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인구 변화의 추이는 심각할 정도로 중요한 것이고, 그 변화가 주는 파급 효과는 엄청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구 변화에 관해서는 국내에 제대로 된 책이 없는 것 같다. 이 책 또한 몇 페이지의 리포트로도 충분할 내용을 쓸데없는 그래프와 엄청난 여백, 중언부언하는 주장을 집어넣어 한 권의 책으로 만들어냈다. 저자는 50년 전 발표된 인구 전망이 지금의 실제 인구와 불과 1억 6천만 명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인구 폭증과 식량 위기에 관한 당대 석학과 전문가 집단의 보고서는 읽어본 적이 없나 보다. (이는 마치 매년 초마다 한반도 통일을 예언하는 사이비 점술가들의 주장을 보는 것 같다.) 저출산의 원인이 소득 증가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부분도 꽤 많이 의심스럽다. 정말 사람들이 높은 임금을 포기하는 것이 아까워서 출산을 포기하고 직업전선에 뛰어드는 것일까? 81페이지에서는 노령화=불황이라는 등식이 얼마나 헛된 것인지 주장하는데 바로 다음다음 페이지(83페이지)에는 일본의 소자화(저출산)가 초래하는 문제가 다양하게 나열되어 있다. 게다가 또 다음 87페이지에서는 ‘급격한 노령화가 불가피한 우리나라의 인구 구성을 생각하면 한숨이 절로 나오지만’이라고 한다. 어쩌자는 건가? 이 책을 읽으면 인구 변화가 매우 중요한 이슈인 것은 알겠는데, 좋다는 건지, 나쁘다는 건지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고이케 마리코의 단편들은 그 구성이 짜임새 있고, 이야기의 흐름에 군더더기가 없다. 읽을수록 빠져들게 되고, 다음 작품을 기대하게 만드는 보석 같은 단편집이다. 첫 작품 ‘보살 같은 여자’에서부터 유려한 글 솜씨를 선보인다. 막힘없이 흘러가는 스릴러의 결말은 충분히 예측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쉽게 책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그리 거창하지도 않는 소재를 이리저리 끼워 맞춰가며 흥미진진한 한편의 스릴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제 발 저린 도둑이 스스로 망가져 가는 이야기 ‘추락’, 오 헨리의 단편처럼 어이없는 반전으로 이어지는 ‘잘못된 사망 장소’, 평온한 일상의 허망함에 관한 ‘아내의 여자친구’ 등 모든 작품이 언제 읽어도 재미있다.
이 책은 그 구성과 신빙성에 있어서 흠잡을 데가 너무나도 많은 괴담집이다. 녹색 피를 흘리는 사람, 하수도에 나타난 거대 쥐, 정부의 비밀 실험, 시간여행과 외계인 납치를 경험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아무렇지도 않게 꺼내 놓는다. 마치 책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가 전부 사실이니까 당연히 믿어야 한다는 식이다. 하지만 그 근거도 없고, 제대로 된 자료조차 제시하지 않는다. 간혹 수록되어 있는 사진들은 너무도 조잡하고 엉성해서 해당 이야기를 그럴듯하게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 독자들조차도 당혹스럽게 만든다. 한마디로 이 책은 초등학교 앞 문방구에서 팔던 ‘미스터리 대백과’ 수준의 이야기 모음집일 뿐이다. 다만 가격이 너무도 비싸고, 어린 시절에 읽던 감흥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 책은 ‘주식’에 대한 전방위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우선 벤자민 그레이엄, 워렌 버핏, 피터 린치, 존 템플턴같은 주식 대가들의 가르침을 간결하게 정리한다. 그리고 가치투자/기술적 투자의 균형, 한국 증시의 과거와 전망, 최근의 폭등 같은 다양한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내용들이 신문기사 수준으로 그 깊이가 얕다. 예를 들면, 저PER주의 가치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정작 저PER주를 분석하는 방법은 설명조차 하지 않는 것이 그렇다. 폭락으로 이어지지 않은 호황은 없다고 수차례 단언하면서도 최근의 상승세는 대세의 흐름이라고 주장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식에 관한 다양한 주제를 알기 쉽게 설명한 점이 돋보인다. 굳이 초보자가 아니더라도 책꽂이에 꽂아놓고 가끔 꺼내 읽으면서 상식을 정리할 수 있는 책이다.
일본에는 인구가 많으니까 그만큼 회계관련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고, 그래서 이 책이 수십만 부가 팔릴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이 책은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을 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회계 상의 소소한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제목과 달리 그 내용이 너무 전문적이고, 용어에 대한 풀이나 설명이 없다. 왜 사장의 벤츠는 중고 4도어인지, 왜 사장님은 죽자 사자 생명보험에 가입하려고 하는지 등에 관해서 다양한 설명을 풀어놓지만 일반 독자들은 한눈에 이해하기가 어렵다. 기본적인 회계지식을 갖춘 사람이나 경리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 같다. 그리고 물론 저자가 서문에서 말하는 것처럼 '회계의 원리를 아는 데는 세세한 숫자나 상세한 용어는 필요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원리'라는 것이 고작 가능한 한 많이 비용으로 처리하는 것이나 매출을 누락하면 안 된다는 수준이라면 이 책 또한 필요 없는 것이다. 실제로 적자를 흑자로 보이고 싶어 하는 이유가 은행에서 융자를 받기 위해서라는 내용으로 몇 페이지를 채우기도 한다. 고정자산제각손같은 어려운 회계용어는 아무렇지도 않게 늘어놓다가 몇 페이지 뒤에서는 회계의 기초중의 기초 개념인 발생주의를 장황하게 설명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