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라디에이터 - 할인행사
라우디 헤링턴 감독, 쿠바 구딩 주니어 출연 / 소니픽쳐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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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렘가의 청년들은 파이터로 성공하기를 바라고, 그들의 꿈을 이용하는 프로모터가 있다.
흑백의 갈등으로 파이터들의 투지는 극대화되지만 결국 그것은 자신들을 파멸로 이끄는 길일뿐이다.

이 작품은 스트리트 파이터들의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단지 화끈한 격투액션에만 중점을 두지는 않는다.
가족의 몰락으로 괴로워하는 청소년의 고민, 가난한 처지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빈민가 아이들의 의지, 세상이 만만치 않음을 보여주는 얍삽한 어른들의 농간...
하지만 그 때문에 액션영화로서의 본분이 조금 퇴색된 느낌이다.
주인공들의 격투는 '록키'의 주먹질만큼 비장하지 못하고, 홍콩영화의 권법만큼 재빠르지도 못하다.
거칠게 주먹을 뻗고, 투박하게 몸을 던지지만 이미 날렵한 액션영화들에 익숙해져 있는 관객의 눈을 만족시키기에는 좀 부족한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에 토미가 악당 보스(?)와 대결하게 되는 장면이 걸작이다.
이마(?!)를 이용한 적의 방어와 공격은 나름대로 설득력 있어 보이기는 하지만, 액션영화의 클라이맥스를 장식하기에는 좀 우스꽝스럽다.

특이하게도 이 작품의 주연을 맡은 제임스 마샬과 쿠바 쿠딩 주니어는 이후에 '어 퓨 굿맨'에서 상관의 명령으로 린치를 저지른 동료사병으로 나온다. '어 퓨 굿맨'에서는 쿠바 쿠딩 주니어가 좀 똘똘한 병사로, 제임스 마샬은 바보스러워 보일 정도로 우직한 병사로 나온다.

제임스 마샬이라는 배우는 볼 때마다 돌프 룬드그렌을 생각나게 한다. 'The OC'에도 나왔다고 하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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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독 - 아웃케이스 있음
루이 레트리어 감독, 이연걸 외 출연 / 엔터원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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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만나는 이연걸다운 액션이 있는 작품이다.
‘로미오 머스트 다이’나 ‘크레이들 투 그레이브’에서는 워낙 CG 도배가 심해서 이연걸의 펀치 하나 킥 하나, 몸놀림 하나도 자연스럽지가 않았다.(마치 조미료가 잔뜩 들어간 음식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번 작품에서는 ‘키스 오브 드래곤’에서 볼 수 있었던 담백하면서도 격렬한 액션을 즐길 수 있다.
오프닝에서 보여주는 17(?) 대 1의 액션도 화끈하다. 이연걸은 멋들어지게 다리를 휘두르기보다는 힘있는 펀치를 되풀이해서 날리는 박진감을 보여준다. 총알을 피하는 장면도 CG로 조작된 것보다는 훨씬 리얼해 보인다.

하지만 이 작품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감독이 무엇을 추구했는가 하는 점이다.
드라마가 가미된 액션 영화를 찍고 싶었던 것일까?! 아니면 액션이 가미된 드라마를 찍고 싶었던 것일까!?
드라마와 액션의 경계를 오락가락 하고 있는 이야기는 풀이 죽은 채 우두커니 서 있는 이연걸의 모습만큼이나 어색하다.

낮은 지능을 갖고있는 주인공의 연기는 꼭 에드워드 노튼이나 숀 펜같은 배우들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연걸의 영화에서 그런 연기를 기대해야 하는 걸까?!(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릴러 영화에서 무뚝뚝한 표정으로 일관하는 스티븐 시걸을 보는 것만큼 괴롭지는 않다.)

