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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폴리스 스토리 SE (2disc)
진목승 감독, 성룡 외 출연 / 유니버설픽쳐스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매우 안타깝지만, 확실히 성룡이 한물갔다는 말은 사실이다.
‘뉴 폴리스 스토리’는 그런 성룡이 화려했던 8~90년대의 홍콩시절을 생각하며 만든 덧없는 몸부림 같은 작품이다.
상상력의 고갈과 상투적인 구성을 젊은 배우들의 발랄함과 스포츠 같은 이색액션으로 메워보려고 하고 있다.
감독과 각본, 주제가까지 모든 것을 총괄하던 예전의 성룡영화에 비하면, ‘뉴 폴리스 스토리’는 거의 모든 면에서 허술하다.
은행강도들은 엄폐물도 없이 총을 쏴대는데 멀쩡하고 경찰차 뒤에 숨어서 쏘는 경찰들은 줄줄이 쓰러진다.(무슨 터미네이터들도 아니고)
그리고 ‘뉴 폴리스 스토리’에 나오는 경찰들은 마치 ‘무간도’나 ‘쌍웅’에서 튀어나온 것 같다. 새까만 정장차림에 하나같이 깔끔하고 앳된 외모들, 그들이 사는 집과 사무실도 지나치게 화려하다.(영화 속의 경찰서는 ‘무간도’에 사용하던 세트를 그대로 옮겨놓은 것 같다.)
적의 아지트를 습격한 경찰들이 당하는 장면은 ‘배틀로얄’처럼 잔혹하고 비디오게임을 보는 것처럼 비현실적이다. 홍콩경찰들은 정말로 별다른 준비도 없이 미로 같은 적의 아지트에 우르르 몰려 들어갈 정도로 어리석은가? 부하들이 전부 잡힌 와중에 뜬금없이 게임을 하지 않나...
성룡이 출연하는 ‘경찰 이야기’라고 하기에는 너무도 어설프고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도 그렇다. 술병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는 성룡의 모습만큼이나 어색하다.
지금껏 홍콩영화들을 보면서 늘 조잡하다고 생각했는데 ‘뉴 폴리스 스토리’에는 그런 단점들이 확연히 드러난다.
마치 ‘폴리스 스토리’ 시리즈 5편이 아니라 ‘신영웅본색’이나 ‘신정무문’같은 아류작을 보는 것 같다. 성룡 본인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신 폴리스 스토리’는 할리우드에서 그저 그런 동양인 역으로 출연하며 방황하던 성룡이 고향에서 야심차게 재기를 노리는 작품이다. 하지만 이 작품의 모든 것이 ‘성룡영화’답지 않고 ‘홍콩영화’스럽다. 액션영화를 좋아하는 팬들은 만족할 테지만 성룡의 팬들은 무척이나 실망스러울 것이다.
도대체 왜 이 작품에 성룡이 출연했으며 왜 ‘폴리스 스토리’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겠다. 성룡영화의 감수성도 21세기에는 시대착오적이기 때문에 이 모든 것들이 변해버린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