘은 자식에게 신경 쓰는 것은 자식에게도 나쁘고 부모에게도 좋지 않습니다.

가족이라고 내 마음대로 구속할 게 아니라 자유롭게 살도록 놓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남편도 건강하게 오래 살고, 자식도 제 갈 길 가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205-206쪽, ‘은퇴 뒤에 자유롭게 살 권리’ 中

 

 

 

 

재미있었던 것은 흔히 여성들, “아주머니”들의 문제인 걸 책에서 인지할 수 있다는 거다. 나의 부모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가 법륜 스님의 입에서 나오면 좀 더 귀 담아 들어주실 것 같구나.

 

 


‘인생수업’의 결론


내가 남을 사랑하고 좋아하고 이해하면, 내 가슴이 후련하고 내가 행복한 거예요. 내가 남을 보살피고 도와주면, 내가 어른이 되고 주인이 되는 겁니다. 이것이 예쁜 옷을 입는 것보다 높은 자리에 앉는 것보다 가장 자기를 아름답게 가꾸는 법입니다. 그러면 나이가 들어도 당당하고, 평화롭고 곱게 물들어가는 인생을 살 수 있습니다.

 

274쪽, ‘나부터 행복해야 한다’ 中

 

 

다른 이야기 다 읽지 않고 딱 이 부분만 읽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책을 잘 정리한 문구다. 가장 마음에 드는 에필로그의 끝자락에 나오는 이야기라 이것으로 후기 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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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얼굴]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작가의 얼굴 - 어느 늙은 비평가의 문학 이야기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지음, 김지선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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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로 뛰어나 비할 데 없는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는 지난 9월 18일 생을 마감하며 '문학의 교황'이라는 타이틀을 쓸쓸하게 남긴 폴란드계 유대인 비평가다. 1920년 폴란드 브워츠와베크에서 태어난 그가 9년 후 가족과 베를린으로 이주했는데 이 시절 그는 독일 문학과 문화에 빠졌다. 하지만 1938년 10월 제3제국의 유대인 탄압으로 12,000명 넘는 폴란드계 유대인들 속에 강제 추방 당하고 바르샤바 게토에 수용된다. 1943년에는 자신의 아내 테오필라와 극적인 탈출에 성공하여 열17개월을 한 농가에서 숨어 지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뒤 폴라드군에 입대하고 런던 주재 폴란드 총영사관에서 영사로 일하기도 한다. 1949년부터는 독일문학 편집자이자 비평가로 일하는데, 이렇게 지겹게 사실을 나열한들 그의 인생은 힘겨워 더욱 빛났다. 전쟁을 뚫고 생존한 그는 평론을 통해 얼마나 혹독하고도 위대한 삶을 살았는지 간파할 수 있다. 그는 1988-2001년까지 독일 공영방송 ZDF에서 '문학 4중주 (Literarisches Quartett)'라는 서평 프로그램을 진행하여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여기서 직설적이고 명쾌한 평론을 하여 많은 명성 높은 작가들의 미움을 받게 됐다. 종교가 쓸모 없다 생각하고, 신은 상상도 않겠다는 그의 무기는 드라큘라처럼 무섭게 드러낸 송곳니와 위험하게 뚝뚝 떨어지는 핏방울 정도일까? 사람도 박쥐도 아닌 그는 “나는 반편의 폴란드인, 반편의 독일인, 그리고 온전한 유대인입니다.”라고 이야기 했고 세 가지 모두인 그의 삶은 착잡했다. 개인적으로 그런 그의 모습이 가장 공감되어 아마 전쟁 이야기가 많은 그의 자서전이 더 재미있을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넓고 사람은 많고 개개인마다 누구나 힘든 일이 있다는 이야기를 나누곤 한다. 일상에서 속 편하게 그렇게 이야기할지 몰라도 예술에서의 현실은 극히 층하한 구조다. 예술인의 가치는 고통으로 평가된다. 팔이 잘렸느냐 귀가 잘렸느냐 가슴은 남아있지 않고 지금도 피를 토하는가?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그것으로 얼마나 부서졌고 복구가 안됐는지에 따라 위대한 작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전 재산 1150원 밖에 없는 이가 버스에 올라타는 것과 비슷하다. 대가는 전재산이고 올라타면 돌아올 수 없다. 종점으로라도 계속 이동하기 위해 뒤 칸에 몰래 숨어 온종일 쭈그리고 앉아있는 것이다.  그에 대한 존경은 분명 그런 그의 힘든 과거에서 효력을 발휘한다.  게다가 그는 칭찬을 심하게 아꼈고, 이러한 타이거 맘 (Tiger Mom) 평론 성향은 애정에 메말라 더 위대한 대다수의 훌륭한 작가들을 애타게 하고 잠 못 들게 만들었다.  Char는 글을 쓰는 입장에서 그와 다른 세대인 것이 기쁨과 동시에 약간 슬프기도 한 것이 분명 한평생 겪어야 할 부모라는 작자의 무게에 짓눌린 아이들이 예술인이 된 후에도 그 나르시스트 적인 역할의 바톤을 넘겨받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 같은 무서운 평론가를 놓쳤다는 이유 때문일 거다. 분명 피학대 성애자 (masochist)의 아쉬움이다.

