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인생, 당신에게 배웁니다 - 시골의사 박경철이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
박경철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아이를 유치원에 보낼  준비를 하느라 바쁜 아침에 짧은 틈이 생겼다. 소파에 놓여있는 책을 열자마자 주책없이 눈물이 쏟아진다. 4살 아들이 이상하게 쳐다본다. 얼른 책을 덮고 아이를 버스에 태워보내고 식탁에 앉아 아침을 먹는다. 밥 먹을 땐 읽지 말아야지 하면서 또 책을 연다. 밥을 먹으면서 또 눈물이 난다. 아이가 학교에 간 사이에 해야할 일이 산더미인데, 주저앉아 책을 읽고 이렇게 앉아서 끄적거리고 있다.

책의 많은 부분은 이미 월간 좋은생각을 통해서 읽은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속상하고 가슴 아프고 슬프다.

대학에 들어가기 전 우리 엄마는 내가 약사 혹은 간호사가 되기를 원했다. 나는 싫었다. 눈물이 많아서, 눈물 없이는 볼 수 없는 드라마가 많았고 책을 보다가도 신문을 보다가도 눈물이 흐르는 때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파서 불쌍한 사람을 매일 볼 자신이 없어서, 겁도 많고 여려서 아픈 사람을 치료하는 일은 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사연하나 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착한 인생에 나오는 가난하고 불쌍한 우리의 이웃들의 사연들은 왜 이렇게도 구구절절한지 목이 메인다. '화불단행' 불행은 겹쳐서 온다더니 착한 인생의 불쌍한 이웃들이 그렇다. 저자는 의사라는 직업은 그런 면에서 늘 행복하지 못한 사람들을 만나며, 의사라는 직업은 아무리 잘해야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있게 도와줄 뿐 절대로 더 나은 삶은 기여할 수 없다고 썼다. 맞는 말이다.

착한 인생에 나오는 이웃들은 성공이나 부와는 전혀 상관없는 가엾고 불쌍한 자들이 대부분이지만 그 고단하고 눈물겨운 그들의 삶에서 언제나 인생을 배운다는 저자의 말은 하나도 틀린 말이 아니다.

"하이고, 휴~"하는 한숨과 가슴이 답답해오지만, 동시에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이웃의 이야기에 눈물짓고 가슴아파하며 나 역시도 인생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

 

저자가 서문에 썼듯이 "일상이 단조롭다는 것만큼 행복의 경지가 없다."

'지금 이 순간 큰 걱정거리가 없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는 고민이 생겼을 때에야 비로소 알게 된다.
는 글은 그래서 가슴속 깊이 와닿는다.

 

책에서, 가장 가슴 아팠고 숙연했던 구절

p.27 "엄마, 잘 가요. 엄마, 참 애썼어요. 우리도 이만큼 컸으니 이제 아빠 보살펴드리러 가세요. 엄마, 고마웠어요. 엄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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