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악하악 - 이외수의 생존법
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 해냄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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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악하악 : 인간혹은 동물의 거친 숨소리를 나타내는 단어.
만화책 '피안도'에서 자주 등장한다. 난처한 상황, 혹은 불리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다.또는 지치고 힘든 상황에서도 가능하다.
보통 그다지 무의미하게 말하게 되나,게임의 경우에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흐름이 전개될 때 사용된다.
혹은, 종종 반어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게 흐름이 전개될 때 상대방의 "하악하악"에 대꾸적으로 대답할 수도 있다. 자신이 최선을 다하여 상대한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된다.

네이버 오픈 사전에서 가져왔습니다. 책 제목이 생소했습니다. 아, 게임에서 주로 사용하는 언어이더군요. 아니면, 야동을 볼 때. 

이외수님의 책을 참 오랜만에 읽었습니다. 고등학교 때 읽고 이제 처음이니 벌써 십수년이 지났습니다. 그러나, 여전하더군요. 그 입심 - 아니 필력이라고 해야 하나요? - 은 여전했습니다.

꽃들의 제안 : 꽃병을 없애주세요. 애완용 강아지나 고양이가 예쁘다고 머리를 절단해서 실내를 장식하지는 않잖아요. p. 19 

이외수님! 이 표현은 참 많이 거슬립니다. 저는 꽃과 나무를 좋아해서 저희집 베란다엔 화초가 지천입니다. 그리고, 꽃병에 꽃을 꽂아둡니다. 꽃꽂이도 하구요. 이 표현을 꽃 좋아하는 제 친구들에게 말하면 뭐라고 할지...
'꽃과 강아지의 비교는 적절치 않습니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의도는 알겠지만 표현이 좀 셉니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음식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음식이 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 시간이 지나면 부패되는 인간이 있고 시간이 지나면 발효되는 인간이 있다. 한국 사람들은 부패된 상태를 썩었다고 말하고 발효된 상태를 익었다고 말한다. 신중하라. 그대를 썩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고 그대를 읽게 만드는 일도 그대의 선택에 달려 있다. p.122 

와우~ 정말 멋진 표현입니다.  하악하악에서 가장 감동한 글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부패되는 인간이 아닌 발효되는 인간이 되도록 오늘도 신중하겠습니다. 

여자는 결혼을 하고 타인의 이목에 신경을 쓰지 않는 습관이 생기면서 순식간에 아줌마로 전락해 버린다. 아줌마는 매사에 용감한 행동을 일삼기는 하지만 목적이 어떠하든 거룩해 보이지는 않는다. 아줌마가 되지 않으려면 이기적인 행동이 여자의 아름다움을 가장 빨리 훼손시킨다는 사실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p192

저는 서른이 훌쩍 넘어서 마흔을 바라보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줌!마!입니다.
뜨끔한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외수님이 지적하신 아줌마가 되지 않도록 충고를 받아들이겠습니다. 그렇지만요, 살아보니 여자가 아줌마가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는 것도 알게 됩니다. 팍팍한 살림에 나보다는 '가족'을 위해  '나'를 희생하다 보니 그렇게 되는 부분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지하철에서 자리에 용감하신 대개의 어머니들은 다리와 허리가 부실하더라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는 것도 알아주셨으면 좋겠어요. 

세상이 변하기를 소망하지 말고 그대 자신이 변하기를 소망하라. 세상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불만과 실패라는 이름의 불청객이 찾아와서 포기를 종용하고,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이름의 초청객이 찾아와서 도전을 장려한다. 그대 인생의 주인은 세상이 아니라 그대 자신이다. p. 244 

그러게요.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많은 사람에게는 성공과 희망이라는 초청객이 찾아온다는 것을 늘 기억하겠습니다. 그럼요, 제 인생의 주인은 저 자신인걸요. 그걸 때때로 잊었습니다. 그걸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하악하악은  때로는 익살스럽고, 때로는 과격했고, 때로는 금과옥조처럼 귀한 글도 있었습니다. 

그 작은 체구가 늘 아슬해보입니다. 늘 건강하시기를.

참,  책 속의 그림들. 참 좋았습니다. 그 물고기들 덕분에 아이들과 한 번 더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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