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후를 기획하라 - 30대에 다시 쓰는 생존 계획서
김규 지음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6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피상적인 정세분석과 어설픈 경제전망으로 시작한다.
노무현 정부에 대한 선동적인 질타도 있다. 그런데 그 근거로 제시한 것이 최장집 교수의 말이라니.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

저자는 끊임없이 경기불황을 강조한다.
계속해서 경기가 안좋다, 국가경쟁력이 떨어진다면서 쉬지 않고 떠들어댄다.
자기계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도 결국에는 경기불황에 관한 분석으로 끝난다.

‘국가경제 발전을 위한 당면과제 10가지’같은 뜬금없는 주제의 챕터도 있다.
과연 자기계발서적에서 후진적인 정치문화, 일관성 없는 정부정책, 과도한 기업규제 등을 논하는 것이 무슨 의도란 말인가.

이런 이야기로 페이지의 1/3을 낭비한 뒤에, 본격적인 얘기를 하겠다면서도 또 횡설수설 한다.

저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소비풍조를 질타하기도 하는데 이 문제는 독자들이 곰곰이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정말 우리 아내와 부모님들이 부자습성에 젖어서 신용카드를 마구 긁어대고 있는가? 정말 사치스럽게 살고 있는가?
저자의 주장은 선정적인 언론의 호들갑과 다를 바 없는 양치기 소년의 외침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부실대출로 수많은 은행이 사라졌다면서 주택은행을 언급했는데, 상식이 있다면 주택은행이 아닌 국민은행을 꼽았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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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천 2006-05-23 1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만 10년 후군요 쩝.

sayonara 2006-05-23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형편없습니다. 독자들도 돈 1만원을 벌려고 시간과 땀을 쏟아야 하는데... 그렇게 번 돈을...
이런 책에 또 시간과 돈을 낭비해야 하다니... 울컥~ -┎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 - 개정판
다카하시 겐이치로 지음, 박혜성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5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문학적 소양이 (많이) 부족한 나에게 ‘우아하고 감상적인 일본야구’는 너무 벅찬 작품이었다.
어떤 독자들의 눈에는 수준 높은 문학적 문구들로 가득했을 페이지들이 내 눈에는 두서없는 잡담으로밖에 보이질 않았기 때문이다.
고양이 이름에 관한 잡담, 야구에 관한 글에 대한 잡담, 야구에 관한 잡담...

그리고 작가가 직접 썼다는 연보에 굳이 ‘따분했다’, ‘허리를 삐끗했다’는 내용이 들어가 있어야했는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문학적인 농담이었을 수도 있을 테지만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에 더욱 답답했다.

‘사물과 언어, 그리고 이미지들이 퍼즐 맞추기의 조각처럼 서로 맞물려 있어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자만이 '진정한 야구 이야기'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다.’는 뒤표지의 찬사는 어느 정도 문학적 소양이 갖춰진 독자를 위한 글인 것 같다.

문학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의 답답함과 깊이 있는 독서를 할 수 없는 자의 아쉬움을 그 누가 알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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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배심원
존 그리샴 지음, 최필원 옮김 / 북앳북스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존 그리샴은 참 많이 변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 건너뛰기’, ‘톱니바퀴’라는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를 쓰더니만, ‘하얀집’, '관람석‘같은 순수문학에 가까운 작품을 쓰기도 한다.
최근작 중 비교적 존 그리샴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는 ‘유언장’도 이전의 법정 스릴러와는 거리가 멀다. 전체 줄거리의 절반이 아마존의 밀림에서 펼쳐지다니 말이다.

‘최후의 배심원’에서는 클랜턴이라는 소도시에서 벌어지는 살인사건과 재판, 지역신문사의 젊은 발행인인 윌리 트레이너의 취재 이야기가 펼쳐진다.

존 그리샴답게 미 법조계의 배심원 제도와 가석방 제도의 허점을 통쾌하게 파고드는 것을 잊지 않는다.
그뿐 아니라 선정적인 언론의 보도행태, 인종문제, 다소 우스꽝스러운 선거제도, 대형할인점과 지역경제문제들까지 아우르고 있다.

하지만 역시 초창기의 존 그리샴이 보여주던 긴박감 넘치는 재미가 느슨해졌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스티븐 킹은 ‘신출내기 작가가 존 그리샴에게 배워야 할 것은 솔직함과 시원시원한 글 솜씨’라고 말했지만, 그는 과연 ‘최후의 배심원’을 읽고도 그런 말을 했을까.

‘의뢰인’이나 ‘펠리컨 브리프’같은 날렵하고 간결한  법정 스릴러를 다시 읽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90년대였다면 두세 권으로 분책되었을 분량의 작품을 한권으로 출간한 출판사의 자세는 고마운데, 간혹 번역본의 문장이 무슨 소리인지 모르겠다.
로다 카셀로의 언니는 로다를 가리켜 자꾸만 ‘언니’라고 하고, (비가 오지 않는) 무더운 날씨의 습도가 98퍼센트까지 떨어졌다고 한다. 30도가 넘는 날씨를 ‘온화한 날씨’라고 하는 것도 맞는 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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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5-2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중간하면 역시 잘 안되는 것 같아요.

Mephistopheles 2006-05-22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빈쿡이나 존 그리샴의 소설이 예전만 같진 않더라구요..
전 이걸 영화로 봤는데.. 주인공이 배심원 구워삶는 방법은 기발하더라는..^^

sayonara 2006-05-22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확실히 최근들어서 존 그리샴의 작품들이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그의 문학적인 향기를 반기는 독자들도 많은 것 같지만, 저는 초창기의 스릴러가 더 그립습니다. ㅎㅁ
 
밤 그리고 두려움 1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코넬 울리치 지음, 프랜시스 네빈스 편집,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코넬 울리치의 단편들은 이야기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흥미진진하며, 단편의 대가 오 헨리 못지않게 위트가 넘친다.

