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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ㅣ 타샤 튜더 캐주얼 에디션 2
타샤 튜더 지음, 공경희 옮김 / 윌북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행복한 사람, 타샤 튜더 할머니.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봅니다. 할머니의 삽화 '비밀의 화원'을 보면서 할머니의 삶이 궁금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할머니처럼 곱고 평화로운 미소를 가질 수 있나요?
할머니의 삶은 참 단순합니다. 할머니의 삶은 참 고지식합니다. 구식이죠. 그렇지만, 노동의 수고로움을 아는 할머니의 아름다운 삶은 지금 이 시대에서 살아내기 힘들기에 더 아름답게 보이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할머니의 오래된 집도 멋지지만, 저는 할머니의 정원이 하도 예뻐서 쳐다보고 또 쳐다보았습니다. 어쩜 저리도 고울 수가 있지요? 카모마일꽃밭에서의 할머니의 모습은 고즈넉합니다. 평화가 있습니다. 노란 수선화는 또 어찌 그리 사랑스러운지요. 할머니의 정원에서 카모마일차를 마시며 평화롭고 넉넉한 정원을 느끼고 싶어집니다. 할머니가 이 세상에 없는 지금, 당신의 정원은 누가 보살피는지...
저는 천성이 참 게으른 사람이에요. 청소하는 것도 싫어하고, 밥해먹고 아이키우는게 고되서, 가정부의 도움까지 받았으니까요. 이제 저 혼자의 힘으로 살림을 한지 1년이 조금 넘었습니다. 힘들어서 죽을 것만 같던 일상이 이젠 조금 구력이 붙었습니다. 그게 조금 쉬워지니 아이키우고 집안 일 하는 걸 왜 그렇게 힘들어 했을까 그런 생각을 합니다. 물론 힘들지만, 견딜만 하고, 아이키우는 즐거움도 알아가는 중입니다. 화초들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제 삶의 작은 기쁨이 하나 더 늘었습니다. 예전엔 저에게 오는 화분은 사형선고를 언도받은 것과 마찬가지였어요. 전부 시들어버렸으니까요. 화초를 키우면서 땀 흘리는 즐거움을 알게 됩니다. 저 여린 것들의 어디에 그런 힘이 있어서 싹을 틔우고 줄기를 세우고 잎이 나고 꽃이 피는지 그 경이로운 생명의 한복판에 서 있는 그 기분을 알게 되었지요.
이젠, 발 디딜 틈이 없는 베란다가 비좁아 마당 넓은 오래된 집으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할머니의 그 삶. 살아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고, 낭비하지 않는 검박한 삶에서 교훈을 얻습니다. 평화를 배웁니다. 창조적인 삶이 별 거인가요? 생명을 귀히 여기는 것. 그것이겠지요.
중국에선, 아기들이 먹는 분유에 이상한 걸 섞어서 팔았다죠? 아기들이 죽어나가는 그런 몹쓸 것을 팔아서 돈을 벌겠다는 생각. 이런 비정한 세상에서 가장 귀한 건 세상의 모든 생명은 존중받아야 한다는 아주 지극하고 평범한 진리입니다. 아무리 돈이 많아도 타인을, 동물을, 살아있는 생명을 경히 여긴다면, 위해를 한다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요? 요란하지 않은 할머니의 삶,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하나 하나 가꾼 정원을 바라보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불모지같았던 그 곳을 아름다움이 지천이게 만든 그 삶. 타샤 튜더 당신은 진정 행복한 사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