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트 플라이트
웨스 크레이븐 감독, 레이첼 맥아담스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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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 크레이븐 감독이 ‘스크림’ 1, 2편에서 보여줬던 긴장감은 이 작품에서도 여전하다. 게다가 이 작품에는 칼을 든 복면 살인마나 피투성이의 희생자가 없기 때문에 숨이 멎을 것 같은 긴장감은 더욱 돋보인다.

하지만 ‘나이트 플라이트’의 어설픈 설정들은 영화가 선사하는 공포와 스릴을 마음 편히 즐길 수 없게 만들 정도다.(그렇다고 해서 짧고 강렬했던 공포를 허탈한 결말로 말아먹은 ‘엑스텐션’만큼 망가진 작품은 아니다.)

우선 필요할 때마다 적재적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이 이야기의 흐름을 안일하게 풀어나간다.
기내전화를 방해하는 난기류는 필요한 순간에 불어닥치며, 911구조대는 때마침 출동중이다. 마침 필요했던 권총은 주인공이 넘어진 바로 옆에 놓여 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아쉬웠던 것은 ‘왜 차관급 요인을 암살하는데 동네 양아치 같은 건달들이 고용됐는가?’하는 점이다.
밤새도록 BMW 안에서 죽치고 있던 킬러는 어찌 그리도 허무하게 죽어버리는지... 막중한 임무를 맡은 킬러는 프로의식도 없이 입만 살아서 나불대다가 여성 한 명 제압하지 못하는지...
그리고 이들의 보스는 왜 중요 정치인을 암살하는데 고작 ‘2류 킬러’(악당 스스로의 표현대로)를 고용했는지 말이다.

영화 보는 내내 이런 점들이 답답하고 신경 쓰여서 이야기의 흥분을 제대로 느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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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8 16: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sayonara 2006-04-28 16: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비하고 얼빵한 킬러역에 너무나도 딱 맞게 나옵니다.
'진주 귀고리 소녀'에서 좀 귀엽게 나왔었지요!?

sayonara 2006-04-29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더 직접적으로 표현하자면... '비호감'입니다. -ㅗ-;
 
협상의 법칙 (오디오북) - 소리로 읽는 비즈니스
허브 코헨 지음, 북텔러 이윤석.이예진 / 청년정신 / 200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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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처음 접하는 오디오북이기 때문인지 약간(!) 거북하고 많이(!!) 어색했다.
오디오북이 원래 운전이나 집안일 같은 다른 일을 하면서 듣는 용도로 시작되었기 때문인지 이 ‘협상의 법칙’도 전체적으로 느긋하게(?) 구성되어 있는 편이다.
하지만 이 오디오북의 내용은 너무 느슨하다. 남자 내레이터의 목소리는 지나치게 낮고 침착해서 금세 지루해지곤 한다. 게다가 말의 속도가 너무 느려서 오히려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는 것이 고역스럽다.

초반 10분을 '협상으로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된다'느니, '협상은 생활 속에 있다'는 식의 뻔한 내용으로 시작하는 것도 흥미를 떨어뜨린다.

하지만 이후의 내용들은 전반적으로 훌륭하다.
열린 사고방식과 원칙에만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사고방식, 자신의 단점을 장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나름대로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 언급된 사례들이 이미 낡은 부분이 많아서 막상 실생활에 적용하려면 응용과 더 많은 재치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그리고 구소련인들의 난폭하고 무자비한 면을 강조하기 위해서 흐루시초프가 UN총회에서 구두를 벗어서 테이블을 두드리는 쇼를 했다는 일화를 언급하는데,(게다가 사진을 분석해보면 양쪽의 구두를 전부 신고 있었다는 말까지 덧붙인다.) 매우 무책임한 일이다.
실제로 그런 일이 있었다는 소문만 무성할 뿐 그 증인이나 사진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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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쓰는 연개소문전
김용만 지음 / 바다출판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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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들과 영류왕을 몰살시키는 순간에 연개소문이 겪었을 고민과 갈등을 묘사하는 부분은 말 그대로 '구국의 결단'이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그것도 모자란 지 배포와 기개, 카리스마, 위엄 같은 거창한 표현들을 총동원해서 연개소문을 추켜세운다.
하지만 무척 다행스럽게도 이런 식의 말장난은 1장에서 끝이 난다.

그리고 또 한 번 무척 아쉽게도 연개소문에 관한 이야기 또한 그쯤에서 끝이 난다.
이후에는 7세기, 삼국시대 말기의 한반도와 동북아정세를 정치적, 사회적으로 분석하는 내용이 이어질 뿐이다.
작가의 상상력이나 현란한 글솜씨가 아닌 꼼꼼한 자료조사와 치밀한 추론에 바탕을 둔 전개는 마치 잘 만든 역사 교과서를 보는 것 같다. 내용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고, 수많은 각주로 보충되어 있으며, 박스로 추가된 부연설명과 지도까지 실려 있다.

