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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인 이야기 1~15권 양장본 세트 ㅣ 로마인 이야기 시리즈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로마인 이야기 1권~6권를 읽고
며칠 밤을 새워서 읽기도 하고 간신히 몇 번씩 읽기도 하면서
6권까지 읽었다.
일 년에 한 권씩 써낸다니 2006년에야 완간될 계획을 갖고있는 이 책은
로마가 제정에 접어든 시점까지다.
1권 서문이었던거 같은데 (한국 독자들 한테) 한.일간의
특수관계가 두나라가 아닌 제3세계, 그것도 유럽의 중세국가 로마역사를 얘기하면서 완화될 수 있기를 바라는 작가의 심경을 느낄수 있었다.
작가가 견지하고 있는 생각에 동의한다.
다신교의 나라, 다민족의 나라 로마를 기독교도가 아닌
(유일신을 믿지않는)시선은 객관적인 입장에서 그당시 로마를
가까이 다가서게 해주는것 같다.
지금으로 부터 오래된 역사는 영웅과 그주변에서 파생된 얘깃거리로
끝나기 쉬운데 작가는 사람을 거기서 놔두지않고 당시 상황속으로 끌고 들어간다.
골치아픈 이 현실에서 도피해 역사속의 고대 로마에 서있는것 같다.
토가를 늘어트린 원로원 의원들 사이에서 연설하는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되었다가 키케로가 되었다가 말을타고 알프스를 넘는 한니발이 되기도 한다.
정치. 군사.경 제. 과거 속에서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할수 있는 지혜가 담겨있다.
로마가 견지한 패자를 동화 하는 자세,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외교,
패장에게서도 배울점을 취하는 열린 사고, 결코 잃지 않을 민족적 자긍심,
다른 민족을 인정하듯이 다른 종교도 인정하는 다신교적 사고방식,
민주주의와 정치를 적절하게 조화 시킬 줄 아는 능력이 경제를 살찌우고 통상을 자유롭게 하고
그 바탕이 작은 도시국가에서 천 년 역사를 가진 나라로
발전해 갈 수 있었던 것이다 .
정말 말 그대로 '로마는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늘 과거속에서 미래를 배우는 자세를 잃지 않아야겠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내 그걸 느꼈다.
거창하게 국가를 떠나서 한 개인인 나도.
지금 죽을것만 같은 이 어려운 고통속에서도
과거에도 그런 때가 있었음을 떠올리고 그때는 지금보다 더 막막했다는 씁슬한 위안을 얻는다.
우울해 지다가도 그런 생각은 피식 웃음을 준다.
지나고 나면 추억인 것을.
개인 한테는 추억이 되고 국가에는 역사로 남는다.
어려운 때에만 그런 생각이 드는것도 내가 가진 한계일 뿐이다.
타고난 천재 율리우스 카이사르 (줄리어스 시저)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시오노 나나미도 두꺼운 분량 두권을 그의 얘기로 채운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뛰어난 인물인지,
매혹적인 인물인지 부연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재미 없고 평범한 인물인 아우구스투스(옥타비아누스) 그가 훨씬 대단하다.
천재가 제시한 길을 초인적인 신중함과 끈기로 다 닦아 놓았으니 말이다.
역사속에서 등장하는 수 많은 영웅들과 평범한 사람들,
그들이 살아가는 시간은 그대로 역사가 된다.
추억이 되지않고.
로마인에, 나나미에 취했던 이른 봄이다.
이제 벚꽃이 피고 목련은 지고 봄비가 지나갔다.
내 지난한 시련도 지나가길 바란다.
한 두가지라도 일이 풀려 줬으면...
인간이 할수있는 영역을
벗어나서 유피테르 신전에 제물이라도 바쳐야 할까?
후후.
책이있어, 아! 책이 있어 살만한 세상이다.
책이 없다면 무엇에 위로받으리.
로마속에 빠져 행복한 시간이었다.
1998년 4월 5일 휴일 새벽에 山
오래 전에 읽고 끄적거려둔 걸 올립니다.
최근에 10권 읽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