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보면서, 이건 충분히 시각적으로 영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역시나 눈이 즐겁더군.
책에선 주로 안드레아의 내면 묘사가 주를 이루는데(책이니까 당연하겠지) 반해 영화는 아무래도 일일이 독백으로 처리할 수 없으니 화려함이 강조될 수 밖에 없다..
대학을 갓 졸업한 촌스런 사회 초년생이 세계적인 패션잡지사 편집장의 조수로 일하는 고군분투기쯤이 영화의 커다란 줄기랄까.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당연 그 악마는 편집장 미란다가 될터..
그리고, 촌스런 그녀가 점점 세련되어가는 것도, 좌충우돌하던 그녀가 서서히 일에서도 안정을 찾아간다는 것도 충분히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안드레아의 하는 일이라곤, 커피 심부름이나, 온갖 종류의 신문과 잡지를 준비해놓거나, 드라이클리닝한 옷을 미란다의 집에 갖다놓거나...하는 정말 사소한 일들이다.
그래서, A million girls would die for her job. 한다는 말은 수긍하기가 어려웠다.
메릴 스트립의 차가운 미란다 역은 참 잘 어울린다.
그 차갑운 얼굴로 'That's all'이라고 말한다면, 나는 아마 그 자리에서 얼어붙지 않았을까?
아님, 억울해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을까?
자막없이 보는 거라 완전히 이해하지도 못했을 뿐더러, 한국에선 미개봉작이니, 더 이상의 글은 스포일러가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