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날 들어봐라, 영어가 되나! - 스피킹으로 완성하는 나만의 한국식 영어회화
장동렬 지음 / 쿠키 / 2006년 4월
평점 :
절판


‘백날 들어봐라, 영어가 되나’라는 상업적인 제목보다는 ‘스피킹으로 완성하는 나만의 한국식 영어회화’라는 부제가 더 책의 내용을 잘 반영한다.

이 책은 저자가 대학시절 듣기를 포기하고 스피킹에 집중해서 각각 3개월만에 영어와 프랑스어를 배운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
저자는 한 번 안 들린 문장은 수백 번을 들어도 안 들린다고 강조한다.
‘귀를 뚫으려는 대신 혀를 풀어라’는 주장은 터무니없는 사이비 비법 같지만, 본문의 내용을 차근차근 읽다 보면 묘하게 설득력이 있다.
과학적 근거를 들어가며 ‘아이처럼 영어를 배워라’는 뻔한 조언('일단 많이 들어라')이 왜 잘못된 것인지 잘 설명한다. 그리고 결코 리스닝이 스피킹에 우선할 수 없다며 단언한다.

그리고 스피킹으로 영어를 익히는 방법에 관한 설명이 이어진다.
영어로 말하려면 구체적이고 현상중심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 영어에 중요한 것은 도덕이 아닌 예의라는 것 등을 강조한다.

그 밖에도 이미지 트레이닝을 언급하는 부분이라던가, 저자 자신도 스피킹은 자유자재로 구사하지만 영화는 자막을 봐야 한다고 고백한 부분이 있는데 이런 점들이 오히려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도 한다.

너무 완벽한 영어, 교양 있는 영어를 추구하기 보다는 한국인 나름대로의 콩글리시를 해보라는 조언은 과연 효과적인 영어학습법을 갈구하는 독자들에게 과연 적절한 조언인가 싶기도 하지만, 보다 효과적으로 영어 공부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영어에는 예의가 중요하기 때문에 창구에서 아무리 늦게 볼일을 봐도 뒤에 줄 지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뭐라고 하지 않는다는 것은 정말 난센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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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도전 박지성
박지성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의 전반부에 소개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의 생활이 절반 가까운 분량을 차지한다.
이는 박지성의 프리미어 리그 진출이 그만큼 의미심장하고 가슴 벅찬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프리미어 리그 첫 골의 기쁨, 호나우두, 반 니스텔루이같은 세계적인 선수들보다 더 많은 선물을 받는 자신의 기쁨, 런던 사람들조차 알아듣기 힘든 퍼거슨 감독의 스코틀랜드 억양, 베컴이 떠났어도 여전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팬으로 남아있는 관중들을 보는 부러움, 긱스의 원인모를 통증이 새로 구입한 수동변속기 차량 때문이었다는 일화 등 재미있는 읽을거리가 많이 있다.

자신이 산소탱크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뛰는 걸 싫어하고 집에서 머무는 걸 더 좋아한다는 비밀이나 이상형에 대한 고백, 어린 시절 왜소한 체격에 대한 고민, 김남일, 안효연과의 도원결의 같은 비밀스러운 일화들도 담겨 있다.

특히 마지막 페이지의 사진 한 장은 ‘박지성 굴욕’이라는 제목을 붙여도 좋을 만큼 재미있다.
핸드폰 카메라를 든 수많은 학생들 앞에 앉은 박지성의 표정이 압권이다.

