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꿈틀 꼬물꼬물이 지렁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진으로 본 지렁이를 실제로 보았다면 과연 우리 아이들은 좋아할까? 아마도 징그럽다고 무섭다고 36계 줄행랑을 놓을 게 뻔하다.
이번엔 지렁이다. 이 징그러운 벌레가 땅을 건강하게 만들어 나무도 식물도 잘 자라게 한다는 이야기이다. 지렁이 네마리가 땅위로 기어가는 책의 표지부터 우리집 꼬맹이들은 열심히 들여다 본다. 봄이와 강이가 밭에 토마토를 심는다. 봄이는 토마토를 심다가 발견한 지렁이를 징그럽다며 밖으로 던져버리고, 봄이 아빠는 벌레 생기지 말라고 농약을 뿌려댄다. 땅 속의 지렁이가 난리가 났다. 어지럽고, 머리가 아프고, 흙맛은 옛날 그 맛이 아니다. 이사를 떠나기로 중대결심을 하고 강이네 밭으로~
어, 강이의 채소는 파릇파릇 초록색으로 건강하게 쑥쑥 잘 자라는데, 봄이네 채소는 누렇고 시들시들...
아, 지렁이가 떠나서 그렇구나. 지렁이가 떠나 버린 밭은 더 이상 건강한 밭이 아니네. 봄이는 강이네 밭으로 떠난 지렁이들에게 통 사정을 한다. '제발 돌아와줘~ 이제부턴 너희들 괴롭히지 않을께, 예뻐해줄께~' 지렁이는 봄이에게 농약뿌리지 말것, 화학비료 주지 말것, 지렁이를 예뻐하고 사랑해줄 것을 요구한다. 그리고, 지렁이들이 돌아온 봄이의 밭은 예전처럼 건강해지고, 채소는 쑥쑥 자라서 커다랗고 잘 영근 토마토가 자라더라는 이야기이다.
예전엔 지천으로 흔하던 지렁이들이 이젠 비오는 날도 눈씻고 찾아보아도 보이질 않는다. 얘네들은 다 어디로 떠난걸까? 얘들아 돌아와 잘 해줄께라고 공수표라도 남발하고 싶다.
아이와 함께 한 환경지킴이 책 [지렁이다]는 작고 보잘 것 없는 동물이지만 채소가 자라는데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일키워준다. 생명에는 경중이 없다는 것을 은연중에 배우게 된 유익한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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