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푸 허슬 UE (3disc) - [할인행사]
주성치 감독, 황성의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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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한때 ‘소림축구’의 속편이라는 소문을 조롱하는 듯 축구를 하는 아이들의 공을 터뜨리며 “이건 축구영화가 아냐”라고 내뱉으며 등장하는 주성치는 여전히 초췌해 보인다.
결국 이 작품도 사회적 약자, 소외된 자들이 자신들만의 성공을 이루고 꿈을 찾는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이야기의 구조, 주성치식 유머도 틀에 박혀있다.

하지만 CG과다의 액션장면들은 ‘소림축구’에서처럼 화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지 못하고 늘 거북하다. 도끼파와 돼지촌 주민들의 액션장면, 두 명의 킬러와 돼지촌 고수들의 결투장면 등은 화려하고 만화적이라기보다는 산만하고 정신이 없다.
과장된 액션도 계속 반복되다 보니까 너무 식상해서 영화 마지막 부분에서 주성치과 골룸을 닮은 노인네가 싸울 때쯤에는 보기가 지겨울 정도다.

팔뚝에 칼을 꽂았다 뺐다 하는 식의 유머와 머리에 불을 붙이는 유머는 너무 자학적이라서 오히려 부담스럽다. 다리가 안보일 정도로 빨리 달리는 추격전은 아무리 생각해도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것 같다.
예전의 주성치가 보여주던 유머는 시각적 완성도는 부족했지만 훨씬 창의적이고 재미있었다. 그에 비하면 이 작품의 유머들은 마시다가 남겨놓았던 김빠진 콜라를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다.

보잘것없는 젊은이가 자신의 진정한 힘을 자각하고 성공한다는 설정 또한 이미 ‘식신’과 ‘소림축구’ 등에서 익히 봐왔던 것들이라 그다지 새롭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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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5-10-31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면이 있긴 하죠. 주성치가 울나라에서 인기없는 이유가 유치함을 극대화시킨 영화를 추구하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저같은 주성치 빠돌이야 주성치만 나오면 그저 좋지만요

sayonara 2005-10-31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주성치를 참 좋아하긴 하는데... 특히 '당백호 점추향'의 시끌벅적함이나 '북경 007'의 창의적인 개그같은 것들이 참 좋더라구요.
'홍콩 레옹', 홍콩 마스크'같은 작품들은 좀 매니악해서 부담스럽지만... ^^;
 
아버지 청소년 현대 문학선 2
김정현 지음 / 문이당 / 2005년 10월
평점 :
품절


한 평범한 아버지가 있다. 집 안에서는 천덕꾸러기신세, 직장에서는 그저 그런 미미한 존재...
어느 날 그 아버지는 불치의 병에 걸리고 만다. 그리고 가족들의 태도가 180도 돌변한다. 아내는 남편에 대한 무한한 애정이 솟아오르는 듯 모든 것을 이해하고 심지어는 외도까지 부추긴다.(정말 대단한 이해심이다.) 평소에는 말조차 걸지 않던 딸은 갑자기 이 세상 최고의 효녀가 된다.
제대로 된 갈등 같은 것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고 단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것이 이해되고 용서되며 해결되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참을 수 없는 서글픔을 느꼈다. 이 땅의 아버지는 암이라는 불치의 병이라도 걸려야만 가족들에게 겨우 인정을 받을 수 있을 정도로 초라한 존재인가. 꼭 이런 식으로 억지감동을 쥐어짜내어 독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해야만 하는 걸까?!

수많은 경험을 통해서 자신 있게 말하건대, 가벼운 글 몇 줄로 만들어진 감동은 진지한 감동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장애우에 관한 책을 읽고 눈물을 흘리지만 실제로는 잠깐의 동정심을 갖는 것으로 끝나고 만다. 평소에는 부모님께 함부로 대하던 자식들이 이 책 한 권으로 갑자기 효자, 효녀들이 되지는 않는다.