이 책은 확실히 월드컵의 축구 열기에 편승한 책이다. 그래서 그 내용이나 구성도 너무 안전하고 뻔하다.
이 책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굳이 박지성이 아니더라고, 굳이 축구 이야기가 아니더라도 별로 상관없을 내용들이다.
자신을 위해서 많은 고생을 하신 부모님들이 눈물 나게 고맙고, 그라운드에서는 우락부락한 페르디난드와 하늘같은 선배 홍명보도 사실은 친절하고 소탈한 사람들이고, 어느 정도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이 따라야 하지만 그 운도 노력이 바탕이 돼야 한다는 사실...
이런저런 자서전들에서 늘 읽던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감동적인 이유는 뻔한 내용이지만 ‘실화’이기 때문이다.
가난하고 성격 괴팍한 TV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은 너무도 쉽게 재벌 왕자님을 꿰어 차지만, 실화의 주인공들은 (말 그대로) 피눈물 나는 노력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진짜로 피를 흘리고,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그 나물에 그 밥’인 자서전들이 독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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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 - 애거서 크리스티 재단 공식 완역본 황금가지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 9
애거서 크리스티 지음, 권도희 옮김 / 황금가지 / 200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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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명’은 전형적인 애거서 크리스티 작품이다.
등장인물, 배경, 사건, 해결방식까지 너무도 안전한 구성과 허를 찌르는 결말로 구성되어 있다.

이 작품은 외딴 집에 낯선 손님이 방문하면서 시작한다. 그는 2년 전에 의붓어머니를 살해하고 감옥에서 죽은 범인의 알리바이를 들고 나타난다.
이후 가족들은 기억 속에 묻혀 있던 사건을 끄집어내게 되면서 괴로움에 빠진다.

하지만 당황스럽게도 ‘누명’은 무게의 상당부분이 추리과정이 아니라 가족들 간의 숨 막히는 심리적 갈등에 할애된다. 미스 마플이나 포와로같은 명탐정도 등장하지 않는 마당에 추리의 비중까지 줄어들었으니 독자로서는 맥이 빠질 만도 하다.
심리적인 갈등에 무게를 두었다고 해서 심리미스터리서스펜스(?)도 아니다. 그저 애매하게 추리극과 심리극 사이를 오가는 것뿐이다.

그렇다고 무작정 실망스럽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대가의 작품답게 이야기는 긴박감 넘치고, 마지막에는 역시 의외의 범인이 밝혀진다.
그리고 작가는 친절하게도 독자들에게 계속해서 범인에 관한 단서를 흘려준다.(눈치 빠른 독자라면 작가가 등장인물들의 입을 통해서 거듭 강조되는 어떤 인물에 관한 성격 묘사(!)만으로도 범인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가 그런 자신의 성격을 범죄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누명’은 전형적인 애거서 크리스티의 작품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독특한 멋이 있는 나름대로의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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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26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형적이라는 점에 중독성이 강한 것이 크리스티가 80권을 쓸 수 있었던 마력인 것 같아요^^

sayonara 2006-07-26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죠. 안전하게 재미를 즐길 수 있는 작품이죠. 추리소설이 무쟈게 읽고 싶은 날 이름모를 작가의 작품을 잘못 선택했을 때의 분노란... -ㅗ-+

가넷 2006-07-29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보다 재미없게 봤었던 작품이였는데... 음.-_-; 다시 볼까봐요.

가넷 2011-10-12 11:41   좋아요 0 | URL
어엇?... 지금 누명을 읽고 있는 중인데... 읽었던 작품이었나...

하하;;; 이거 건망증이 심해졌는지도... 그런데 도저히 본 것 같은 기억이 안나네요.ㅠㅠ;; 만약에 읽은 거라면 5년이나 지났으니 그럴만도 하겠지만요. ㅎㅎ;;;;

sayonara 2011-10-12 12:42   좋아요 0 | URL
저도 한 5~6년 지나면 거의 기억이 안나더라구요. 줄거리는 어렴풋이 기억나는데 결말을 모르겠다거나.. 그래서 대부분의 책들을 몇 년마다 반복해서 계속 읽고 있지요... 아마 평생... -_-;

sayonara 2006-07-30 0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애크로이드 살인사건', '오리엔트 특급살인'처럼 약간 변칙적인 크리스티 작품을 좋아하신다면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죠. ㅋㅋㅋ
 
식원성증후군 - 아이를 난폭하게 만드는 가공식품의 재앙
오사와 히로시 지음, 안병수 감수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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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역자가 쓴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너무 흥미진진하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하지만 이 책은 그 책만큼 재미있지는 않으며, 지나치게 많은 그래프와 사례들로 채워져 있다.

그리고 굳이 작은 책자 하나면 충분할 내용을 한 권의 책으로 만든 듯 비슷한 내용을 계속 반복한다. 그래서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오히려 식품첨가물에 무감각해질 정도다.

