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었던 영화를 이제야 보았다. 책을 읽으면서 느꼈던 세세한 감정을 볼 수는 없었다.
영화를 보고 사랑이란 무엇일까? 를 생각했다.
제각기 다른 사랑들...15살 리디아의 철부지 같은 사랑, 사랑없이 선택한 친구의 결혼, 첫눈에 반한 언니의 사랑, 오만과 편견으로 사랑을 뒤늦게 알아차린 엘리자베스의 사랑. 이 많은 사랑을 담아내기에 두 시간은 좀 짧은듯했다. 드라마를 구해서 다시 봐야할 듯하다.
그리고, 나의 사랑은 어떤 사랑일까 생각해 보았다.
영화의 많은 부분 중에 기억나는 장면은 엘리자베스의 친구와 먼 친척인 목사의 결혼이다.
친구가 엘리자베스에게 한 대사는 잊혀지지 않는다.
모두가 동화 속의 주인공처럼 낭만적인 사랑을 할 수 있는건 아니야. 난 이미 27살이고 부모님에게 짐이 되고 있어. 그는 가정을 지키기에 충분한 울타리가 되어줄 거야. 난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비난하지 말라는 그 장면....(영어자막이라 정확한 대사는 기억 못함^^)
낭만적인 사랑을 꿈꾸고, 1년에 20,000파운드(?)를 버는 멋진 다아시같은 남자를 원하지만 누구나 그런 남자를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니 대부분이 만나지 못한다.
그건 동화 속에서나 가능한 거니까…
그리하여, 결혼한 그 둘이 ‘어떻게’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동화는 어디에도 없다.
그저 행복하게 결혼하여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더라는 한 줄만 있을뿐이다. 사실, 결혼보다 중요한 건 결혼 후의 삶이란걸 이젠 안다.
지극히 평범한 내가 다아시 같은 사람을 만났다면, 행복할까?
그런 사람이 만약 나에게 사랑한다고, 결혼하자고 한다면......난, 아마도 도망가지 않았을까?
왜냐하면, 그와는 편하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왠지 주눅드는 그 느낌, 불편한 그 느낌....그게 싫다.
단지 영화로만, 소설로만 그들의 사랑을 부러워하고, 즐길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