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어처구니가 있나

어처구니 이야기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28
박연철 글.그림 / 비룡소 / 2006년 9월

어처구니 이야기를 읽을 때는 최대한 재미있게 읽어야 한다. 그래야 묘미가 있다. 우리 아이들이 아주 좋아하는 부분인 어처구니들이 하늘 나라에서 저지른 죄에 대해 변명하는 대목을 최대한 과장되게 읽어주면 아이들의 눈이 초롱초롱 빛난다.

똑똑이 대당사부, 손재주 많은 손행자, 나불나불 이구룡, 힘센 저팔계는 하늘나라의 골치덩어리들이다. 하늘나라는 이 어처구니 신들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무시무시한 골치덩어리가 있으니 '손'이라는 신이렷다.

한 손마다 10개의 손가락을 갖고 계신 하늘나라 하느님께서 곰곰히 생각하시다 어처구니에게 명을 내리신다. '손'만 잡는다면 너희들의 죄를 용서하렷다~하시면서

인간들의 수명을 쥐락펴락하는 하늘나라 하느님의 고유권한을 넘볼만큼 똑똑한 대당사부의 기지로 거의 잡을뻔한 '손'이라는 괴물을 놓친건 대충대충 은글슬쩍 자기 맡은 일을 게을리 한 손행자때문이다.

손을 놓친 벌로 어처구니들은 임금님이 사시는 궁궐의 지붕 위에서 손을 지키는 신세가 되었다는 이야기와 손없는 날에 이사를 하는 우리네의 풍습을 알 수 있는 어처구니 이야기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옛이야기중 하나다.

아이들 친구 집에 방문할 때 선물하는 단골책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