하지만 모든 내용이 당시 두차례에 걸친 고구려-당의 전쟁 과정과 그 배경, 동북아 국가들의 외교관계를 설명하고 있을 뿐 정작 제목에서처럼 연개소문 개인에 관한 내용은 전무하다시피 하다.

이 책을 통해서 역동적이었던 당시의 상황에 연개소문이라는 인물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어떤 일을 이루어내고 어떤 과오를 저질렀는지는 파악할 수 있지만, 정작 연개소문이 어떤 사람이었는지, 어떤 일을 경험하고 어떤 갈등을 겪었는지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 책은 역사입문서, 교양역사서로는 훌륭하지만, 뒤표지에 적혀있는 것처럼 '연개소문의 고독한 싸움을 만나보'기에는 터무니없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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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4-18 1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망이 크셨겠군요. 저는 읽어보지 못했지만 ^^

sayonara 2006-04-18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아니었어요. ㅜㅜ
전 '한 인물', '그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하는데... ㅠㅠ

진주 2006-04-18 17: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개소문에 대한 자료가 부실한데 소설이면 몰라도 어떻게 저런 책으로 한 권을 만들지 의심이 가더라니만...

sayonara 2006-04-18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 애초부터 연개소문을 팔아먹지 말고, 그냥 '고구려를 중심으로 한 삼국시대 말기의 동북아 관계 고찰'같은 논문이 적당하지 않았을런지... -_-;

조수아 2008-12-20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들 비약이 심하신 것 같군요.. 한 인물, 그 사람의 이야기.. 모든 인물은 한 시대 속에 살아갑니다. 그래서 한 인물에 대해 말하고자 할 때는 그 사람이 속한 시대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 것이 정상이지요.. 더구나 연개소문이라는, 고구려 말기의 정치 지도자에 대한 책에서 연개소문이 처했던 당시 시대 상에 대해 언급을 하는 것은 당연지사입니다. 연개소문에 관련된 자료는 극히 적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연개소문의 출신 성분(출신 부)과 출생 연도, 그리고 그동안 잘못 알려진 그의 사망 연도며 연개소문이 전쟁 시에 보여준 전략 등에 대해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순신에 대한 책을 쓸 때 임진왜란이 반드시 들어가게 돼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순신은 임진왜란을 통해 민족의 영웅이 된 사람이며 그 전쟁을 통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이순신에 대한 책에서 임진왜란에 대한 내용이 많다고 해서 어느 누가 그 책을 이순신전이 아니라고 혹평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연개소문도 마찬가지입니다. 연개소문이 대단하다고 알려진 것은 그가 왕을 죽이고 권력을 차지했기 때문은 아닙니다. 이러한 인물 유형은 한국사에서도 많이 등장하는 유형입니다. 연개소문이 대단한 것은 그가 2개의 큰 전쟁을 지휘하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그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는 데 있습니다. 고당전쟁과 연개소문은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이며, 연개소문의 실체를 밝히기 위해서는 고당전쟁의 실체를 밝혀야 하며, 고당전쟁의 진실을 알기 위해서는 연개소문의 진실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sayonara님의 혹평과 다른 분들의 혹평에 대해 이의를 제기합니다. 결론은 한 인물에 대해서 말할 때 그 인물이 속한 시대를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sayonara 2011-12-03 23:08   좋아요 0 | URL
이런 식의 논의는 시작하면 끝이 없겠죠. 자동차를 말하려면 포드와 터커 시대부터 얘기해야 할테고... 스마트폰을 말하려면 삼성/애플 심지어는 노키아에 대해 말하지 않고서는 이야기할 수 없고...
그래서 아예 논의 자체를 차단당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이순신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당시 동북아의 정세와 임진왜란을 시작한 일본의 내부 사정들, 당시의 왕권과 지배층/피지배층의 관계를 정작 이순신 자체보다 더 많이 이야기한다면 어떻게 '이순신'이라는 제목으로 책을 팔아먹을 수 있을까요...
 
아라한 장풍대작전 일반판 [dts]
류승완 감독, 류승범 외 출연 / 아트서비스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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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완 감독은 아직도 '죽거나 혹은 미치거나', '다찌마와 리'같은 작품들을 찍던 시절의 감각을 되찾지 못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 이런 액션이 그의 스타일이었던 것일까?

개인적으로 볼 때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처럼 '아라한 장풍 대작전'도 뭔가 어색한 스타일과 어설픈 조합이 좀 거슬린다.
'피도 눈물도 없이'는 스릴러와 액션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는 작품 같았다.
'아라한 장풍 대작전'은 육박전의 정통액션과 와이어액션 사이에서 중심을 잃은 것 같다.