잠깐의 감동을 느끼고 부모님의 사랑을 되새기는 것으로 족하다면 할 말이 없지만, 아버지라는 존재가 우리에게 얼마나 가볍기에 이런 식의 싸구려 신파극으로 깨달아야 한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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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하루 2006-01-24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지만 현실이 그렇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나는 울 아버지에게 다정한 딸이였는가, 울 어머니는 울 아버지에게 사랑스런 아내였던가.. 몇해전 아버지는 저에게 이런 고백을 하신적이 있습니다. 네 엄마는 너희들에게 최고의 엄마고 최고의 며느리이지만 여자는 아니다..라고.. 전 그때 엄마보다도 아빠가 더 불쌍하게 느껴졌답니다. 소설속의 희생양이 아니라 이게 현실이 아닐까 싶어요..

sayonara 2006-01-2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요. 그래서 더 안타깝습니다. 현실이 너무 부조리한 것 같아서 말입니다. 이런... -_-;;;
 
이익훈 E-TOEIC 개정판 세트 - (Eye of The TOIEC + Ear of the TOIEC + LC 테이프 10개) - Ear of the TOEIC + Eye of the TOEIC 2nd Edition
이익훈 지음 / 넥서스 / 2005년 9월
평점 :
절판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21세기 최고의 토익교재이다. 하지만 베스트셀러가 최고의 완성도를 보이는 것만은 아니 듯 (개인적으로 볼 때) 여러 면에서 아쉬운 점이 많다.

이 책의 장점이라고는 방대하고 자세하게 설명된 표현들과 문제량 밖에는 없는 것 같다.
토익에 관한 한은 모든 것을 담았다고 할 만큼 많은 표현들을 수록하고는 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정말 충분한 것일까?! 독자를 위한 배려가 부족한 상황에서 양적인 부분만 장점이 될 수는 없다고 본다.

가장 큰 불만은 조잡한 문장들이다.(아직 토익의 달인이라고 자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식의 비난을 하기가 부끄럽지만...)
예를 들면, 김대균씨의 책들은 실제 토익에 등장하는 문장들에 가깝게 흉내 내려 한 느낌이 강한 반면에 이익훈씨의 교재들에 등장하는 문장들은 왠지 기존의 단어, 숙어들 같은 자료들로 짜깁기한 표현들이라는 느낌을 받았다.(모두가 만장일치로 인정하는 교재에 대해서 혼자만 억지를 쓰는 것인지도 모른다. 바람이 있다면 영어고수인 분이 알라딘 서평을 통해서 제대로 평가해주셨으면 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다. 책값에 불만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불순하기는 하지만 다른 책들에 비해서 너무 비싸다. 게다가 걸핏하면 테이프 별매, 해설집 별매가 이익훈 사단의 특기가 아닌가.
학습자를 배려하지 않은 답답한 편집, 지나치게 많이 보이는 오자, 탈자들도 문제점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저것 따지면서 무슨 공부를 하겠느냐고 핀잔을 받을지도 모르지만, 워낙 뛰어나고 훌륭한 토익교재들이 많은 상황에서 이익훈사단의 교재들이 지나치게 과대평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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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갑부 2
이재운 지음 / 바움 / 2003년 4월
평점 :
절판


이재운씨의 '갑부'는 적절한 시기에 때맞춰 재출간된 작품이다. 최근 들어 자기계발과 재테크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후속편격인 '부자'도 출간되었다.)

이재운씨는 언제나 시대의 흐름을 잘 타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완성도를 지닌 작품들을 출간하는 작가라고 생각한다.
소설 '동의보감'의 아류작인 듯 하면서도 뛰어난 완성도를 갖추었던 소설 '토정비결',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때 출간된 '음양화평지인'등...
이번 소설 '갑부'는 마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와도 같은 부에 관한 서적들을 읽고 그 요점과 독후감을 한 편의 소설로 엮어놓은 것 같다. 그만큼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도 그럴듯한 경구들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간혹 너무 억지스럽다거나 피상적인 부분도 있는데, 책 속에 등장하는 갑부가 빌 게이츠와 정주영을 언급하면서 부자가 되는 데에는 학력이 소용없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학력이 부자가 되는데 꼭 필요한 요소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부자가 되는 데 있어서 장애요인도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빌 게이츠도 자신은 대학교육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학교를 박차고 나와 창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을 말리는 듯한 말을 한 적이 있다.
꿈이 클수록 성공할 확률이 크다는 말이나, 일정 기한 안에 어느 정도의 경제적 자유를 이룩하겠다는 일종의 '자기사명선언서'를 쓰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식의 말은 매우 공감이 가는 표현들이다.
그러한 경구들을 작가의 재능으로 드라마틱하게 엮어놓은 부분이 매우 재미있었다.

