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마 키 2 - 스티븐 킹 장편소설 밀리언셀러 클럽 87
스티븐 킹 지음, 조영학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꿈꾸는 자작나무는 아직도 공포영화를 못본다. 이건 남녀노소 나이여하를 불문하는 것 같다. 스티븐 킹은 처음이다. 그저 나는 약간의 추리가 곁들인 -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탐정소설쯤을 상상했다. 특히 나는 유령이나 귀신 등이 나오는 것은 절대 못본다. 하다못해 납량특집으로 출연진을 놀라게 만들어 그걸 보고 즐거워하는게 목적인 TV의 오락물조차  싫어한다. 저렇게 놀라는 게 뭐가 웃기다고...전설의 고향도 무쟈게 싫어하는 나이다.

아이들 때문에 낮에는 책을 읽을 수 없기에 내가 주로 책을 읽는 시간은 새벽 1시부터 4시 정도이다. 남편과 아이들이 잠들고 난 조용한 밤에 늘 독서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쟝르이다. 절대로 무서운 거 읽지 않는 내가 어쩌다가 새벽에만 듀마키를 읽게 되었다. 심장이 오그라드는 것 같다. 듀마키의 해변에서 자라는 그 식물이 서서히 내 심장을 죄어오는 느낌. 아, 정말 싫다.

 

잘나가는 건축없자 에드거가 어느 날 사고를 당한다. 사고의 결과는 끔찍해서 그는 한 쪽 팔을 잃는다. 아내도 잃었다. 에드거는 그 힘든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노인들의 천국 플로리다로 요양을 떠난다. 인적 드문 섬 듀마키. 공식적으로 늘 거주하는 사람은 셋. 아흔이 가까운 할머니 엘리자베스- 섬의 주인이며 알츠하이머를 앓고 있다. - 엘리자베스를 돕는 전직 변호사 - 자신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실패한, 머리 속에 총알을 박고 사는 남자, 그리고, 외팔이 에드거이다.

 

저주 받은, 혹은 신비한 그 섬의 빅 핑크라는 집에서 에드거는 새로운 능력을 발견한다. 도대체 그 천재성은 갑자기 어디서 불현듯 나타났는지...팔을 잃고 그는 천재화가라는 능력을 얻었다. 그리고, 그림은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 무언가 일어날 듯 일어나지 않는 그 공포. 책을 읽는 내내 느꼈던 그 감정은 어젯밤 드디어 폭발하고 말았다. 그리고, 책을 집어 던지고 가족이 있는 방으로 피신했다. 밤새 악몽에 시달렸다. 집에서 키우는 스킨다서스의 줄기가 내 목을 조이는 꿈, 그 줄기에서 뻣어나온 뿌리가 점점 커지는 꿈.

 

인적 없는 그 섬. 밤이면 수많은 조개들이 유령처럼 속삭이는 그 곳에서 에드거는 어떻게 혼자 살 수가 있을까? 그런 강심장이니까 주인공인가?

 

나는 끝내, 2권 엘리자베스가 죽던 사건과 그 이상한 글씨가 나오는 장면에서 책을 집어던졌다. 아마도 나는 이 책을 끝까지 읽지 못할 것이다. 아, 뭐야! 진짜 너무 무서워.

 

<책에서>

 

"...그동안 부디 당신이 삶을 살고 삶이 당신을 살아갈 수 있기를." <p.151>

 

인간은 발작을 꾸밀 수 없고 산고를 조작할 수 없도다. <p.175>

 

그때 우리가 어땠는지 잊었나요

우리가 아직 일류이고,

입 안 가득 사과를 물고 하루가 열리던 시절

 

시간을 걱정해 봐야 소용은 없겠지만

우리는 소매 속에 속임수를 숨긴 채

위험한 고비들을 넘겼죠

 

목장은 그대로 우리의 일용한 양식이었고

우리한테는 속도계도 필요 없었어요.

얼음과 물만으로 칵테일을 만들던 시절이거든요......

 

더 빠르고 싶지는 않아요.

당시과 함께라면 지금보다 더 푸르지도 않겠어요, 오 당신

당신만이 내 인생의 전성기였으니. <p.219~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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