 

 

 

 

 

 

이 에세이집은 마르셀 라이히라니츠키가 긴 세월 수집한 여러 작가의 초상화를 소개하는 것이다. 주는 그림이고 덤으로 작가의 이야기도 양념으로 추가된다. 본인이 말하기로도 초상화 컬렉션이 문학평론가인 자신의 이력에 한몫 담당했다는 것이다.  상을 받으며 선물로 받은 그림부터 선물로 받았는데 정말 못 그려서 버리고 싶었던 그림까지 많은 초상화를 모아 집에 하나씩 걸며 어느새 자리가 없어 이사해서 걸기까지 그 열정이 느껴지는 그의 예술 사랑이다. 

 

 

 

 

 

 

이 책의 리뷰를 어떻게 쓸지 몰라서 하루나 늦게 리뷰를 올리게 됐다. 재미없게 읽지는 않았으나 주로 마지막까지 어떻게 쓸지 몰라도 어떻게든 틀이 정리되는 편인데 ‘작가의 얼굴’은 차라리 정말 초상화로 다시금 확인 가능한 작가의 얼굴 (관상)을 이야기하는 거라면 좋았을 걸- 여러 작가의 초상화를 접한 계기와 평론가만의 관련된 추억 정도로는 도무지 뭐라 적을지 모르겠다.  평론가와 작가의 차이는 크지 않다. 글도 잘 쓰고 문장력도 좋다. 곁눈질로 보면 평론가에 더 걸 맞는 이들은 글을 잘 쓴다는 오해를 받는다. 하지만 확연한 차이란 남의 명확한 평가에 있는 평론가란 글과 무관한 일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고로 가끔 이 사람이 에디터, 평론가 또는 작가가 직업인지 고민될 때면 이렇게 생각한다. 에디터는 글의 오락성이 다분하지만 속이 없고, 평론가는 잘 썼지만 읽는 재미가 없고, 작가는 발로 써도 글이 재미있고- 발의 밑 단까지도 완벽하게 바지길이를 맞춰 낸다. 그래서 팔만한 글은 작가의 글뿐이고 엉망인 상태에서도 에디터가 관객을 끌어 모으는 대중성을 담당하고 평론가가 채찍과 당근을 들고 등장해야만 서커스 쇼가 완성된다. 코끼리 없이 당근과 채찍을 가지고 무대에 선 그의 에세이를 보통 사람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 그의 평론을 좋아하는 독자 또는  ‘작가의 얼굴’에 등장하는 41명의 영향력 있는 또는 잊혀진 작가에 관심이 있다면 백 번이고 즐거운 독서다. 

 

 

 

 

 

이건 아마도 에디터와 출판사 측의 노고이겠으나 특징적으로 마음에 들었던 것은

그림의 소개와 해당 그림이 항상 정확한 자기 위치를 하고 있다는 거다.

너무 빨리 등장하지도 늦게 등장하지도 않는 그림은 마치 영화 한 편을 보는 것과 같이

적절한 순간으로 친절하게 배열된 게 독서에 도움이 많이 됐다.