단편집 첫 권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여덟 편인데, 뒤로 갈수록 분량이 길어지는 반면 이야기는 조금 느슨하다. 그래서 앞부분에 수록된 단편들이 훨씬 재미있다.

'담배'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팽팽한 긴장감이 일품인데다가 안전한 반전까지 흠잡을 데 없다.

경찰에 포위된 극장의 인질극을 다룬 작품 '동시상영'은 별다른 반전이나 충격이 없는,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지만 박진감 넘치는 묘사만큼은 매우 뛰어나다.

우연히 찾아온 행운의 무게를 감당해야만 하는 사나의의 이야기 '횡재'는 마치 모파상의 단편을 읽는 것 같다.
정의로운 경찰의 무모한 도전에 관한 '용기의 대가', 탐욕스러운 인간의 내기와 예정된 결말에 관한 '목숨을 걸어라' 등도 마찬가지로 빼어난 걸작들이다.

코넬 울리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라는 '엔디코트의 딸'은 마치 오 헨리의 '경관과 찬송가'같다. 마치 허무개그같은 모험담을 읽는 것처럼 인상적이다.(당사자에게는 피가 마르는 일이지만, 구경꾼에게는 재미있다.)

코넬 울리치의 스릴 넘치는 단편들에는 인생의 위트와 반전, 인과응보의 이치까지 두루 담겨있다.

확실히 코넬 울리치에게 '추리소설계의 피츠제럴드'라는 찬사는 너무나도 약소하고 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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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소원이 있다면 코넬 울리치 전집이 나와주는 것이랍니다~

사마천 2006-04-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가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도 꽤 괜찮은 작품인데 ^^

sayonara 2006-04-2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츠제럴드는 의심의 여지없이 현대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죠?! ^^;
90년대말에 영미권 대학생들이 문학평론가만들의 순위놀음에 반발해서 자신들의 순위를 만들었는데, 1위가 '위대한 개츠비'였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코넬 울리치의 위대함도 피츠제럴드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독자들의 추리문학에 대한 편견이 아쉬울 뿐... ^^;;
 

짜릿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엔딩의 수사 시리즈



'콜드 케이스'란 미결사건을 가리킨다.
주인공 릴리 형사를 비롯한 이 시리즈의 수사관들은 증거도 빈약하고, 흔적도 사라져버렸고, 증인들도 늙거나 죽어버린 과거의 사건들을 해결한다.
수십년 전 경찰들의 비리에 실망하기도 하고, 당시의 주먹구구식 수사방식에 좌절하기도 하지만 열심히 발로 뛰면서 차근차근 사건을 해결하고 만다.

'콜드 케이스'는 미국 TV에서 흔해빠진 범죄스릴러물이지만 'CSI'와는 또 다른 독특한 재미를 선사한다.
주인공들의 갈등과 드라마같은 부분에 공을 들이기보다는 범죄의 재연, 증인들과의 대화같은 사건의 해결 과정에 중점을 둔다.
제리 브룩하이머 사단의 시리즈답게 매 장면들이 긴박감 넘치고, 사건의 전개가 빠르다.
특히 등장인물들의 과거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흑백/컬러로 교차되는 장면들은 '콜드 케이스'만이 보여주는 매력이다.
특히 매 에피소드의 엔딩은 짜릿한 감동을 선사한다.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원한이 풀린 원혼이 감사하며 사라져가는 것처럼, 사건이 해결되고 나면 처리장면들 사이사이에 희생자들의 밝은 표정으로 지나간다. 그때마다 흘러나오는 주옥같은 올드팝들은 꼭 인터넷으로 검색해보게 된다.
이 멋진 엔딩 때문이라도 이 시리즈를 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일부 시청자들에게는 이런 식의 뮤직비디오같은 엔딩이 좀 부자연스러울지도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감명 깊게 본 에피소드는 '증오의 시대'편이다.
동성애가 인정받지 못하던 60년대의 비극과 편견, 용기 있는 청년의 죽음, 비겁했던 사람들...
The Byrds의 'Turn! Turn! Turn!'이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가운데 활짝 웃고 있는 다니엘이 서 있던 엔딩은 너무 감동적이어서 눈물이 나올 뻔 했다.(실제로 많은 팬들이 이 에피를 시리즈의 정점으로 꼽는다.)
그리고 이 에피에서 주인공 다니엘의 친구로 나왔던 훤칠한 청년이 ‘수퍼맨 리턴즈’에서 쫄바지를 입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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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21 19: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우리나라에 방송 안되나요?

Mephistopheles 2006-04-21 19: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턴!턴!턴!이라면 포레스트 검프에서도 나왔던...??

줄리 2006-04-2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가장 좋아하는 프로인디,, 반갑네요. 그리고 저두 그 에피소드에 눈물나는 감동을 받았었는데... 전 에피소드를 시디로 다 모아서 보관까지 하고 있어요.

sayonara 2006-04-22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케이블에서 방송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최근에 재방하다가 조기종영했던데...
그러고 보니 이 곡이 '포레스트 검프'에도 나왔더라구요. 저도 기억이...
미공개 장면과 NG모음, 인터뷰같은 서플을 담은 DVD타이틀이 출시되었으면 좋겠는데, CSI같은 작품도 출시되지 않은 걸 보면 아마도 요원한 일일듯...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