-그런데 이연걸이 왜소한 체격인 건 알았지만, 모건 프리먼과 나란히 걷는 걸 보니 꼭 소년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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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밀라의 눈에 대한 감각
페터 회 지음, 박현주 옮김 / 마음산책 / 200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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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거서 크리스티, 엘리리 퀸의 작품들 같은 전통적인 트릭의 간결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들은 정말 읽기 힘든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한 추리퀴즈 이상의 그 무엇, 문학적인 향기와 개성 있는 등장인물들 특히 시적인 감수성과 뜨거운 가슴을 지닌 여주인공의 드라마를 원하는 독자들은 상당히 감명 깊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독자들이 열광하는 이 책은 분명히 걸작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라는 감상뿐이다.
평범한 아이의 죽음을 추적하는 여탐정의 근성과 노력, 중반부 이후에는 분위기가 급반전해서 배위의 탐험기가 되더니, 차례로 등장하는 악당들은 변덕스럽기만 하다.
깊은 문학성에 별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독자가 이해하기에는 좀 난감한 작품이다.
넘버원 여탐정 에이전시 음마 라모츠웨의 얼음나라편인 것 같기도 하고, 후반부에서 밝혀지는 거대 음모의 정체는 '엑스 파일'의 알래스카 에피소드 보는 것 같다.

이 책에는 이런저런 많은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
어머니와 함께했던 시절의 회상, 요리하는 장면들과 식사하는 장면... 크로노스 호에서 벌어지는 스밀라와 승무원들의 갈등, 선장과의 대화...
간혹 작가의 유머감각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부분도 있다.
법률회사로 쳐들어가 청소를 하고 청소부를 다독이는 장면이라던지, 녹음테잎을 분석하기 위해 사람을 만나는 장면 등이 기억에 남는다.

어쨌든 북국의 감수성과 이국적인 풍광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의 작가는 정작 그린란드인의 피가 섞이지 않았다는 사실이 놀랍다.

또한 이 작품은 서구문명의 과학적 맹신과 탐욕을 비난하는 것 같으면서도, 식민지화가 물질적 요구를 개선해주었다, 게으르고 야만적인 동남아시아 사람들에 대한 표현 등이 등장하는 것도 이색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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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02 1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약간 그런면도 없지 않아 있죠. 이질적인 표현과 작가의 편견적인 시각... 그래도 별이 두개라니 너무해요ㅠ.ㅠ;;;

2005-11-02 18: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icaru 2005-11-02 20: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헛...참말로 이색적인 리뷰예요~ 십인십색이라는 견지에서 보자면~ 명쾌하고(깎아 말하면...흑백논리^^;;처럼 보이는뎅 ^^ ) 암튼..재밌게 읽었어요..

sayonara 2005-11-02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추천 눌러주셨군요. 감동~ ㅜㅜ
정말 이 책은 리뷰 쓰기 어려웠습니다. 왜들 이리 호평일색인지... 그리고 작가가 걸핏하면 등장인물의 입을 빌어서 동남아시아인을 비하하는데, 아무도 언급을 안하시는지...
저는 나름대로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입장에서 썼다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달랑 혼자만 별점 두 개라서 많이 뻘쭘... ㅠ.ㅠ;;;
 
러브 액츄얼리 - [할인행사]
리차드 커티스 감독, 리암 니슨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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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액츄얼리'는 크리스마스의 고전이 될만한 또 한편의 걸작이다. 미국의 경우 많은 연인들이 연말에 따뜻한 방안에 앉아 '시애틀의 잠못이루는 밤', '카사블랑카'같은 사랑영화를 본다고 한다.(믿거나 말거나)
이 작품 또한 판타지적인 면이 너무 강하고 비현실적이지만 가슴만은 무지 따뜻해지는 러브 스토리다.

평범한 또는 평범하지 않은 여러 커플들의 사랑이야기가 크리스마스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황당하고 당황스러운 사연도 있고 슬프고 가슴 아픈 사연, 어이없고 웃기는 사연도 있다. 오래 된 부부간의 사랑, 말도 잘 통하지 않는 외국인 간의 사랑, 돌봐야 하는 오빠 때문에 포기해야 하는 사랑(아니면 친오빠에 대한 사랑), 의붓아버지와 아들간의 사랑, 친구의 아내를 향한 사랑, 퇴물 록 가수와 매니저간의 사랑(?)...

