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과장 1
히로카네 겐시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1996년 4월
평점 :
절판


'인간교차점'같은 히로카네 켄시의 이전 작품들을 보면 인간군상의 심리와 삶의 희로애락에 관한 날카로운 통찰력을 느낄 수 있었다.
'시마과장'에서도 샐러리맨들이 느끼는 애환과 그들의 화려함, 비루함, 애잔함을 느낄 수 있다. 샐러리맨들에게 회사란 술수와 처세술, 줄서기가 난무하는 그들만의 전쟁터이기도 하다.

하지만 히로카네 켄시의 '시마과장'은 단순히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만화가 아니다.
남자들의 성적 판타지를 과장된 에피소드로 풀어낸다.
시마과장이 거리에서 또는 일을 하면서 우연히 만나는 여자들은 대부분 미인이며, 그들은 어느샌가 평범한 샐러리맨인 시마에게 빠져든다. 시마는 그들과 화끈한 밤을 즐기다가 또 다른 미인과의 인연을 만들기 위해 떠나게 된다. 외국의 바이어, 직장 동기의 아내, 유곽의 마담, 같은 부서의 부하직원 등 미인이라면 상대를 가리지 않는다.
간혹 고릴라 같은 여성들이 시마에게 덤비기도 하지만, 작가는 그들의 관계를 허락하지 않는다.

'시마과장'은 만화로서의 재미도 재미려니와 80년대의 직장문화와 당시 샐러리맨들의 사고방식까지도 엿볼 수 있다. 좀 거창하게 말하자면 시대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작품이다.
일본이 초고속 경제성장을 하며 세계경제를 지배하던 시절, 헤드헌터라는 직업이 생소하던 시절, 직장형 인간들이 대부분이던 시절을 말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7-05-2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사실 시마 과장 보고 좀 열받았어요. 남자들은 모르지만 여자들은 그리 유쾌하지 않더라구요.

Mephistopheles 2007-05-29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장까지는 그러데로 볼만했는데...전무..이사까지 가는 그의 승진과정과 활동은
우익의 냄새가 폴폴 풍겨나오더군요..
그리고 저 역시...시마라는 인물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물론 소신있게 파벌에 속하지 않은 모습은 칭찬할 수 있지만, 본의가 아니던간에
가정은 붕괴되었고 그 결과로 섹스의 달인이며 여성들의 최강인기 캐릭터로 표현되는
모습만큼은 부정적으로 보여지더라구요.^^
 
티핑 포인트 - 작은 아이디어를 빅트렌드로 만드는
말콤 글래드웰 지음, 임옥희 옮김 / 21세기북스 / 2004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80/20의 법칙, 시간의 우선순위, 게릴라 조직처럼 간혹 상식을 뒤흔드는 법칙들이 등장하곤 한다. 하지만 나름대로 설득력 있고 또 유용하긴 하지만 결국 그 법칙을 부정하고 뛰어넘는 또 다른 법칙이 생겨나곤 한다.

이 책에서 몇 번 소개되는 80/20의 법칙만 해도 그렇다.
서점에서 판매되는 20%의 책이 매출의 80%를 차지한다고 하지만, 아마존에서 팔리는 50%에 가까운 책들이 일반 서점에서는 구할 수 없는 희귀한 책들이라는 설명도 있다.

무엇보다도 이 책의 내용이 너무 학구적이기 때문인지, 전체적으로 어수선하게 정리되어 있기 때문인지 일목요연하게 이해가 가질 않는다.
극소수의 사람들이 중요한 사건을 유발한다는 소수의 법칙에는 사람들 간의 연결 고리인 커넥터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커넥터가 만들어내는 결속력이 그토록 의미심장한 것인지 잘 모르겠다.

