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짜: 신의 손 - 한정판 (2disc)
강형철 감독, 신세경 외 출연 / 이오스엔터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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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전편에 비하면 여러모로 부족한 면이 보인다. 전편의 비장한 분위기와 물 흐르는듯한 이야기의 흐름에 비하면, 2편은 너무 아기자기하고 마치 소꿉장난처럼 사건들이 펼쳐진다.
주연 배우들의 무게감이나 카리스마도 전편에 비할바가 아니다. 주인공 탑이나 신세경의 입을 통해서 튀어 나오는 순정만화같은 대사들은 손발이 오그라든다. 안그래도 두 남녀 주인공의 대사 전달력이 부족하고, 몸에 맞지 않는듯한 비속어를 내뱉는데, 형편없는 대사 수준에 더 겉도는 느낌이다.(옆에 있던 이하늬가 좀 잘 가르쳐주지...)

 

 

 

(전편의 조승우에 비하면 많이, 좀 많이 부족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계속되는 반전에 반전, 배신과 배신은 관객의 심장을 조이기에 충분하다.

특히 어둠의 다크, 죽음의 데쓰, 포스의 힘을 온 몸으로 내뿜는 악당 장도식의 존재감은 전편의 아귀 못지 않다. 오히려 이번 편에서는 최종 보스격인 아귀를 능가하는 기운을 뿜어낸다.
시덥잖은 노름판 격언이나 내뱉으며 전편에서 나불거렸던 대사들이나 재활용하는 아귀보다는 영화의 초반부터 실질적으로 작품을 지배하는 무시무시한 연기를 선보인다.

 

(거의... 한국 영화 사상 최고의 악당)

그런데 영화가 길어도 너무 길다. 고작 2시간 30분 정도지만 끝날 때가 됐겠지~하면 또 다른 작전이 시작된다. 이제 마무리되겠지 하면 또 일이 터지고, 이제 클라이막스겠거니 하면 또 이야기가 진행된다.
2시간 30분이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하는 2시간 30분처럼 느껴지긴 처음이다. 굉장히 재미있게 봤는데도 체감시간은 그대로인 셈이다.

 

그리고 자동차 추격전의 시트콤같은 분위기나 총을 든 악당의 허무 개그에 가까운 말장난들이 많이 아쉽다.

 

한 편의 오락 영화로는 손색없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너무 압도적인 전편의 존재감이 보는 내내 걸림돌이 되어버린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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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팔로잉 : 시즌1 (3disc)
조슈아 버틀러 외 감독, 케빈 베이컨 외 출연, 케빈 윌리엄슨 / 워너브라더스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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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베이컨이 나온다고 해서 '홈랜드'처럼 대단한 박진감과 스릴, 액션이 넘치는 걸작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연쇄 살인범과 컬트라고 불리는 그의 추종자들을 쫒는 FBI 수사관의 이야기는 지나치게 모범적으로 진행된다.
끈질긴 수사와 추적끝에 잡히는 것은 추종자들 뿐이요, 적당한 타이밍에 적당한 조연들이 희생된다.
시종일관 문제를 만드는 것도 지나가는 등장인물들이요,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그 인물을 제거하는 식이다.
악당의 탈옥은 적당한 시기에 일어나고, 믿을 수 없는 사람들을 피해서 도망친 곳은 오랜 친구의 외딴 집이고 그 친구는 악당의 총알에 쓰러진다.
거듭되는 주변 인물들의 배신과 점점 더 거창해지는 컬트의 인물들은 나중에 어떻게 수습할 수 있을런지 걱정이 될 정도다.
비슷한 시기에 방영하는 미드 '한니발'에 비하면 악당의 카리스마도 좀 부족하다. 별로 하는 것도 없이 말빨로 감당하려고 하는데 인상좋은 제임스 퓨어보이 스타일의 카리스마는 좀 안어울리는 것 같다.('로마'에서의 안토니우스 역할이 딱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이런 종류의 드라마라면 익숙할만한 패턴과 식상한 전개가 이어지면서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손에 땀이 나지 않게 된다.
막판에 펼쳐지는 대난장판과 구출극은 에피소드가 진행될 수록 점점 힘이 빠지는 이야기에 충격을 불어넣는 방식같지만 좀 뜬금없고 식상하다.

 

그래도 막판까지 범죄 집단을 조여가는 긴장감은 적당히 유지되고, 케빈 베이컨의 지치고 초췌한 수사관 연기는 변함없이 훌륭하다.
하지만 역시 '홈랜드'나 '24'같은 드라마를 이미 봤다면 '더 팔로윙'은 너무 모범적이고 무난한 수사 드라마일 것이다.
시즌이 막판에 이르기까지 액션도 감동도, 제대로 한 번 폭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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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다이하드: 굿 데이 투 다이 - 한정판 스틸북 - 극장판 & 확장판
존 무어 감독, 브루스 윌리스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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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 페인', '오멘' 리메이크같은 감독들의 전작을 보면 미리부터 기대를 접게 만든다.
역시 '다이하드' 시리즈 사상 최악의 작품이 나와 버렸다.
위트와 유머라곤 사라진 미국 영웅주의의 마초 캐릭터로 변질된 존 맥클레인, 쉴새없이 터지지만 강약이나 적당한 스릴도 없는 헛헛한 액션이 정말 에러다.