하지만 역시 주인공이 부자가 되는 것이 아니라 부자가 되는 법에 관한 가르침을 받고 끝나는 마무리가 좀 아쉽긴 하다. 결국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는 말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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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전집 6 (양장) - 셜록 홈즈의 회상록 셜록 홈즈 시리즈 6
아서 코난 도일 지음, 백영미 옮김, 시드니 파젯 그림 / 황금가지 / 200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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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의 이야기는 (처음 읽었던)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언제나 나를 설레게 한다. 다소 번역이 구질구질해도, 시대착오적인 설정들이 다소 우습긴 해도 말이다.

이번 6권은 지난 번 읽은 9권, '셜록 홈즈의 사건집'에 비해 삽화들이 조금 떨어지는 것 같다.
크기도 작고, 배경도 생략된 채 대충 그린 것 같은데다가 등장인물들의 포즈도 뻣뻣하고 어색하다.(좀 실망스럽긴 한데, 개인적인 착각인지도 모르겠다.)

이번 작품집의 수준은 전체적으로 무난한 편이다. 트릭도 안정적이고 구성도 좋지만, 독자의 눈길을 확 잡아끌 정도로 독특한 사건이나 기이한 범죄는 몇 편 되지 않는다.
전형적인 셜록 홈즈식 사건들이 대부분이다.

'증권 거래소 직원' 사건은 전형적인 홈즈 스타일의 사건이다. 흉악한 악당이 선량한 시민을 이용해서 음모를 꾸미는 식이다. '세 명의 개리덥', '빨간머리 연맹' 등 비슷한 성격의 작품이 꽤 있다.

'꼽추 사내'는 과거의 비극이 오늘의 범죄를 불러왔다는 식의 사건인데, 코넌 도일이 매우 자주 써먹는 스타일이다. '4인의 서명', '공포의 계곡'같은 장편도 이런 식으로 전반부(현재)와 후반부(과거)로 이야기가 나뉜다.

‘장기 입원 환자’ 역시 과거의 원한과 현재의 범죄라는 뻔한 공식에, 홈즈의 빛나는 추리력은 발휘할 필요도 없는 사건이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의뢰인의 마차를 통해 정체를 알아맞히는 홈즈를 보고 왓슨은 놀라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 추리과정을 짐작하는 원숙한 솜씨를 보인다.

‘마지막 사건’은 코넌 도일이 연재를 끝내기 위해 대충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좀 실망스럽다.
이전의 ‘공포의 계곡’같은 작품에도 모리어티 교수가 나오기는 하지만, 본격적으로 등장해서 홈즈와 멋진 대결을 펼친 적은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갑자기 단편 에피소드에 등장해서 범죄계의 나폴레옹이라느니, 지금까지 많은 범죄의 배후에 그가 있었다느니 하다가 시골구석에서 홈즈와 육탄전을 벌이니 말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은 홈즈의 유별난 재능이 대학시절부터 시작됐음을 보여주는 '글로리아 스콧 호' 사건이다. 홈즈의 추리도 인상적이었지만, 현재의 비극을 가져 온 과거의 사건이 더욱 흥미진진했던 에피소드였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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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0-3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봤다는데 의의를 두고 싶은 전집이죠^^

sayonara 2005-10-31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다고요. 번역이 구려도, 무늬만 하드커버라는 아쉬움도... 셜록 홈즈 시리즈를 다 봤다는 기쁨에 비하면 '새발의 피'죠.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