뉴욕의 지하철에서 ‘한 대당 천억 달러의 값어치가 나가는 새로운 열차’를 투입했다고 하는데, 도대체 미래형 최첨단 항공모함도 아니고 어떻게 도시의 열차가 천억 달러나 나갈 수 있는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황의 힘(깨진 창문 이론)이나 고착성 요소같은 훌륭한 아이디어를 접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유익한 책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Big Think 2012-01-23 13: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늘 포스팅한 티핑포인트 중 '깨진 창문이론'에서 사례로 설명했어요.
단순하고도 직접적인 것들이 티핑포인트를 제공한다는 것이란...
요즘 기사화 되고 있는
폭력성이나 테러리즘도 (억눌린) 소수가 집단을 대상으로, 상황적 요인(폭력물 시청, 게임 )에 의해 발생한다는 주장이 뒷바침 되네요.
 
정치 9단 1
히로카네 켄시 지음 / 삼양출판사(만화) / 2000년 2월
평점 :
절판


대기업의 유능한 샐러리맨이었던 카지는 국회의원 아버지와 그 후계자였던 형이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을 계기로 정치계에 입문하게 된다.

‘정치9단’의 전체적인 이야기는 국회의원 버전의 시마과장이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은 정치인이라면 으레 겪어야 할 문제들을 빠짐없이 경험하면서도 남자들의 로망을 놓치지 않는다.
카지는 파벌문제에 시달리기도 하고 정치자금을 고민하고, 평범한 정치인이라면 결코 경험하기 힘든 국제적인 납치도 몇 번이나 경험한다.
여자 문제로 중도 탈락하는 선배를 목격하기도 하고, 라이벌과 정책에 관한 논쟁을 벌이면서도 평범한 사람이라면 결코 가질 수 없는 지조 있는 태도를 잊지 않는다.
대학시절 럭비로 다져진 탄탄한 몸매와 강하면서도 젠틀한 태도로 여성들의 육탄공세를 한 몸에 받는다.

아버지의 죽음에 얽힌 문제도 이야기의 한 축으로 꾸준히 제기되지만, 나중에는 좀 흐지부지 끝나버린다.

일본의 정치제도와 선거방식에 관해서 알고 싶을 때 이 작품을 참고해도 좋을 정도로 자세히 나와 있다.
수많은 참고자료를 언급한 것을 보면 작가도 꽤 조사를 많이 한 것 같다.
미국에 대항하는 중국과 러시아의 결속 시나리오도 꽤 그럴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작가의 편협하고 어설픈 시각은 좀 불쾌하기까지 하다.
(APEC과 각국의 알력관계, 일본의 군병력 증가 문제, 남북한 관계가 일본에 미치는 영향 등은 꽤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기는 하다.)
중반부에서는 일본이 UN의 상임이사국이 되지 못하는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데, 일본의 자신감 없는 태도 운운하며 일본이 주는 것 이상으로 실리를 챙기지 못한다고 푸념한다.
일본은 핵폭탄을 떨어뜨린 미국을 미워하지 않는데, 한국은 일본을 미워한다는 식의 내용도 이해하기 힘들다. 핵폭탄이 왜 떨어졌는지, 과거사를 보는 현재 일본의 태도가 어떤지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것 같다.
개고기와 고래 포획을 묶어서 음식 문화 운운하는 것도 우스운 일이다. 한국의 변견이 멸종 위기에 있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댓글(1)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Mephistopheles 2007-05-2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마씨리즈도 여기저기 보여주는 일본만세는 좀 그 설득력이 떨어지더군요...
거기다가 요즘 일본의 젊은 세대에 대해 흔히 말하는 어른들의 잔소리도 종종
보이는 걸 보고 작가가 그리 넓은 시야를 가진 사람이 아니다 라는 판단이 되더라구요..^^
 
해피! HAPPY! 1
우라사와 나오키 지음, 신현숙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9월
평점 :
절판


천재적인 재능을 타고난 주인공은 너무나도 마음씨가 착하고, 주변의 악당들은 어떻게 해서는 주인공을 괴롭히지 못해 안달이다. 주인공의 주변 인물들은 하나씩 친구가 되고 무조건적인 신뢰와 애정을 베푼다. 그리고 가난한 주인공에게는 백마 탄 왕자님 같은 부잣집 도련님이 있다.