 

(공허하고 요란한 폭파 장면들의 퍼레이드)

 

맥클레인이 탄 모스크바의 택시기사는 팝송 좀 흥얼거리더니 택시비를 안받는다. 각본가가 누구인지 참 성의없이 썼다. 아니면 쌍팔년도 정서를 갖고 있나보다.
모스크바 거리에서 그 비싼 BMW를 몇 대씩이나 폭파시키는데 별 의미도 없고 흥분도 없다. (3편의 초반부 뉴욕 거리에서 싸구려 벤 한 대 폭파되는 장면이 훨씬 더 우아하고 박진감 넘쳤다.)

 

'에너미 라인스'같은 작품에서는 '탑건'을 능가하는 화려한 공중전 장면들을 보여줬던 존 무어 감독의 장기가 전혀 발휘되지 못했다. 군용트럭에 부딪힌 세단이 의미없이 날아가는 장면은 어색하기까지 하다.

 

1편 이후 시리즈가 계속될수록 하향세가 뚜렸하더니만 이번 5편에서는 완전히 바닥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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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비밀 - 독일 최고의 비밀 정보요원이 알려주는 상대의 마음을 사로잡는 결정적 비법
레오 마르틴 지음, 김희상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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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프로 빵을 자르는지 사람을 해치는지... 장비는 가치 중립적이라느니... 결국 이 책도 진정한 '관계의 비밀'을 털어놓지는 않는다.
오히려 비밀과 비법은 상식과 기본에 다를바 없다.
상대방을 포섭하기 위한 첫번째 요건은 상대의 좋은 점을 찾아내고, 상대방을 진심으로 좋아해야 한다는 식이다.

상대 무리의 패션과 말투를 따라하고, 상대방이 목적을 이루도록 도와줘라, 봉사에 댓가를 바라지 말라, 친구가 되어줘라...

장난인가 싶을 정도로 케케묵은 조언들이다.

상대방이 아무리 불평을 하고 비난하더라도 평전심을 유지할 줄 알아야 한다는 식의 조언은 굳이 정보기관 출신의 스파이가 아니더라도 할 수 있는 말들이다.

 

절대로 돈으로 인간 관계를 사지 말라는 조언이라니... 첩보원의 세계에서는 통하는 진리일지 모르겠다. 하지만 현대 사회는 'Money talks'라는 격언이 있을 정도로 물질적이다. 수백억원대의 산업 스파이가 도대체 무슨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겠는가? 인간적인 친분 때문에?

(당신도 모르고, 나도 모르고...)

 

중2병 걸린 조언들과 허세스러운 충고들로는 영화와 인터넷에 익숙하고, 물질만능주의에 찌들어 있는 독자들을 매료시키기에 역부족이다.

목표를 잘게 나누어서 단계적으로 실행하라, 자신의 목표를 자주 되뇌이면서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라, 상대방의 취미와 자녀 등에 관한 세심한 정보를 수집하라, 상대의 이름을 불러줘라는 식의 내용은 이미 수많은 책에서, 수없이 언급한 법칙들이다. 하도 많이 떠들어서 '거리에 담배꽁초를 버리지 말라'는 말처럼 누구나 알지만 실행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그런 관용구에 불과하다.

 

어쩌면 영화 '스파이 게임'의 브래드 피트처럼 무작위로 찍은 아파트에 올라가 차를 얻어마시며 베란다를 내다볼 정도의 테크닉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판타지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보기관출신과 정보원 포섭임무를 맡았었다는 이력을 팔아먹을 정도의 작가라면 기존의 인간관계 서적들과는 좀 다른 내용을 꺼내 놓을 줄 알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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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
조세래 감독, 박원상 외 출연 / 비디오여행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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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객의 눈은 정확하다.
만약 '스톤'이 굉장한 작품이었다면 이미 입소문을 통해서 널리 알려졌을 것이다.
요즘 관객들이 무작정 대중적인 작품만 찾고, 블록버스터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이 영화가 충분히 훌륭한 작품이었다면 인터넷 상에서라도 많이 떠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스톤'은 바둑을 통해서 깊이있게 인생을 이야기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바둑과 조폭이라는 소재를 적당히 섞어놓은 것에 불과하다.
김뢰하와 박원상의 연기는 뻔할지언정 훌륭했다. 하지만 영화의 중심인 조동인의 연기는 보는 내내 한숨이 나올만큼 헛헛하다. 아무리 조세래 감독이 자신의 아들을 출연시켰다 하더라도 스스로 렌즈를 통해 보면서 판단을 하던가, 함께 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신경을 썼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의 연기력은 부족해도 너무 부족했다.

 

(주인공의 연기력이 좀...)

 

"난 지금까지 살면서 한번도 선생이 없었어.", "인생이 바둑이라면 첫수부터 다시 두고 싶다."는 등의 중2병같은 대사들이 난무하고, 이야기는 예상했던 결말을 향해 달려간다.

 

확실히 아마추어를 연기자로 기용해서, 아마추어 감독이 아마추어 각본으로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를 보고 난 감상은... 역시 아마추어는 프로를 못이기고, 자신의 일에 프로 정신을 갖고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설픈 감상으로 이도저도 아닌 잡기에 빠져서 자신의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망하는 것이 전쟁터같은 이 세상의 현실이다.

 

(끝까지 폼잡지 말고 본업에 충실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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