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유럽 사람들은 ‘하나의 유럽‘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독재의 사령부가 된 유럽을 반대한다. 유럽이 아름답고 평화로운 상생의 공동체로 거듭날 가능성을 믿는 사람들도 여전히 있다. 그런 이상주의자들은 브렉시트를 결정한 영국사람들에게 원망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그런 희망도간직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유럽연합이 지금까지그래왔던 것처럼 개혁이 불가능한 집단임이 분명해진다면, 그어떤 언론의 선동이 있더라도 유럽인들은 유럽연합을 버리는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다. - P231

프랑스와 독일의 철도 공기업들은 각각의 유럽 국가들이 각자자신의 환경에 적합한 최적의 철도운영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놔두라고 유럽연합에 요구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 문제에대한 노조와 사용자 측의 현실 진단은 거의 똑같았다. 그들은신자유주의의 유럽이 저지른 거대한 실수를 이제 모두 인정하고 있다. 다만 노조는 17년 전에 알았던 것을 사용자는 이제야,
그것이 자신들이 설 자리마저 밑동부터 위협하자 인정하게 된것이다. 그 해법을 찾는 데서 사용자는 여전히 유럽연합 지도부에게 뒷덜미를 잡혀 있다. 그들도 내심 노조의 강력한 압박을 바랄지도 모른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덜 자유롭다. 떨어지기를 두려워하게 되기 때문에, 그리고 높을수록 진실에서 멀어진다. 발이 땅에 닿지않기 때문에, 땅에 발을 딛고 있는 자들에게는 머리를 날려 허공에 떠 있는 자들이 현실을 깨닫도록 만들어야 하는 고단한 임무가 있다. 마르크스는 그것을 계급투쟁이라 불렀다. - P240

모든 개인의 죽음은 사회적 죽음이다. 모든 개인적 고통이 사회적 고통이듯, 나의 고통을 객관화할 수 있을 때, 남의 고통을 나의 것으로 느낄 수 있을 때 사회적 치유가 시작되고, 그 안에서개인이 치유될 때 비로소 역사는 전진한다.
2016년 봄,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여성혐오misogyny의 피해자들과 가해자들이 추모와 분노, 조소와 야유로 부딪혔다. 여성들은 비로소 우리 모두가 피해자였음을, 그 자잘한 일상의 불 - P262

안과 불쾌함, 공포가 여성 모두의 것이었음을 말하는데, 자신의평소 언행이 여자들을 하루하루 죽여가는 것이었음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남성들은 그들의 조용한 추모와 분노에 끼어들어 이를 조롱했다.
여성혐오에 대한 여성들의 폭발적 자각과 그 앞에 선 남성들의 망연함 사이에서, 정부는 무슨 일을 했는가. 마치 자신들과는 상관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듯 정부는 아무 말도 행동도취하지 않는다. 대통령은 파리에 가서 명예박사 학위를 받을 꿈에 부풀어 있을 뿐이고, 정부의 나팔수 <조선일보>는 강남역에모여든 추모 인파들을 세월호 유가족처럼 폄훼했다. 해결은 없고 훼방만 있으며, 대화는 가로막고 대결만 조장한다.
그러나 솟아오르기 시작한 불기둥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리라. 그 누구도 현명한 제도적 해결 방안을 제시해줄 리 없는 사회에서, 남성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먼저 여성들의 상처를 있는그대로 보는 것이다. 그녀들이 하는 말을 모두 들어보는 것이다. 그리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것이다. 여성이 피눈물 흘리는세상에서는 남성도 결코 행복할 수 없다. - P264

신자유주의가 거부할 수 없는 옷처럼 우리 몸에 달라붙기 시작한 외환위기 시점 이후, 한국사회에서의 남녀 간 불평등은기하급수적으로 가중되어왔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략 이때부터 한국사회의 여성혐오 현상이 다소 다른 양상으로 두드러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모순이 극대화되면, 폭발할 수밖에 없다. 수습 불가능한 수준으로 축적된 모순은 이제 걷잡을 수 없이 터져 나온다. 표출의 방식이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그다음의 문제다. 짓밟고 능멸해오던 대상들이 마침내 발끈하며 일어서자, 남자들이 보이는 첫 번째 반응은 어리둥절함이다. 그리고 정의당 탈당 사태에 이어 <시사인> 절 사태가 보여주듯,
기존의 전선과 이념을 초월해 남성들의 자기방어 기제가 발동되고 있다. 가부장제를 수호하기 위한 이러한 ‘남성 연대‘는 충분히 예측됐던 광경이다. - P267

여성협오를 둘러싼 이 무수한 국지전을 보며 생각한다. 여성에대한 조직적 차별은 가부장제 발생 이후 수천 년의 역사를 가진것이지만, 마치 그들에게 원한이라도 가진 듯 여성을 혐오하고공격하며, 이를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남자들이 출현한 것은 비교적 최근 일이다.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도드라진 한국사회의여성혐오를 보며 지배계급의 프레임 속에 걸려든 것은 아닌지나는 강한 의혹을 품고 있다. 그들이 오랜 시간 공들여 조장해온 피지배계급 간의 분열 프레임.
박정희가 호남을 차별하고 영남에 특혜를 제공하면서 지역 - P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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