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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남(三南)에 내리는 눈 ㅣ 민음 오늘의 시인 총서 9
황동규 / 민음사 / 1995년 11월
평점 :
품절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시집 [삼남에 내리는 눈] 중에서
시인은 1938년 평안남도 숙천 출생. 1958년 [현대문학]을 통해 등단.
시집으로 [어떤 개인 날] [평균률] [삼남에 내리는 눈] [비가] [풍장]
[몰운대 행]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우연에 기댈 때도 있다] [꽃의 고요] [겨울밤 0시 5분]등 다수.
한국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이상문학상. 미당문학상 등 다수 수상
박신양 최진실 주연의 영화 [편지]에서 많은 사람들을 울게 한
바로 그 시입니다. 기억나시는지요?
12월입니다.
사소함으로 곁에 있는 이를 아프게 한 것은 없는지,
마음 다해 사랑했는지, 삶의 순간 순간을 치열하게 살았는지
돌아보아도 좋을 시간.... 사랑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당신 곁 가까운 이에게 카드라도 한 장 챙겨보십시오.
소소한 안부도 즐거운 편지일 12월이니까...^_^
2009년의 마지막 한 달, 따뜻하게 마무리 하시길.
시를 고를 때 가지고 있는 시집으로 하는 것을 나름 원칙으로 삼고 있는데 [삼남에 내리는 눈]은 없네요.
출처는 안도현의 내가 사랑한 시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에서가 정확한 표기지요.
보니까 황동규 시인의 시의집이 한 권도 없어서 뜨끔했어요. ㅎ~
왜 여태.... 당연히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지...ㅠㅠ
시인의 프로필을 찾다가 [즐거운 편지]가 그의 등단작품인 것도 처음 알게 되었네요.
편지를 쓰다보니 공부 되는 거, 너무 많네요. ㅎ~
바쁜 12월...^^
무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