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2가지 지식사전 - 세상의 모든 지식을 꿀꺽
필립 네스만 지음, 나탈리 슈 그림, 박창호 옮김 / 청림아이 / 2008년 3월
평점 :
절판


 
요즘의 아이들은 이런게 궁금하구나. 아이들의 세상을 살짝 엿본 느낌입니다. 나는 별로 궁금해하지 않았던 대부분의 질문들과 답을 보며서, 그동안 너무 무심하게 세상을 살아왔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태양이 축구공만하다면 지구는 후추 한 알만 하다네요. 거미줄은 얼마나 질길까요? 물고기 니모는 왜 여자 형제가 없을까요?(전 니모에게 남자형제만 있는 것도 몰랐습니다) 분재로 기르던 나무를 땅에 옮겨심으면 어떻게 될까요? 부활절에는 왜 달걀을 나누어 줄까요? 결혼반지는 왜 왼손 약지에 낄까요? 테디베어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왜 달러의 기호는 D가 아니라 S일까요? ...

세상의 것들이 궁금한 아이의 눈에는 이런 것들이 다 궁금합니다. 그러나, 어른인 저는 목차의 대부분을 당연하게 여기거나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왜, 어른이 되면 세상의 것들에 대한 호기심이 사라져버리는 걸까요?

 

아이가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세상을 알기 시작하면 제일 먼저 던지는 질문은 아마도 "왜?"일 것입니다. 대답하기 곤란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너무도 당연한 것들에 대해 묻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조금 더 크면 무언가를 알려주려고 하면 "알어,알어" 이 말로 엄마의 입을 막아버리곤 합니다. 아이가 커가는 과정이겠지요.

 

어제는 용산가족공원에 갔습니다. 아이에게 설명합니다. "이제 봄이 무엇인지 알았지? 봄은 말야, 눈 내리고 추운 겨울이 지나고 나면, 나무에는 초록 이파리가 달리고, 예쁜 꽃도 피는거야. 날씨는 점점 따뜻해지고 두꺼운 옷도 벗게 된다." 이렇게 설명하면, "왜 봄이 오는거야? 왜, 겨울은 추워? 왜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데..." 이런 질문으로 엄마의 입을 딱 다물게 만듭니다.  겨울이 가면 당연히 봄이 오는 거고, 봄은 당연히 오는 거라고 생각했으니 아이의 질문은 정말 너무나 어렵습니다.

 

아이 때문에 궁금하지 않았던 것들이 궁금해지고,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호기심을 갖게 됩니다. 아이를 키우면 이래서 생각이 젊어지나봅니다.

가능하면 아이의 질문에 성실히 답하려고 노력하지만, 정 대답하기 어려운 것들은 솔직히 시인합니다. "엄마도 모르겠는걸..."하고 말입니다.

 

오늘은 햇살이 눈부시게 환합니다. 아파트 화단의 화려한 봄꽃들이 제 마음을 흔들어 놓습니다. '아, 좋다~ 이러니 봄처녀 바람나지... '이러고 있는데 아이는 또 묻습니다. "엄마, 꽃은 왜 피는거야? 꽃잎은 왜 떨어져?" 오늘도 저는 고민합니다. 어떻게 대답해야 하나하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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