새로운 액션과 이야기도 없지만, 기존의 것들을 절묘하게 엮어내는 류승완 감독다운 재치도 없다.
우리가 거리에서 쉽게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 깊은 무공을 지닌 도인들이 있다는 설정은 '소림축구'같은 작품들에서 본 것 같다.
카리스마가 부족한, 초췌한 악당은 그 절절한 사연에 지나치게 감정이입이 되다 보니 나중에는 오히려 불쌍할 정도였다.

특히 전작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보여줬던 투견장의 처절한 액션을 기억한다면, '아라한 장풍 대작전'의 액션장면들은 (나쁜 의미에서) 마치 만화책을 보는 것 같다.
등장인물들이 발길질을 해대며 허공을 날아가는 장면, 이리저리 휘어지는 칼을 정신없이 휘둘러대는 장면들은 마치 유행지난 홍콩무협영화를 보는 것 같다.
-이미 '매트릭스' 시리즈 같은 궁극의 CG도배+와이어 액션을 구경한 관객에게 '아라한 장풍대작전'의 특수효과는 좀 촌스럽기도 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웠던 점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액션의 정체성이다.
극중에 악역으로 등장하기도 하는 정두홍 무술감독은 류승완 감독과 자신의 스타일을 적당히 타협한 듯 와이어 액션과 맨몸 액션을 번갈아가며 선보인다.
개인적으로는 지축이 흔들리고, 주인공들이 허공답보를 일삼는 식의 특수효과 덧칠액션보다는 땅바닥에 발을 붙이고 정신없이 주먹질과 발길질을 교환하는 건달들과의 술집에서의 싸움이 더욱 감탄스러웠다.
마치 성룡의 옛 시절을 보는 것 같은, 이연걸의 액션을 보는 것 같은 명장면이었다.

확실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에서 류승완 감독이 보여줬던 것,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정두홍 무술감독이 보여줬던 것... 두 콤비가 만드는 소박하기까지 한 순수한 육체의 향연이 류승완표 액션영화의 가장 큰 볼거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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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04-18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류승완 감독의 영화는 모호해 졌어요. 자본의 투입으로 후퇴되는 기분도 드는..
어서 빨리 다찌마와 리 같은 명작이 다시 만들어져야 하는데 말이죠~~ ㅋㅋ
오동나무 코트...~!!!

sayonara 2006-04-18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최근의 '짝패'를 보면 또 다르고... 확실히 류승완 감독이 불세출의 천재감독인 건 맞는 것 같은데... 분출하는 자신의 재능을 주체할 수 없는 건지...
갠적으론 정말 '다찌마와 리'같은 코믹액션이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같은 정통액션이 한번 더 보고싶은데... ^^;
 
존 템플턴, 월가의 신화에서 삶의 법칙으로
로버트 허만 지음, 박정태 옮김 / 굿모닝북스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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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평범한 기독교인에 불과한 자신이... 큰 영광' 운운하면서 존 템플턴에 대한 존경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사실 이 책 자체가 그렇다.
저자는 곁에서 지켜본 템플턴에 관해서 시종일관 감격스러운 어조로 써내려간다.
간혹 템플턴상을 소개하는 서문의 내용에서처럼 종교와 과학에 관해 횡설수설하기도 한다.
존 템플턴이 마땅히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 하더라도, 이토록 일관되고 맹목적인 찬사가 과연 옳은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어쨌든 템플턴의 이야기는 매우 교훈적이고, 그의 인생은 독자들에게 귀감이 된다.
이 책은 '월가의 영웅' 템플턴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증권과 돈보다는 인생의 의미, 절제의 미덕, 종교적 신념 같은 영적인 부분에 보다 많은 비중을 둔다.

본문을 읽으면서 자꾸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비범한 인물은 과연 타고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하는 의문 말이다.
물론 죽도록 노력한다면 선천적인 천재성을 만회할 수 있겠지만, 그 노력 또한 타고나야 하지는 않을까?
그런 식의 자괴감이 들 정도로 이 책에 나오는 템플턴은 지독하게 뛰어나고 탁월하다.
심지어는 그 비범함이 비현실적으로 출중해서 마치 그저 그런 위인전을 읽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청소년 시절, 성인시절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 하나 없으며 흐트러짐 하나 없다.
흠모하지 않을 수 없으며 조금의 빈정거림도 내뱉기가 어려울 만큼 훌륭하다.

템플턴의 인생을 관통하는 가장 교훈적인 자세는 '불굴의 의지'다.
이 책을 통해 그의 고귀한 정신과 태도를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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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4-18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자신을 단련하려고 노력했죠, 또 자신의 일이 뜻대로 안되어도 겸손하게 그걸 돌아보고 고치려고 하는 일이 많았습니다.

sayonara 2006-04-18 1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직히 이 책의 리뷰들을 보고 굉장히 기대했는데... 책 자체보다 실제 주인공은 100배쯤, 책 자체보다 책의 리뷰들은 200배쯤 더 좋았어요. -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