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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 세상 도처에서 쉴 곳을 찾아보았으되, 마침내 찾아낸,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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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자
l 2008-07-19 23:09
https://blog.aladin.co.kr/sally2006/2195776
감독 : 김지운
배우 : 송강호, 이병헌, 정우성
세 놈이 있다.
좋은 놈-정우성, 나쁜 놈-이병헌, 이상한 놈- 송강호이다.
제목은 좋은놈부터 이상한 놈 순이지만, 주연배우 타이틀은 송강호부터 역순이다. 그럴만하다. 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배우는 누가 뭐래도 송강호이니까.
아마도 송강호라는 배우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잘 만들어진 영화가 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예전에 '비트'를 보고 내 인생의 별은 오로지 정우성이었다. 한국 영화에서 정우성처럼 화면이 근사한 배우는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다고 늘 생각했었으니까...지금은 그 생각이 옅어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오래도록 그는 내 우상이었다. 긴총 차고 - 아니 한 손에 들고- 말 달리는 장면은 가히 예술이다. 아예 나중에는 두 손에 총들고 고삐도 잡지 않고 말을 달리더라. - 이제라도 올림픽 승마팀에라도 보내야 하지 않을까? -
이 영화의 멋진 화면은 정우성으로 시작해서 정우성으로 끝난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눈에 한 번 깍지가 씌면 웬만해서 벗겨지지 않는 내 주관적인 성향이 다분히 반영되었지만, 아마 다른 사람의 눈에도 그가 나오는 장면은 어느 하나 멋지지 않은게 없다고 인정하리라.
나쁜 놈, 이병헌은 우수에 차있으면서 감정하나 변하지 않는 냉혈한이다. 눈하나 깜짝 하지않고 찔러대거나 총질을 하는데도, 어딘지 묘한 애수가 있다. 가만, 그러고 보니 그의 이 얼굴은 어딘지 낯이 익는다. 김지운 감독의 달콤한 인생에서 섀도우 복싱을 하던 그 이병헌의 연결선이다. - 같은 배우가 연기했으니 당연한건가?
그대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소. 내가 그대에게 관심이 없어서 그렇지 그대도 멋진 연기자인 것은 분명하오. 그러니, 혹 그럴리는 없겠지만 서운해하지 마시길...^^;;( 그럼, 내 눈에 멋지지 않은 배우도 있을까?라고 누가 물어본다면 할 말은 없지만, 우리의 스타들은 다 멋지기만 한지....)
스토리 전개가 논리적이지 않다는 비판도 있다. 그래서, 뭐? 뭘 이야기하자는 건데? 보물지도에 표시된 보물을 찾고도 보물인지 모르니,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인가? 그게 주제인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영화는 책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TV 드라마와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2시간에 뭘 그리 많은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고. 물론, 아주 엉성한 이야기 전개는 곤란하다. 탄탄한 시나리오가 좋은 영화의 기본인 것도 맞다. 그러나, 때로는 영화의 스토리보단, 그 영화를 얼마나 어떻게 힘들게, 공들여 찍었는지도 주의깊게 보아야 할 때도 있다. 스토리보다 영상이 더 중요한 영화도 있어야 즐기지. 사람이 늘 진지할 수도 논리적일 수도 없는 일. 때로는 다 잊고 멋진 영상에 빠져 들때도 있어야 한다. 즉, 영상이 미덕인 영화도 있어야 하는 법. 이 영화가 바로 그렇다!
나는 영화에서 먼지 펄펄 날리며 초원을 달리던 영화배우와 스텝들의 고생이 먼저 보였다. 저렇게 말타기 위해, 저렇게 피터지게 싸우는 장면을 위해 얼마나 고생했을까? 참 힘들게 만든 영화를 나는 2시간동안 시원한 곳에서 커피마셔가며 참 편하게 쉽게 본다는 생각도 했다. 한국 영화가 많이 자랐구나라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뭐, 돈주고 봤으니, 그들은 엄청난 출연료를 받았으니 당연한 것 아닌가?' 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그래도 고생한 건 고생한 거다.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영화 아주 잘 보았다고, 다른 이들에게 보라고 권유하고 싶다.
그나저나, 감독님~ 사람을 너무나 쉽게, 많이도 죽이더군요. 생명의 존엄성 측면에서 본다면 그대들의 영화는 후한 점수를 받기는 틀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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