'Happy!'의 줄거리는 마치 TV에서 닳고닳도록 봐왔던 연속극 같은 이야기이다.
주인공 미유키는 어떤 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재능과 밝은 태도를 지녔으며, 필생의 라이벌이자 악의 축, 쵸코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미유키를 괴롭힌다. 기쿠코를 비롯한 친구들은 미유키를 위해 희생하지 못해서 안달이다. 봉황그룹의 후계자인 이찌로는 준수한 외모의 순수청년으로 미유키에게는 완벽한 왕자님이다.

하지만 이 작품은 그럴듯한 것처럼 폼을 잡거나 어설픈 작품성을 끼워 넣지 않는다.
철저하게 통속적이고, 흔히 싸구려 감상주의라고 말하는 악전고투 성공기의 감동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그것도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하게 말이다. 절대로 독자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다.
바로 그 점이 이 작품의 장점이다.

세상에 통속적인 이야기는 널리고 널렸지만, 진짜 철저한, 순도 100%의 통속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Happy!'는 진정한 걸작이라고 생각한다.

댓글(5)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가넷 2007-05-2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세기 소년이나 다시 볼까 싶네요. 그런데 동네 책방이 1주전에..문을 닫아서..-_-

사마천 2007-05-24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워낙 초기 작품이라... 땅기지를 않더군요 ^^

sayonara 2007-05-27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세기 소년'이 너무 지지부진해서 완간되면 읽으려고 꾹 참고 있는 중인데... ㅎㅎ
그래도 '해피'는 이전작인 '야와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들 하더라구요. 줄거리나 캐릭터도 비슷하고... 둘 다 잼있습니다. ^_^

송도둘리 2007-06-19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라사와 나오키의 만화 중에 처음으로 접했던 만화였는데...정말 닳고 닳은 연속극같으면서도 묘한 중독성이 있더라구요. ^^ 정말 재미있게 봤던 만화입니다!!

sayonara 2007-06-20 0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더 좋았어요. 어설프게 폼 잡지 않고, 100% 통속적이어서 말입니다. ^_^
 
파일럿 피쉬
오오사키 요시오 지음, 김해용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인기 만화 '동경 80's'에서도 알 수 있듯이 요즘은 이런 스타일의 작품이 유행하는 것 같다.
어느 날 갑자기 걸려온 옛 친구의 전화, 그 한 통의 전화로 인해 젊은 시절의 기억 속을 헤매는 주인공, 추억의 단편들, 기억의 편린들... 괴로움도 아픔도 담담하게 기억할 수 있다는 덧없음...

하지만 이렇게 취향을 많이 타는 작품들은 읽는 독자들의 성향에 따라 그 감흥이 판이하게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주인공이 겪어 온 일들이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자신이 기르는 개가 처음 만난 여자의 옷에 오줌을 싸고, 주인공은 갑자기 그 여자와 섹스를 나눈다.
여자는 수조의 물이 너무 깨끗하다는 이유만으로 울음을 터뜨리고, 그들의 친구가 탄 여객기는 소련의 미사일에 맞아 격추된다.
그리고 그들은 끊임없이 스웨덴의 록밴드, 수조 속의 물고기, 우산의 공유화, 음식점의 물맛 등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전체적으로는 이해할 수 없을 만큼 생경스러운 분위기의 작품이었지만, 읽고 나서 보니 우리가 겪어 온 경험과 선택들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물만두 2007-05-24 16: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종의 포장이죠.^^

sayonara 2007-05-24 16: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윽... 저도 속마음은 쫌 그렇게 생각하지만... 왠지 이런 종류의 작품에 열광하는 팬들을 보면 그것도 편견같아서... ^^;
"나에게 왜 이런 책을 선물로 주느냔 말이다~ㅅ!" 크아~~~ (-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