 

 

 

 

 

‘옮긴이(김지선)의 말’이 가장 잘 정리했다.

독일문학에 대한 특출 난 사랑을 이야기하며 초상화를 바라보며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고 문학을 이야기한다.

 

 


가만 보면, 우리는 모두 언제나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문학과 예술, 정치나 사회, 그 무엇에 대해 말하건, 실은 자신이 사랑하고 기억하는 것들, 소망하고 지향하는 것들을 표현하는 것이다.

그렇게 우리의 모둔 이야기들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며 어떤 사람이고자 하는지에 대한 고백이다.

그리고 그 고백들은 누군가에게 가 닿아, 하나의 거울이 되고 그림자가 된다.

 

- 349쪽, 살고 사랑하고, 이야기하기  中 (옮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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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0-22 21: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라일락 2013-10-23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에 남긴 글을 봤습니다.
char님께서 어떤 방법으로 먼댓글을 다시는지는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다른 블로그에 있는 글을 올리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는 듯합니다.
아래글은 신간평가단 담당자님께서 신간평가단에게 이런 방법으로 먼댓글을 다시라는 공지의 글인데, 참고하세요.


신간 평가단 분들은 알라딘 서재를 통해 리뷰를 작성해 주세요.
리뷰는 본인의 서재에서 마이리뷰로 작성해 주시고요, (개인 블로그에 작성하시는 분도 알라딘 서재를 만들어 알라딘 리뷰로도 함께 작성해 주셔야 합니다)
신간 평가단 서재에 개설되는 해당 도서 페이퍼에 먼댓글을 꼭 보내주셔야 합니다.
먼댓글로 연결되지 않은 리뷰는 저희가 확인할 길이 없으므로, 리뷰 체크가 되지 않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리뷰를 이중 등록하셔도 상관 없습니다.
먼댓글 연결 방법 안내 >> http://blog.aladin.co.kr/proposeBook/1759359

이 공지 내용대로 하시면 될 것같습니다.
알라딘 신간평가단 -도서에 서평을 남겨 주세요- 에 서평이 노출되지 않으면 확인이 불가능합니다.
그러니, 앞으로는 번거로우시더라도 알라딘 서재에 올려주시고, 먼댓글을 달아 주시기 바랍니다.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시면, 알라딘 신간평가단 담당자님께 문의드리시면 자세하게 알려주시리라 생각됩니다.




Char 2013-10-23 18:54   좋아요 0 | URL
글을 작성할 때 아래에 "먼 댓글" 란을 체크한 후 거기에 해당 먼댓글 주소를 기입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하면 공지글 아래에 댓글로 저의 글이 먼 댓글로 달리더라고요! 혹시 그 방법으로 문제가 있는건가요?

제가 블로그에 올리는 글과는 전혀 무관하게 올리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에서는 먼 댓글 작성하고 있지 않고 순전히 알라딘 서재를 통해서만 먼댓글 등록하고 있어요. 블로그와 알라딘 서재 블로그와 먼 댓글로 이어놓지 않았습니다. ㅠㅠ 어디서 문제가 일어나는 걸까요? 제게는 그것이 댓글로 알라진 공식 서재에 보이는데....

라일락 2013-10-23 19:31   좋아요 0 | URL
위의 글을 보면 서평 올리시는 방법이 틀린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이번 달에는 오류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달에도 서평을 올리신 후에 해당 도서에 char님의 서평이 올라와 있는지를 확인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서평 확인 과정에서 확인이 안 되어서 메일을 보내드렸는데, 혹시 불편을 드렸다면 죄송합니다.





Char 2013-10-23 19:30   좋아요 0 | URL
그럼 제 알리딘 서재에 글을 올리면서 그 아래에 먼댓글 입력란을 이용하지 않고
앞으로는 신간평가단 서재에서 말씀하신대로 작성하도록 하겠습니다 :)
다음 달엔 정상적으로 확인 가능하셨으면 좋겠네요 ㅠㅠ
제가 확인할 땐 댓글 달리는 거까지 다 보이는데 말이지요.

안내 고맙습니다!

라일락 2013-10-23 19:31   좋아요 0 | URL
네, 좋은 날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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