어찌 보면 억지 해피엔딩으로 생각될 수 있는 이야기들이지만 리처드 커티스 감독의 뛰어난 연출과 영국의 대표배우들의 멋진 연기덕분에 보고 또 보고 싶은 걸작이 탄생했다고 생각한다.

이 영화를 보고 다시 한번 감탄한 것은 나이가 들면서 더욱 멋있어지는 휴 그랜트의 매력이다.
한때 느끼한 남자의 대명사처럼 여겨졌었지만 지금은 그 느끼함이 오히려 중년의 매력으로 발산되고 있는 것 같다.
뚱뚱하다며 남자친구에게 차인 여자에게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암살해주겠다고 하는 농담이나, 무례한 미국 대통령에게 "우리에겐 셰익스피어와 해리 포터, 여기에 베컴의 왼발... 오른발까지" 있다고 말하는 장면은 휴 그랜트만이 할 수 있는 유머라고 생각한다.

아쉬운 점은 '미스터 빈' 로완 앳킨슨의 너무나도 짤막한 출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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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홈즈 사건집 동서 미스터리 북스 131
아서 코난 도일 지음, 조용만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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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미스터리북스에서 출간된 '셜록 홈즈 사건집'의 단점은 확연하다.
번역이 구리다는 것. 수십 년 전의 책을 재출간하면서 기본적인 교열작업도 하지 않은 듯 시대착오적인 한자어가 넘치는데다가 기계적인 말투가 굉장히 거슬린다.
하지만 국내에 제대로 된 '셜록 홈즈' 시리즈의 번역본이 없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 만족할 수밖에 없다.

반면에 장점도 있는데, 여행 중에 차 안에서 쉽게 읽을 수 있고 휴대하기 편한 문고본이라는 점, 그리고 다른 출판사에 비해 가격이 좀(아주 조금) 싸다는 점이다.

모리어티 교수와 세바스찬 대령의 뒤를 잇는 거물급 악당과 대결하는 '거물 의뢰인'편에서 홈즈는 공권력이 해결하기 힘든 애매한 사건을 처리한다.
-어린 시절에는 홈즈의 책꽂이에 있는 알파벳순의 색인집을 꼭 갖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이제는 인터넷이 있으니 뭐 부러워할 일도 아닐 것이다.-

가장 극적으로 시작한 '세 박공 집' 사건은 집안의 보물찾기 같던 이야기가 의외의 방향으로 전개되는 드라마틱한 사건이다. 특히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처리하기 힘든 경우였는데, 홈즈의 원만한 중재가 빛을 발한다.

홈즈의 이야기 중에는 불가사의한 '엑스 파일' 사건으로 시작해서 이성적인 'CSI' 사건으로 결론나는 이야기가 많은데 '서섹스의 흡혈귀'는 그 대표적인 예다.
홈즈의 연역적 추리에 의해서 주관은 객관이 되고 사건은 확실하고 간단하게 해결된다.

'베일 쓴 여하숙인' 사건은 홈즈에게 재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던 경우다.
홈즈 또한 독자와 같은 입장에서 한 여성이 겪은 가혹한 운명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된다. 추리하고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지만 나름대로 의미심장하고 재미있는 에피소드였다.

이 밖에도 이 작품집에 수록되어 있는 12작품은 하나같이 재미있고 흥미진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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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5-11-01 1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잉? 동서를 ㅠ.ㅠ

sayonara 2005-11-02 16: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그만 가방 한구석에 넣고 다니려면, 황금가지의 하드커버는 부담스뤄서리... ^^;

adf657 2006-07-06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점 황금가지의 사건집보다 삽화가 완벽하게 다 있습니다.

sayonara 2006-07-07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홍~ 그렇군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