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어 생활자‘ 안희연의 따뜻한 허밍

안희연은 누군가 말을 하기도 전에 귀를 먼저 내미는 사람이다. 그는 잘 듣는 사람, 열린 사람, 그리하여 ‘다르게‘보는 사람이다. 그게 시에 관한 거라면,
이것인지 저것인지 헷갈린다면, 산뜻한 대답이 필요하다면, 나는 항상 안희연을 찾는다(그도 잘 알것이다). 그의 눈과 귀, 입과 ‘쓰는 손‘을 믿기 때문이다. 이 책엔 ˝단어 생활자˝ 안희연의 일상과 길음,
자신과 사유, 다정한 태도가 담겨 있다. 이야기는 단어에서 시작해 생활의 복판에서 끝난다. 문장은 쉽고 따뜻하며 빛난다. 언어를 오래 살피는 사람이 종국에 어디에 도착하는지, 그를 따라가다 보면 이상하게도 잘 살고 싶다는 의욕이 솟아난다. 읽는 내내귀가 활짝 펼쳐져 있었음을 고백한다. 그가 내는 소리라면 허밍이라도, 단 한 박자도 놓치고 싶지 않다.
- 박연준(시인 《쓰는 기분》 저자)

안희연

2012년 창비신인시인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너의 슬픔이 끼어들 때》,《밤이라고 부르는 것들 속에는》, 《여름 언덕에서 배운 것》과 산문집 《흩어지는 마음에게, 안녕》, 《당신은 나를 열어 바닥까지 휘젓고》를 썼다. 
세계의 비밀을 예민하게 목격하는 자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촛불을 들고 단어의 집으로 향한다.

저는 이 놀이터를 떠나고 싶지가 않아요. 저에게세상은 양초로 쓰인 글자 같습니다. 이 세상엔 보이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아요. 그런데 촛불을 들고 단어의 집으로 들어서면 감춰져 있던 장면이 서서히나타나기도 해요. 그곳엔 빵처럼 부풀고 종처럼 울리는 무언가가 있어요. 파닥임과 반짝임이 있어요.
그 마주침의 순간이 좋아서 저는 계속 글을 씁니다.
우리가 가진 촛불은 만능이어서 이따금 돋보기나핀셋으로 변신하기도 해요. 이 세계를 다른 각도로자세히 들여다보는 일이나, 많고 많은 것 중 ‘내 것‘ 을 골라내는 데에도 꽤 큰 도움이 된답니다.
단어의 집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요. 단어의 집은 문턱도 없이 당신을 기다립니다. 여기 이곳 놀이터에서 저와 함께 단어를 골라보시겠어요?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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