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그리고 두려움 1 시공사 장르문학 시리즈
코넬 울리치 지음, 프랜시스 네빈스 편집, 하현길 옮김 / 시공사 / 2005년 12월
평점 :
절판


코넬 울리치의 단편들은 이야기 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흥미진진하며, 단편의 대가 오 헨리 못지않게 위트가 넘친다.

단편집 첫 권에 수록된 단편들은 모두 여덟 편인데, 뒤로 갈수록 분량이 길어지는 반면 이야기는 조금 느슨하다. 그래서 앞부분에 수록된 단편들이 훨씬 재미있다.

'담배'는 긴박감 넘치는 전개와 팽팽한 긴장감이 일품인데다가 안전한 반전까지 흠잡을 데 없다.

경찰에 포위된 극장의 인질극을 다룬 작품 '동시상영'은 별다른 반전이나 충격이 없는, 비교적 단순한 이야기지만 박진감 넘치는 묘사만큼은 매우 뛰어나다.

우연히 찾아온 행운의 무게를 감당해야만 하는 사나의의 이야기 '횡재'는 마치 모파상의 단편을 읽는 것 같다.
정의로운 경찰의 무모한 도전에 관한 '용기의 대가', 탐욕스러운 인간의 내기와 예정된 결말에 관한 '목숨을 걸어라' 등도 마찬가지로 빼어난 걸작들이다.

코넬 울리치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단편이라는 '엔디코트의 딸'은 마치 오 헨리의 '경관과 찬송가'같다. 마치 허무개그같은 모험담을 읽는 것처럼 인상적이다.(당사자에게는 피가 마르는 일이지만, 구경꾼에게는 재미있다.)

코넬 울리치의 스릴 넘치는 단편들에는 인생의 위트와 반전, 인과응보의 이치까지 두루 담겨있다.

확실히 코넬 울리치에게 '추리소설계의 피츠제럴드'라는 찬사는 너무나도 약소하고 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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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4-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소원이 있다면 코넬 울리치 전집이 나와주는 것이랍니다~

사마천 2006-04-22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가요.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도 꽤 괜찮은 작품인데 ^^

sayonara 2006-04-24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피츠제럴드는 의심의 여지없이 현대의 대가라고 할 수 있겠죠?! ^^;
90년대말에 영미권 대학생들이 문학평론가만들의 순위놀음에 반발해서 자신들의 순위를 만들었는데, 1위가 '위대한 개츠비'였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코넬 울리치의 위대함도 피츠제럴드 못지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독자들의 추리문학에 대한 편견이 아쉬울 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