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만 루슈디 인도, 1947.6, 19,~

신화와 현실읗 넘나드는 환상적인 필치와 장중하고 지적인 문체로 관심을 받고 있는 작가이다. 부커 상과 휘트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인도 뭄바이에서 태어나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다. 1975년 소설 「그리머스로 문단에 첫발을 내렸다. 1981년에 두 번째 작품 『한밤의 아이들로 세계 문학계의 주목을 받았으며 그해 부커 상을 수상했다.
1988년 출간한 ‘악마의 시』에서 코란의 일부를 ‘악마의 시‘로 언급해 격렬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 소설로 루슈디는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오르나, 이란의 이슬람 최고지도자로부터 사형선고를 받고 오랜 세월 암살 위협에 시달려야 했다. 이런 위협 속에서도 그는2004년 세계 작가 단체인 국제 펜클럽의 미국 지부 회장에 지명되었다. 미국 애틀랜타 에모리 대학교의 교수로 부임했고, 2007년에는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는 『하룻과 이야기 바다』,
‘루카와 생명의 불』, 『한밤의 아이들』, 광대 샬리마르」, 피렌체의 여마법사』, 『악마의 시』, 『분노』 등이 있으며,
부커 상을 비롯하여 휘트브레드 최우수 소설상, 프랑스최우수 외국도서상, 독일 올해의 작가상 등 세계적으로권위 있는 문학상을 다수 수상했다.

글을 쓰는 순간순간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일어나곤 합니다. 이 책을 쓸 때도 그랬어요. 제가 만든 등장인물 때문에 울고 있는 저를 발견할 만큼 그들에게 완전히 사로잡혔다고 느꼈습니다. 부니의 아버지인 현자 피야레랄이 과수원에서 죽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 장면을 견디기 힘들어서 책상에 앉아서 울었습니다. ‘지금 뭐하는거지? 이 사람은 내가 만들어낸 인물일 뿐인데‘라면서요. 카슈미* 마을이 파괴되는 것을 쓰던 순간도 비슷했어요. 그 구상 자체를견디기 힘들었어요. 이 문장들을 쓸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극악무도함이라는 주제를 다루어야 하는 작가들은 이런 대면을 피할 수없습니다. 어떤 이야기를 써야 한다는 걸 견딜 수 없는 느낌은 처음이었습니다. ‘너무도 끔찍해서 쓰고 싶지 않아. 혹시 다른 일이 일어나게 할 수는 없을까?"라고 했어요. 그렇지만 다음에 바로 ‘다른 일이 일어날 수는 없어. 바로 이 일이 일어나야만 해.‘라고 타일렀지요. - P388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은 신문과 잡지에 실리는 악평입니다. 영국언론에서 일하는 누군가가 저를 호감이 가지 않는 사람이라고 평하면 참으로 이상한 느낌이 듭니다. 제가 그런 평을 받을 만한 사람인지 전혀 믿을 수가 없어요. 문학계에서는 한 번 칭찬받으면 다음번에는 비난받는 순환적인 체계가 있습니다. 『분노』가 나왔을 때는 비난받을 차례라는 것이 분명했지요. 상당히 많은 비판적인 반응이 책이 아니라 저 자신에 대한 것이라고 느꼈습니다. 『분노』에 대한 서평 대부분에 지금은 아내가 된 당시 여자친구와 찍은 사진이 함께실렸습니다. ‘도대체 이 사진과 서평이 무슨 상관이 있는 거지? 이들은 존 업다이크 책 서평을 시작하면서도 그의 아내와 함께 찍은 사진을 실을까? 솔 벨로에게도 그렇게 하려나?‘ 하고 생각했지요. - P410

회고록을 쓸 계획이 있으신가요?