비행청소년-건강상의 문제-인스턴트식품에 이르는 도식적인 논리는 너무 단순하고 작위적이어서 과연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대부분의 사례가 '거의 매일 과자를 먹었다-그래서 사고를 쳤다', '매일 라면을 먹었다-그래서 죽었다'는 식이라서 오히려 심각하게 받아들이기가 힘들다.

교내 청량음료 자판기 문제가 최근 미국에서 제기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이미 20년 전에 이 문제를 제기했다는 사실이 놀랍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시대착오적인 부분도 종종 있다.
요즘은 갓난아기였을 때부터 젖병에 우유를 담아주는 부모나 "채소는 영양가가 없고, 생선은 뼈 때문에 위험하다"며 고기만 먹이는 부모는 없을 것이다. 적어도 84년도에는 어땠을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이렇게 극단적으로 무식한 부모는 없을 것이다.

미역된장국 덕분에 원자폭탄의 후유증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는 과장된 주장이나 노이로제, 청소년 범죄, 흉악범죄 등 극단적인 사례를 언급하는 부분 역시 좀 미심쩍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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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Lemon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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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은 소재와 주제를 가리지 않으면서 출중한 스릴러를 써내는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다.
서로 아무런 상관이 없을 것 같은 두 주인공의 과거와 비밀이 급박하게 맞물려 가는데, 그 중간에 우연히 뛰어든 것 같은 등장인물들의 운명이 겹쳐진다.
즉 이 작품 ‘레몬’은 히가시노 게이고 작가의 특징인 정교한 구성과 긴박감 넘치는 전개가 잘 표현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른 수작들을 읽고 한껏 눈이 높아진 상태를 만족시키기에는 조금 부족한 작품인 것 같다.
두 주인공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 나선형 구조의 이야기는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집중력 낮은 독자를 헷갈리게 한다.
마리코와 후타바의 사연들이 머릿속에서 뒤엉키며 갈팡질팡, 오락가락 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대체적인 결말의 방식과 줄거리의 큰 흐름을 뻔히 예상할 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작가 특유의 간결한 전개에도 불구하고 조금은 지루하게 읽었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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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6-07-2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작가의 작품을 출판할때는 그런 점도 고려가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리고 이 작품 약간 메리 히긴스적인 면도 있다는게 반갑더군요^^

sayonara 2006-07-26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리 히긴스 클락... 유명하다는 것은 알지만 제 취향이 아니라 안읽고 있었습니다. 혹시 만두님께서 입문자용으로 한 권 추천해 주신다면 꼭 읽어볼께요. -_-+

물만두 2006-07-2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요나라님 절판입니다.

sayonara 2006-07-26 1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헌책방에서 메리 히긴스 클락의 작품을 몇몇 본 적이 있습니다만... 음... ㅠㅠ

하이드 2006-07-26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략 책 다읽고 집어던진 엄청난 스포일러 제목의 메리 히긴스 클락의 책을 읽고 나서, ( 작가의 잘못은 아니고, 출판사의 잘못일테지만;;) 안 읽고 있습니다. 그니깐, 범인이 제목이었당께요. -_-;;
히가시노 게이고.는 왠지 정 안가는 작가에요. 몇권 더 읽어봐야 겠다.고는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sayonara 2006-07-26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 명성이 자자했던 정신과 의사 운운하던 책 말이군요. 히가시노 게이고도 취향을 많이 타나 봅니다. ^_^

물만두 2006-07-26 17: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거 생각난 작품 제목이 매닝 클리닉의 아이들 (I'll be seeing you)입니다.
비밀의 책 (While my pretty one sleeps) (1989)
우리는 이제 숲으로 가지 않는다 (All around the town) (1992)
이 책들이 제일 재미있었고요.
가장 찾기 쉬운 책은 <나를 기억하라>일겁니다. 가장 최근에 나온거니까요.

sayonara 2006-07-27 1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밀리터리 스릴러 작가 톰 클랜시처럼... 국내에서는 찬밥 신세인가보네요. 검색해보니... 절판의 행렬이... 주루룩~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