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클래식 50
나카가와 유스케 지음, 박시진 옮김 / 삼양미디어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때로는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보다 뒷이야기가 더 재미있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고 나면 감독은 배우들은 어떻게 영화에 임했을까 궁금하게 되고, 소설 또한 서문을 읽으면 작가의 의도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가 있다. 작가의 사생활을 알면, 그의 글들이 왜 그런 색채를 띄는지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 면에서 볼때, '상식으로 알아야 클래식50'은 클래식을 조금은 더 가깝게 만들어 주는 가교 역할을 한다. 아, 그런 이야기가 있었구나 하고 들으니 이전보다 한 걸음쯤 가까워진 듯 하다.

 

우리 집엔 텔레비젼이 없어서, 라디오나 cd의 음악을 많이 듣는 편이다. 저녁을 먹고 난 후, 아이들을 씻기고, 책을 읽을 때면 늘 클래식 음악을 듣는다. 비교적 배경음악으로 듣기에 좋은 곡들위주로 듣는다. 지금까지는 모짜르트 cd모음 10장, 클래식 모음 cd 10장 등을 사서 들었다. 클래식의 곡들은 대체로 제목들이 외우기 쉽지 않아서, 듣고 있는 곡이 누구의 작품인지도 제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듣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책을 통해서, 너무나 유명하지만, 가깝지도 않은 그들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1000여곡이 넘는 곡을 작곡했다던 바흐. 그의 열정이 대단하다. 특히나 말러의 사생활은 -그에게는 유감이지만- 흥미진진하다. 말러와 19살 연하의 아내와 아내의 애인들에 관한 이야기는 그야말로 요즘의 연애기사로도 손색이 없다. 클림트의 애인이었다던 말러의 아내. 클림트는 상류계의 부인들과는 정신적인 사랑을, 창녀들과는 난삽한 애정행각을 했다니, 그의 그림들이 새삼스럽게 보인다. 에뛰드나, 발라드는 쇼팽으로부터 유래되었다는 정보도 입수하게 된다. 비발드의 사계가 유명해 진 것도 비교적 최근이라는 사실은 의외이다. 악마로 불렸다는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의 이야기는 천재로 살아가는 것이- 인간이 연주하기에는 불가능할 정도로 훌륭해서  듣는 이를 소름끼치기 해 악마로 오해받았다는, 그래서, 죽은 후에 묻힐 곳을 찾아 헤매야 했다는 사실은 - 얼마나 힘든 것인가를 보여준다.

 

책에서 저자가 추천한 50곡은  대체로 한 번쯤은 들었던 것들이다. 또한 교과서의 음악시간에 접했던 것들이다. 내가 클래식에 쉽게 다가갈 수 없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음악을 알기도  전에, 작곡가의 이름과 외우기도 힘든 제목부터 배웠기 때문이다. 시험을 위해 외우는 곡이 과연 재미가 있었을까?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반은 돈 주고 사서 기꺼이 듣는 자유의지. 그때문에 그 곡은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된다. 그렇지만, 클래식은 출발선이 달랐다. 들어보지 못한 곡들을, 이름도 익숙치 않은 그네들의 이름부터 외웠으니 클래식은 내게 강요와 지겨움의 이미지였다. 지금은 다행히 가끔씩 클래식 음반을 사기도 하고, 이전처럼 시험을 보는 것도 아니니 이제부터는 저자의 책을 지침 삼아서 천천히 제대로 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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