루슈디 
파트와 사건이 생기기 전까지 제 인생이 흥미롭다고 생각해본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저는 단지 소설이나 쓰고 그 소설이 흥미돕기를 바랄 뿐이었습니다. 어느 누가 작가의 삶에 대해 관심을 갖겠어요? 그랬는데 매우 드문 일이 제게 일어났지요.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기 위해 이 일 저 일을 적어두곤 했습니다. 그리고정상적인 상황으로 되돌아갔을 때 회고록은 파트를 정리할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면 어느 누구도 그 일에 대해서 다시는 묻지 않겠지요. 그렇지만 그러려면 자료를 조사하느라 일년, 글쓰느라 일 년, 글에 대해 이야기하느라 최소한 일 년을 들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제가 막 벗어난 그 사건에 서너 해동안 묶여 있어야 합니다. 그 일을 견뎌낼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지 않았습니다. - P412

작가들이 글을 쓸 때 이타적이라고 믿습니다. 돈과 명성에 대해서 생각하지도 않고요. 그들이 생각하는 건 가능한 한 최고의 작가가 되는 것, 할 수 있는 한 가장 훌륭한 이야기를 쓰는 것, 쓸 수 있는 가장 멋진 문장을 쓰는 것,
흥미로운 사람이 되는 것, 주제를 어떻게 발전시킬 것인가 하는 것뿐입니다. 이야기를 제대로 만드는 일에만 관심이 있지요. 글쓰기는너무도 어렵고 많은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글에 대한 반응이나 판매 등은 작가에게 아무런 의미도 없습니다. 이렇게 5년이란 시간을보냈는데 제가 얻은 것이라곤 전 세계적인 비난과 위협을 받는 삶뿐이었습니다. 신체적인 위험보다 지적 경멸이 훨씬 더 문제가 됩니다. 이는 작품의 진지함을 훼손하는데 이런 일은 제가 값어치 없는작품을 쓰는 가치 없는 사람이란 생각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운이나쁘게도 이런 생각에 동의하는 서양사람들이 많지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이 짓을 한 걸까? 그럴 만한 값어치가 없는 일이었어. 5년을 엄청나게 진지하게 소설을 쓰면서 보냈는데, 의도적으로 썼다며 경솔하고 이기적인 기회주의자라고 비난받아야 하다니.‘ 당연히 의도적으로 썼지요. 5년이란 세월을 소설로 보냈는데, 우연일 수가 있겠습니까? - P413

읽으면 글을 쓰는 데 특별히 도움이 되는 게 있으신지요?


루슈디 
시를 읽습니다. 소설을 쓸 때는 약간 게을러지기 쉽습니다.
시를 읽는 것이 언어에 관심을 기울이도록 합니다. 최근에는 체스와프 미워시‘를 많이 읽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야로 밥 딜런의 연대기도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은 놀랍습니다. 너무도 잘 써졌지만 가끔매우 조잡한 글이 뒤섞여 있기도 하고, 철자가 잘못된 부분도 있습니다. ‘evidently‘(분명하게)라고 써야 할 것을 ‘evidentially‘ (증거에 - P421

의거하여)라고 쓰기도 하고, ‘incredibly (믿을 수 없을 정도로)라고 써야 할 것을 ‘incredulously‘(쉽사리 믿지 않는 듯이)라고 쓰기도 했지요. 출판사의 누군가가 이 모든 것이 밥 딜런답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어요 - P422

 세계 영화가 놀라울 정도로 많이 쏟아져나왔던1960년대와 1970년대였지요. 책에서 배운 만큼이나 영화감독인 루이스 부뉴엘, 잉마르 베리만 장 뤽 고다르, 페데리코 펠리니로부터배웠다고 생각합니다. 한 주 동안 펠리니의 새 영화인 <8과 1/2>이상영되고 한 주 뒤에 고다르, 그다음 주에는 베리만 그리고 사티아지트라이 그다음엔 구로사와의 새 영화가 상영되면 어떤 기분일지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이들은 의식적으로 일관성 있는 작품을 만들었지요. 그리고 작품의 주제가 완전히 소진될 때까지 탐구하였어요. 진지한 예술적인 프로젝트가 진행되었다고나 할까요. 그렇지만이제 영화든 책이든 우리 문화는 훨씬 태만합니다. 영화감독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팔려나가지요.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을 만들고 돈의 세계로 가버립니다. 지적이며 예술적으로 일관된 영화 작품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이제는 누구도 그런 것에 관심이 없어요. - P42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